김성룡, 방콕이 아닌 태국을 보다
김성룡, 방콕이 아닌 태국을 보다
김성룡, 태국에서 만난 사람들, 동양에선 이게 정답?
[棋행] 데일리오로  2010-10-01 오전 11:03   [프린트]
▲ 치앙마이 바둑클럽


독일 함부르크에서 기도컵 참관기로부터 이어진 김성룡 '棋行 3부작'의 마지막 편을 소개합니다. 사진은 업데이트 중입니다.

1편, 함부르크의 잠 못 이루는 밤 (클릭☜)
2편, 방콕의 잠 못 이루는 밤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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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야기 2편
9월23일 방콕 2일째
어셈션 칼리지 오후1시-오후4시


아침에 늦잠을 잤습니다. 10시30분쯤인가 방문을 누가 두들기네요. 게스트하우스 직원인 줄 알았는데 모드입니다. 제가 잘 있나 확인 하러 온 것 같습니다. 전날 방문하기로 했던 학교로 같이 12시40분쯤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제가 모드에게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중,고등학교라는 생각이 들 만한 건물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정문에 칼리지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럼 그렇지 역시 대학이구나. 천만에요 아니었습니다. 태국의 대학은 오로지 University라고 표기를 하고 칼리지는 초.중.고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곳을 칼리지라고 한답니다. 그래도 고등학교건물이 12층을 모두 쓰고 그것도 모자라 나머지 건물도 이렇게 클 수가 있나요.

제가 진짜인지 확인하러 올라가봤는데 진짜입니다. 학교 식당은 한번에 3000명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식당 안을 찍는데 제 카메라로는 3분의1도 찍히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영어로 수업을 하는 쪽과 아닌 쪽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영어로 하는 쪽은 1년에 7000달러, 아닌 쪽은 1년에 3000달러의 학비를 내야 합니다. 대기업 사원의 초봉이 400달러인 태국에서 이 정도를 보내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모드가 갑자기 어떤 선생님에게 굉장히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게 아니겠어요. 알고 보니 모드가 이 학교 출신이라네요. 갑자기 모드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학교는 모드네 팀에서 관리하는 학교입니다. 모드네 팀은 5-7명이 유동적으로 움직입니다. 이곳에 모드, 그리고 팀원, 김중협이 왔으니까 다른 몇 명은 다른 쪽 학교로 이 시간에 가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 초등학교 특기적성 교육에서 바둑은 학생에게 돈을 받아 강사가 생활한다면 태국은 CP그룹에서 가르칠 수 있는 이들을 직원으로 뽑아 완전 보급을 목적으로 무상으로 학교에 나가 학생을 가르치는 겁니다.

나라에서 할 일을 코삭이라는 한 개인이 ‘바둑은 사람들이 배울만한 것이다’라는 마음 하나로 이런 것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코삭은 자기가 아는 한 1991년 바둑을 아는 사람이 2명뿐인 태국을 20년만에 5만명이 바둑을 아는 게 아닌 두는 나라로 바뀌게 만든 것입니다. 여태껏 태국에서 판매된 바둑판세트가 25만 세트라고 합니다. 개인에게만 판매된 것이라면 바둑인구가 더 될지 모르지만 학교나 여러 단체에서 구입이 많고 9줄바둑과 13줄바둑판이 포함된 숫자라고 하니 5만 명이 바둑을 둔다는 건 맡는 것 같습니다. 더도 덜도 없이 에누리 없는 숫자인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1시간의 일반 학생교육이 끝나자 이 학교 대표선수 3명을 김중협이 가르칩니다. 이 날은 3명이었는데 3단1명과 1단2명입니다. 태국 아마단은 유럽단보다 반점 정도 강합니다. 프로를8단이라고 보고 아마6단이면 2점을 접습니다.

큰 도움을 준 모드(우)와 모드의 모교 선생님

참고로 김중협이 오기 전까지 태국의 최고 단은 시진보 중국 프로를 제외하곤 아마6단 1명이 최고수입니다. 모드는 아마5단입니다. 하지만 모드를 3점 접는 건 거의 포기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태국이 급수 쪽은 몰라도 단은 짱짱합니다.

단이 되면 CP그룹에 입사할 때 유리한 점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김중협 (21세, 아마7단 바둑보급사)
바둑 보급사라고 제가 그냥 이름을 붙였습니다. 사실 태국 와서 처음 만났습니다. 누군지도 모르고 만났다고 하는 편이 맡습니다. 몇 살인지도 몰랐고 그런 친구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쪽에 관심을 가진지가 3년이나 됐다고 하네요. 명지대 학생이고 아직 군대는 안 다녀왔다고 합니다. 올해 정부에서 지원하는 바둑보급 아마요원 중에 한명입니다. 그의 근무지는 태국이 된거죠. 올해 태국오기 전 작년에 이미 6개월정도 있었다고 합니다. 태국이 좋다고 하네요.

“뭐가 좋아”
“그냥 좋은 것 같아요”
“태국 바둑협회에서 지원이 있나”
“숙소만 제공해줍니다”
“일은 안하나”
“은근히 바쁜 데요”

그의 얼굴엔 약간의 불만이 있어 보였습니다. 왜 그런 가 했더니 자신도 여기 직원만큼 일을 하는데 왜 월급을 안 주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얘기를 안 해 봤냐고 했더니 한국에서 이미 ‘바둑보급’ 지원 자금을 받고 있고 ‘아직 처음이니까’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자세한 사정을 모르니 뭐라 하긴 힘들군요.

▲ 열정의 저녁, 열정의 완타니 여사. 통역하는 조석빈과 듣고 있는 김성룡 9단

완타니(1947년생, 태국바둑협회 부회장, 10급,)

모드와 마찬가지로 풀네임은 잘 모릅니다. 할머니죠. 우리나이로 64세입니다. 제 아버지보다도 1년 위십니다. 일주일간 중국 샤오싱에 출장 다녀오신 다음 집으로 안가시고 저를 보고자 회사에 출근을 하셨습니다. 다른 일도 있으시니까 그러신 것 같지만 일단 말씀은 그렇게 하시네요. 어쩔지 몰라 저도 학교 같다온 뒤 정장으로 갈아입었습니다. 35도가 넘는 더위에 함부르크 가서 입었던 가을 정장을 입었더니 3분도 안 돼 와이셔츠가 빨래가 되었습니다.

통역은 조석빈이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코삭 회장께서는 한국에도 이미 알려진 내용이 많으니 이런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왜 그분은 이 일을 계속하실까요. 무슨 이득이 있죠?”

딱 하나 물었는데 이것 하나만 가지고도 완타니 여사께서는 영어로 3시간을 얘기 하셨습니다. 전 20%만 알아들은 것 같아요. 조석빈에게 뭔 얘기인지 물어볼 시간을 안 주셨어요.
제가 알아들은 것에 조석빈의 추후 통역을 보태 스토리를 정리 하자면 이렇습니다.

1.코삭회장은 91년 홍콩 출장 중 바둑을 접하게 되었는데 바둑의 매력을 태국에 알리고 싶어졌다.
2.자기가 아는 직원과 친구들 22명이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다.
3.처음엔 다들 좋아했지만 점점 어려워지자 포기하는 사람이 늘었다. 전문적으로 교육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단체를 만들 생각을 하게 되었다.
4.덴마크 회사에 다니던 완타니 여사가 이때부터 바둑을 알리는 역할을 맡아 cp그룹에 들어가게 된다.
5.바둑을 알리려 매스컴에 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6.그 여파로 바둑을 배우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7.대학이 바둑 인구를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라 생각해, 그 곳에서 바둑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기 시작한다.

얘기 중간에 엄청난 살들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그 얘기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이구요. 사실 알고 싶은 얘기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정열이 놀라웠고 우리나라 할머니들의 옛날 얘기 듣는 편안함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나열한 1-7까지의 얘기는 91년에서 92년 얘기입니다. 2년치 얘기를 3시간 영어로 듣자 아! 오늘 중엔 2000년대까지는 못 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녁 먹고 헤어졌는데 결국 2년 치 들었습니다.

태국에서 바둑을 가르치려면 태국어를 해야 합니다. 영어는 바둑을 가르치는데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곳이 태국입니다. 관광을 한다면 영어가 도움이 상당히 되는 곳이 태국입니다.

◀ 교육중인 김중협, 태국어를 한다

하지만 바둑 두는 곳에선 영어가 무용지물입니다. 대학생도 영어가 거의 안 됩니다. 저도 대학생은 영어가 어느 정도 되겠지 했는데 저보다 잘하는 학생이 훨씬 적을 것 같아요. 다행인 것은 김중협은 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조건이 안 맡는다고 다른 나라 갈 것 같지 않은 친구입니다. 조용하고 소심해 보이긴 해도 자기가 맡은 일은 확실히 할 것 같습니다.

모드가 그러네요. - 태국어를 어느 정도하고 태국에서 보기에도 오래 머물 것 같으면 대우를 해주겠죠. - 시진보 프로는 5만 바트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고 합니다. 우리돈 200만원 정도이고 모드의 월급보다 3배가 넘는 액수입니다. 그는 결혼해서 태국에 완전히 거주하고 있습니다.

제가 모드에게 통역으로 완타니 여사에게 김중협은 아직 어리니까 잘 가르쳐서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김중협을 지켜보겠죠. 한국 사람은 어떤가 하고 말이죠.
제가 중협이에게 치앙마이로 떠나기 전에 이렇게 얘기 했습니다.

"넌 아직 어리니까 한국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견딜만하면 불평 하지 말아라. 여기는 다른 나라와 비교도 안 되게 시스템이 좋으니 기회가 올 거다. 네가 열심히 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정말로 열심히 했는데도 저쪽에서 반응이 없으면 그 때 떠나라. 그 쯤 되면 절대 저쪽에서 널 떠나게 놓아두지 않을 거다."

동양에선 이게 정답 아닌가요? 계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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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카고 |  2010-10-05 오전 10:44:00  [동감1]    
그렇다고봐야죠^^
팅팅의적 |  2010-10-04 오후 6:51:00  [동감0]    
그동안 바둑이 아닌 바투에서 보이시더만, 이제 바투서비스종료하니까 바둑으로 회귀인가?
北極熊 |  2010-10-04 오후 4:44:00  [동감0]    
sk게스트하우스 ken이라...저는 프로님께 5점-5.5점 놓으니(0.5는 몇점 덤받기/6점은 제가 거의 절대유리하여 안놓음)) ken에게 가면 공짜방주나요? 김사범님!!! 치앙마이 가봐야지...코큰캅~싸왔디캅~

그리고 좀 따뜻한 고산지대산 비자목이 있는지 좀 알아보세요. 둘러보러가게요...저의 죽마고우 강보현 아시면 제게 귀국하시면 한번 연락주세요. 01085582981
北極熊 요새는 프로랑 저랑 서로의 컨디션에 따라 4.5-5.5점 놓음  
北極熊 예스아이 '캔'의 전화번호는?  
北極熊 정말로 생생한 정보 고마워요  
강시콩시 |  2010-10-03 오전 10:17:00  [동감0]    
김성룡만세쿠삭만세
동글뱅이 |  2010-10-02 오후 3:08:00  [동감0]    
글 재밌다~~~~~~
하이디77 |  2010-10-01 오후 6:28:00  [동감0]    
좋은 경험 하셨네요. 바둑계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싶네요. ^^*
하니리 |  2010-10-01 오후 3:43:00  [동감0]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조앤 |  2010-10-01 오후 2:10:00  [동감0]    
김사범님 바둑 여행기 흥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세계 방방곡곡에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좋은 기행문 다시 감사드립니다.
la아리랑 |  2010-10-01 오후 1:20:00  [동감0]    
바둑의미개척지태국에 한국의바둑을 한국의정을 심어주셨군요~~ 수고하셧습니다,
동천제일 |  2010-10-01 오후 1:18:00  [동감0]    
유럽,동남아 선수권,중남미 예선등, 국가별 월드컵방식으로다,
才英사랑 |  2010-10-01 오후 1:17:00  [동감0]    
하믄(5만)밧이면 태국에서는 꽤 많은 월급인 것 같습니다.
저도 태국으로 이주할 맘이 있습니다.
좀 더 훗날이 되겠지만요.
태국에 벌써 바둑이 보급되어 있었는 지는 미처 몰랐군요.
더구나 한국에서 바둑보급사가 파견되어 있다니
덕분에 잼나게 읽었습니다.
고생하셨구요.
동천제일 |  2010-10-01 오후 1:15:00  [동감0]    
글잘쓰시네요,항상열성적인 모습 보기 좋습니다, 세계화를 위해서 한중일대만을 제외한 세계대회를 여는것도 좋지않을까하는,,a그룹 ,b그룹등으로 나누어서,,경비가문제지만,쩝
실수카고 |  2010-10-01 오후 12:16:00  [동감0]    
영어로 된 바둑책 10권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술익는향기 하여튼 김사범님 알차게 사시네요...단 한사람으로인해 나라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매우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태국바둑의 아버지라 할만 하네요.. 그분 자세히 취재하면 책한권 나올듯합니다.. 영어바둑책, 혹시 영어번역 필요하시면 연락주삼...  
드라구돈 |  2010-10-01 오후 12:15:00  [동감0]    
잘 봤습니다.~~~~
그인물 |  2010-10-01 오후 12:13:00  [동감0]    
김사범님 모든일에 열심인것이 글에 베어 있네요. 건강하시고 보다 좋은 소식 알려주십시요. 아마추어를 위하여 좋은 바둑책을 내었으면 합니다. 프로의 이름을 걸 정도의 바둑책이 드뭅니다. 물론 돈벌이는 별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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