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일지매의 귀환, 기대 한 번 해볼까요?
|
||||||||||
이창호와 최철한. 2007년 10월 3일 태백산 천제단에 올라 나란히 산상대국을 펼쳤던 그들이 2008년 제6회 응씨배 결승무대에서 격돌하게 됐다. 두 번째 응씨배 우승을 노리게 된 이창호 9단의 쾌거야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꽤 오랜 기간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최철한 9단이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것은 그를 응원하는 팬들에겐 가뭄 끝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겠다. 우연의 일치일까. 지금까지 일곱 번의 산상대국을 진행해오는 동안 산상대국에 참여했던 기사들은 한결같이 다음해에 좋은 성적을 냈다. 매년 행사를 준비하는 태백시 바둑협회 관계자들은 태백산의 정기가 덧입혀져 기사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 힘을 주어 말하곤 한다. 7년이나 그런 일이 계속돼왔다면 이젠 확실한 정설로 믿어도 될 법. 2008년 10월 3일 태백산을 찾은 유창혁 9단과 이창호 9단의 모습에 한줌의 광채가 지나가는 걸 느낌은 비단 개인의 감각만은 아닐 것이다. 이창호 9단도 그렇지만 특히 ‘세계최고의 공격수’ 유창혁 9단의 재기는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설레는 기다림으로 남아있어 그의 산상대국 승리는 유별난 기쁨으로 다가오기만 한다. 천제단에서 선보인 유창혁 9단의 호방한 행마를 집중조명을 통해 감상해보자. ![]() 2008배달바둑 한마당축제 태백산 천제단 산상대국 ○유창혁 9단 ●이창호 9단 장소: 태백산 천제단 날짜: 2008년 10월 3일 결과: 263수 백3집반승 ![]() 장면1 (행마의 요령) 백1로 한 칸 뛰어 상변 흑대마를 압박한 장면이다. 흑은 손을 뺄 수 없고 중앙으로 진출해야 할 터인데 어떻게 행마하는 것이 효율적일까? 참고도1 (한발 늦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착은 흑1의 날일자 행마다. 하지만 흑1의 날일자는 보는 바와 같이 백2의 압박이 기다리고 있다. 중앙으로 나가긴 하지만 한발 늦다는 것, 이건 중앙 주도권을 백에게 빼앗길 여지가 많아 프로라면 당연히 피하고 볼 그림이겠다. 실전진행1 (적극적인 임기응변이었으나) 고심 끝에 이창호 9단은 흑2,3으로 끼워 잇는 수를 들고 나왔다. 적극적인 임기응변이라 할 수 있는데 결과론적으로 유창혁 9단의 강수를 예상하지 못한 완착이었다. 8자리의 끊기는 약점이 있지만 그 약점을 무시하고 백5로 씌운 수가 끼워간 수를 꾸짖는 회심의 일착. 흑6으로 뛰어나가 보나 백7의 간접공격이 뾰족한 칼날을 디밀고 있다. 기세상 흑8로 끊었지만 중앙 흑말이 워낙 약해 당장 움직이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결국 백11까지 흑 한 점이 잡히고 말았다. 초반 전투에서 백이 톡톡한 포인트를 올린 모습이다. 참고도2 (날렵한 행마) 끼워 이은 수가 잘못됐다면 어떤 수가 최선이었을까? 정답은 흑1의 눈목자 행마다. 일견 흑모양이 엷어 행마하기가 꺼림직 해보이지만 당장 흑의 약점을 추궁하는 수는 없다. 백2로 붙여 흑을 양분하려 한다면 흑3의 끼우는 수가 준비된 호착. 흑9까지 거부할 수 없는 수순으로 깔끔하게 정비할 수 있다. 장면2 (어떻게 받아야 할까?) 실전진행1에서 계속 이어지는 장면이다. 흑1로 좌변을 받자 백2로 두어 슬슬 외벽을 쌓고 있다. 백은 좌변을 건드려 상변부터 흘러나온 흑대마를 은근히 노려보자는 속셈인데 여기서 흑은 어떻게 응수하는 것이 좋을까? 실전진행2 (철저한 실리작전, 그 결말은 혹독한 시련!) 실전은 상변 흑대마에 아랑곳없이 흑15까지 받아둬 좌변을 크게 구축했다. 허나 이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으로 백의 혹독한 공격을 간과한 탐욕이었다. 이어지는 수순에서 잘 알 수 있듯이 백16이 안형을 무너뜨리는 통렬한 급소공격으로 작용해 흑은 순식간에 삶을 구걸하기 바빠졌다. 흑31까지 겨우 겨우 두 집을 냈지만 중앙에 폭설을 내려준 것도 모자라 선수마저 빼앗겨선 때 이르게 유불리가 확연해지고 말았다. 참고도3 (늦춰 받았어야) 거슬러 올라가 흑은 1로 늦춰 받는 것이 최선의 대응이었다. 상변 흑대마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여야했다. 위기십결 ‘동수상응(動須相應)’이란 말이 잘 맞아떨어지는 장면이라 해야 하나. 물론 흑이 이렇게 두지 않은 것은 나름대로 사정이 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훗날 백6으로 끊었을 때 흑의 다음 응수가 탐탁치 않다는 것인데, 흑7로 이을 수밖에 없다면 백6을 이용한 A의 붙임수 등 여러 가지 활용 수단이 생겨나서 좌변은 큰 집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진다. 참고도4 (석탑조르기) 초급자들을 위한 팁. 흑4로 잡는 수는 없다. 다음 흑8로 줄줄 기어나가면 보는바와 같이 족보에도 잘 나와 있는 석탑조르기가 기다리고 있다. 참고도5 (더 강력한 공격) 실전에 나오진 않았지만 백은 더 강력한 공격수단이 있었다. 백3으로 끼워 백7로 우직하게 잘라버렸으면 흑은 더욱 괴로웠다. 살기 위해 10, 12와 같은 악수교환을 스스럼없이 해주는 동안 백15의 자리를 막아버린다면 공배가 꽉꽉 채워진 까닭에 A의 뒷맛이 보너스로 남게 된다. 장면3 (과격한 붙임, 그 결말은?) 중반전이 슬슬 마무리되는 단계로 접어들자 흑이 덤을 내기 부담스러워졌다.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 흑1의 붙임수는 어떻게든 시빗거리를 만들자는 이창호 9단의 승부 호흡이다. 흑3으로 이단 젖혀왔을 때 백은 어떻게 받는 것이 현명했을까? 참고도6 (평범하게 두는 것은 그냥 밀린다) 평범하게 간다면 흑1의 두 칸 벌림이 일감이겠다. 그러나 백이 얌전하게 2로 지켜둔다면 흑은 형세를 반전시킬만한 마땅한 건더기가 없다. 백은 상변 20집, 하변 15집, 우하귀 10집에 중앙 모양과 덤까지 남아있는 반면 흑은 좌변 30집과 상변 5집, 우변 15집까지 약 55집 언저리의 실리만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 정도의 형세라면 덤을 제하고도 넉넉한 국면이다. 실전진행3 (발끈했으나) 이창호 9단의 흔들기에 유창혁 9단은 발끈한다. 백4, 6으로 몰아 잡아 우하귀 일단을 버린 장면은 그만의 과감성이 돋보이는 결단이나 백20으로 몰은 것이 중대한 실수로 A의 맛 때문에 흑27의 삭감이 돋보이게 됐다. 실전진행4 (크게 당하다) 계속되는 수순이다. 백1로 붙인 것은 삭감이 깊지 않느냐는 질책이었지만 보는바와 같이 A의 뒷맛이 기가 막히게 듣고 있어 흑은 별다른 대가를 치르지 않고 중앙모양을 깔끔하게 돌파했다. 이렇게 된다면 우하귀 실리를 헌납한 대가가 머쓱해져 버린 꼴이다. 유창혁 9단도 초읽기에 몰린 나머지 이 수를 뒤늦게 확인했을 것이라 본다. 단 한 순간에 형세가 미세해지면서 이젠 흑도 뒤늦게나마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국면이 됐으나 불행중 다행스럽게 마지막 큰 자리인 백15를 둘 수 있어선 아직까지도 형세는 역전되지 않았다. 참고도7 (때려냈어야) 실전진행4에서 봤듯이 A의 뒷맛을 방어하는 차원이라면 백7로 시원하게 때려냈어야 했다. 흑8에 손이 갈 때 백9로 밀어선 실전과는 대차가 난다. 이랬으면 우하귀를 포기한 대가가 탁월한 선택이라 극찬 받았을 것이다. 참고도8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