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아마바둑 인터넷교류 물꼬 튼 김진환 회장
한-일 아마바둑 인터넷교류 물꼬 튼 김진환 회장
전주바둑협회, 국내 최초로 전주체육위원회 정가맹단체 등록
[오로가 만난 사람] 손종수  2007-10-02 오후 01:55   [프린트]


9월 29일 오전 11시 전주시청 4층 회의실. 스포츠머리에 다부진 인상을 가진 초로의 신사가 화상대화 기능이 설치된 컴퓨터 앞에 앉아 마이크를 바짝 잡아당겼다.

“아아, 여보세요? 안녕하십니까? 저는 전주바둑협회장 김진환입니다. 아아, 여보세요···.”

화상카메라와 연결된 회의실 전면 스크린 위로 깔끔한 옷차림에 안경을 쓴 노인의 웃는 얼굴이 뜬다. 일본 가나자와(金澤)시의 이시사카 슈이치 바둑협회장이다. 2002년 자매결연을 맺은 전주시와 가나자와시는 각각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도시. 공예와 미술, 전통예능, 전통가옥, 음식문화 등 다양한 고유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 두 도시는 꾸준한 교류를 통해 서로의 장, 단점들을 보완해주는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두 도시에서는 매년 조촐한 자매결연 기념행사가 열리는데 올해 처음 ‘전주-가나자와 친선대국’을 갖게 됐고 두 도시의 바둑협회장이 화상을 통해 개막인사와 향후 바둑교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 것이다.

약 20여분간 전주-가나자와 시의 발전과 바둑교류를 통한 우호증진 등의 인사가 오간 뒤 전주시청과 전주바둑협회 관계자 그리고 전주 여성바둑연맹 회원들의 박수갈채 속에서 친선대국이 시작됐다. 사전에 약속된 대국은 어린이와 성인을 대표하는 공식대국 두 판인데 희망자가 있으면 즉석대국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첫 번째 공식대국은 엄동건(8세) 아마2단과 도키노 와키(10세) 아마2단의 어린이 대결. 두 번째 대국은 2006년 로마 유럽바둑축제 메인 토너먼트 우승자 박치선(54세) 아마6단과 일본 지역바둑대회에서 수십 차례 입상했다는 칸노 마사아키(60세) 아마7단의 격돌.

작은 키 때문에 의자에 방석을 세 개나 겹쳐 앉은 엄동건 어린이가 첫 착수를 위해 고사리 손으로 마우스를 움직일 때 김진환 전주바둑협회장과 함께 회의실 후문 쪽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마바둑 최초의 공식 해외 인터넷 교류, 이창호를 배출한 전주의 활발한 바둑활동에 관하여 귀를 기울여야 할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손종수(이하 손)- 서로 상대의 도시를 오가며 우의를 다지는 아마바둑의 해외 교류는 예전부터 많았습니다만 해외도시와의 공식 인터넷 바둑교류는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의 배경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진환 회장(이하 김)- 가나자와 시에서 급하게 제안해 갑자기 성사된 일이라 준비가 소홀했습니다. 전주시민의 참여와 행사 진행, 대외홍보 등 여러 가지 미흡한 점이 눈에 띄어 부끄럽습니다. 올해는 아쉬운 대로 전주와 가나자와를 잇는 수담의 가교를 만들었다는 정도로 만족하고 내년부터는 제대로 규모를 갖춘 전주의 공식 바둑행사로 발전시켜나갈 생각입니다.

손- 전주는 예로부터 문화의 고장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바둑분야에서도 이창호라는 세계인을 배출한 자부심 또한 강할 텐데요. 최근 전주의 바둑활동은 어떻습니까.

김- 그렇습니다. 조남철, 김인, 조훈현을 낳은 호남은 국수의 고향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죠. 특히, 전주는 이창호를 배출한 곳인 만큼 바둑에 관한 시민들의 자부심이 강하고 시민뿐 아니라 도, 시의 자치단체에서도 바둑에 관심이 큽니다. 바둑은 우리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우수한 ‘문화컨텐츠’입니다. 우리가 세계를 휩쓰는 스포츠종목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바둑, 하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한국을 첫손가락으로 꼽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바둑계는 위기예요. 전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창호를 배출했다고 하지만 그 뒤가 없어요. 체계적인 인재양성 시스템이 필요한데 아직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바둑인구도 줄고 있고 바둑을 배우려는 어린이도 감소 추세입니다. 바둑 관계자는 물론, 시민의 관심과 성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행정단체의 지원도 절실합니다.

그나마 한국바둑의 문화경쟁력에 이해가 깊은 전주는 나은 편입니다. 시비 2천만원을 출연해 바둑협회의 장비, 비품과 바둑서적을 지원해줬죠. 전주 같이 작은 도시의 재정규모에서 이런 비용을 짜내는 것은 사실,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전주바둑협회도 그런 지원에 부응해 매년 바둑대회를 개최,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인재양성을 역점사업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손- 그렇군요. 그런 우려의 배경이 분명 존재하긴 합니다만 반드시 나쁜 상황인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한국기원, 대한바둑협회, 전국어린이바둑교실협회 등 바둑계의 꾸준한 노력으로 바둑의 위상이 스포츠 인정단체에서 준가맹단체로 진일보했고 2010년 광저우(廣州)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경사도 있었죠. 어려운 문제는 바둑계 전체가 사심을 버리고 머리를 맞대면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김- 맞습니다. 사심을 버려야 해요. 13억 인구 중에서 끊임없이 샛별을 만들어내는 중국과 경쟁하려면 효율 높은 인재양성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데 그게 프로입단 문호개방과 맞물려 장애가 많습니다. 입단의 문이 너무 좁아요. 대폭 넓혀야 합니다. 재능 있는 아이들이 입단문턱에 몰려 고질적 교통체증 같은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있지 않습니까?

또 아이를 프로기사로 키우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제가 아는 분의 외손자가 서울에 올라가 프로를 목표로 공부를 하는데 매우 힘들어 하더군요. 재능이 있다니까 가르치고는 싶은데 어려운 집안형편에 비용을 대기가 벅차다는 거죠. 뭔가 재능 있는 어린이들이 쉽게 꿈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교육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손- 프로입단 문호개방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늘 바둑인 전체의 가슴을 압박하는 ‘뜨거운 감자’죠. 그렇지만 무작정 입단문호를 넓힌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먼저, 문호를 대폭 개방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면밀한 논의와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입단문호 개방이라는 큰 문제가 해결되면 교육의 시스템이나 비용의 문제는 오히려 쉽습니다. 대안이 마련된 뒤 수요가 늘면 공급도 늘고 늘어나는 공급이 자연스럽게 비용과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해줄 테니까요.

김- 사실, 프로들의 활동이 수도권에만 집중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지역출신의 프로들이 해당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충분한 기반이 마련돼야 고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각 지역의 자치단체나 기업 또는 재력을 갖춘 지역사회 인사들의 지원도 필요하겠지요. 저도 미력이나마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우리 바둑계에 선진국 수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활발하게 실현된다면 좋겠습니다.

손- 언뜻 스치는 얘기로 ‘전주바둑협회는 전주체육위원회에 정식가맹단체로 등록이 돼있다’고 들었는데요. 그것은 바둑계 전체가 희망하는 일인데 의외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 노하우가 있다면 전체가 공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 사실입니다. 노하우라고 할 것까진 없습니다만 우선, 부지런해야 합니다. 각 자치단체마다 해당부서의 실무자들은 대단히 바쁩니다. 각종 민원이 쇄도하고 바둑에 관한 청원서를 제출하는 시간이라고 해서 그런 일들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냥 요구만 해서 될 일도 아니죠. 지원해줘야 하는 당위성, 설득력 있는 명분과 근거를 제시해야 하고 끈기 있게 지속적으로 요청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바둑에는 그런 가치가 있다는 스스로의 믿음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손- 그렇군요. 화제를 좀 돌려보겠습니다. 바둑을 대단히 좋아하시고 기력도 아마5단의 수준이라고 들었는데 바둑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끼십니까?

김- 중,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일 거예요. 아버님으로부터 배웠죠. 아마 저와 같은 세대라면 대체로 그럴 겁니다. 집안 어른께 배우는 경우가 많아요. 배운 이후로 멀리한 적이 없으니 평생의 반려인 셈이죠. 도지사배 장년부에서 우승하니까 아마5단 증서를 주더군요.

바둑의 좋은 점이라면···. 글쎄요, 저는 바둑을 통해서 ‘참고 견디는 힘’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굉장히 다혈질인데 바둑을 안 배웠다면 여러 번 사고를 쳤을 겁니다. 욱, 하고 치밀어 오르다가도 스스로 제동이 걸려요. 내가 여기서 이러이러한 행동을 하면 저러저러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것은 나는 물론이고 내 주변에 큰 폐가 되는 일이다.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바둑의 수읽기와 같은 과정을 거쳐서 참게 되는 거죠. 바둑을 두면서 수를 읽는 훈련을 끊임없이 반복하지 않았다면 제 성격에 그런 절제력을 가질 수는 없었을 겁니다.

손- 바둑을 그렇게 좋아하고 수십 년이나 두셨으니 에피소드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면 들려주시죠.

김- 뭐, 다들 비슷하지 않나요? 하긴, 그런 쪽으로 말한다면 바둑이 ‘웬수’죠. 하하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전북대에 응시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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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師範 |  2007-10-04 오전 6:12:00  [동감0]    
두나라 교류 정말 좋군요..무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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