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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과 ‘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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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요다 노리모토가 만난 16강전은 원년 챔프와 현 챔프 간의 격전장. 신구(新舊)의 힘겨루기로 반짝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지나온 10년 세월은 둘 사이의 무게중심을 기울어뜨려 놓기에 족했다. 9년 전 단 한차례 우승이 전부인 ‘예비역’의 무뎌진 칼날은 ‘현역’ 최다관왕의 검술을 피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 제10회 삼성화재배 16강전 ○요다 노리모토 9단(일본) ●이세돌 9단(한국) - 장소 :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 날짜 : 2005. 09. 30 - 결과 : 197수끝, 흑불계승 ![]() 장면 (제자리걸음) 16판을 둔 32강전 성적표는 한중일 공히 ‘절반의 성공’. 특정 국가의 독주를 허락지 않고 각기 참가선수의 반(半) 정도를 2회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16강전은 사뭇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독무대, 중국의 실낱 희망. 일본은 전원이 한국의 벽에 막혀 퇴각했다. 초반 설계의 마무리 단계에서 등장한 흑1은 백모양 견제가 일차 목적. 딴청인 듯한 백2는 귀의 허술함을 돌보는 뜻인데 흑3으로 틀어막자 우중앙이 온통 흑천지로 바뀔 조짐이다. 가 등의 약점을 의식한 백4 역시 제자리걸음의 색채가 짙다. 실전진행1 (화근의 시작) 형세에 균열이 인 시점은 불과 50수 언저리. 우변 일대에서 작전 구상을 그르친 요다가 내내 끌려다니다 완패를 당했다. 백1은 A의 씌움도 일책. 우하를 집으로 만들려는 억지스러운 발상이 국면을 망가뜨리는 화근이 됐다. 참고도1 (강렬한 젖힘) 우하쪽을 계속 처리한다면 백1이 강렬한 착상. 9까지 벽을 쌓을 수 있으면 둘 만하다. 다만 흑2로 4에 끊어오는 저항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참고도2 (뒷맛) <실전진행1> 백5의 응수타진 때 흑6이 중원에 포부를 둔 대범한 발상이다. 본도 백1 이하의 수단은 대수롭지 않다고 본 것. 흑A가 노출돼 있는 상태이므로 백이 당장 결행하는 것은 소탐대실. 최초 백1로 6, 흑B, 백C로 돌파하려는 것은 흑4, 백D, 흑5로 구겨진다. 참고도3 (지나친 확장) 모양을 확장하는 가장 무난한 수는 백1의 뜀. 정면충돌을 피하는 이 진행이라면 급박한 분규는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워낙 넓은 모양인지라 흑8부터 간단히 수가 난다. 요다는 생각하기 싫었을 것. 참고도4 (봉쇄는 괴롭다) 애당초 우하귀를 차지하려는 발상 자체가 좋지 않았거니와 그 이후라도 봉쇄당하는 일은 피하고 봐야 했다. 그 방편의 하나가 백1. 그 뒤 백3은 흑4로 끊기는 싸움에 자신이 없다. A의 단점이 큰 약점. 백1로는 초보적인 행마인 4의 마늘모가 옳았을지도 모른다. 실전진행2 (완벽 승리) 흑2, 4가 경쾌한 삭감. 이후 이세돌은 좌상귀 눈목자굳힘의 불완전함을 엿본 백5에 흑6부터 맹렬한 압박으로 승세를 굳혔다. 그 과정에서 △ 두점은 고사(枯死). 삼성화재배, 도요타배, 후지쯔배를 품고 있는 이세돌의 강미를 확인시켜준 완승국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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