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끝내기로 나를 시험하지마
이창호, 끝내기로 나를 시험하지마
이창호 2-0앞서, 11월 6일 결승3국 속개
[제9회 LG정유배 결승2국] 사이버오로  2004-11-01 오후 09:16   [프린트]


'누가 더 고래심줄보다 질긴가'를 다툰 듯한 멋진 한판이었다.

너무 교묘하게 두려다 오히려 화를 부른 이창호 9단의 실수도 있었고, 이를 놓치지 않은 박영훈 9단의 대추격도 볼 수 있었던 박진감 넘친 대국, 검토실의 기사들이 저녁약속을 잊고 결과를 확인했던 장장 10여시간 넘게 펼쳐진 대승부였다.

11월 1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4층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9회 LG정유배 결승2국에서 이창호 9단이 302수까지 가는 대접전끝에 박영훈 9단을 반집으로 꺾었다. 승자인 이창호 9단은 종합전적 2-0으로 결승5번기를 확실히 앞서게 됐고, 우승에 1승만을 남겨 한결 여유있는 입장에 서게 됐다.


▲복기장면. 왼쪽이 이창호 9단, 오른쪽이 박영훈 9단이다. 이9단의 의자에 걸터앉은 김성룡 9단의 진지한 표정, 그 오른쪽 옆의 날카로운 눈빛은 천원전 결승에 오른 안달훈 6단이며 김인 9단과 매일경제 오태식기자가 보인다.

결승2국의 초반은 평범하면서도 유연했다. 끝내기와 계산에 밝은 두 대국자의 기풍상 신중하게 초반 실수를 줄이며 힘을 축적한다음 후반을 마무리 하려는 듯 보이는 초반,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며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50수를 넘었다.

중반으로 접어들면서는 이창호 9단이 우세를 장악했다. 이창호 9단(백)은 하변 대마의 타개를 성공적으로 이뤄냈고, 상변에서 고집스럽게 실리를 파고드는 박영훈 9단의 작전을 성공적으로 방어해 170수 무렵의 종반초입에는 반면으로도 유리한 형세를 만들어 냈다. 해설자 조대현 9단이 "(이런 정도면) 이창호 9단의 승리는 불변"이라며 이 9단의 승리를 확언할 정도.

박영훈 9단의 대추격을 허용한 이창호 9단의 실수는 하변 패싸움에서 일어났다. 무심코 패를 때려낸 184가 실수로 이후 100여수가 넘는 박영훈의 대추격전이 펼쳐졌다. 조대현 9단은 "너무 교묘하게 두려다..."라며 말을 잊었고, 검토실에 있던 '영원한 국수' 김인 9단은 "저런 일이 생길까"라는 말로 이창호 9단의 실수를 평가.

◀진을 뺀 듯한 이창호 9단의 복기장면. 대국시 흘린 땀으로 머리가 좀 젖은 듯.

이창호 9단의 184수는 끝내기 단계에서는 한수 이상의 치명적 실수로, 이후 302수까지 치열한 반집 샅바싸움이 지속되는 원인이 됐다. 검토실의 기사들도 반집의 향방에 촉각을 세우며 장장 10시간이 넘는 바둑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워낙 정교하고 살떨리는 장면이 많아 검토실이 평가하는 반집의 향방도 이리저리 흔들렸다.

오후 8시 7분, 마지막 공배를 메운 것은 박영훈 9단. 장장 10여시간을 넘게 끈 끝내기의 대혈투는 이창호 9단이 '반집'더 질긴것으로 판정났다. 302수끝 이창호 9단 백반집승.

이창호 9단이 2-0으로 앞선 가운데, 제3국은 장소를 옮겨 조남철 9단의 고향으로 유명한 '바둑의 메카' 전북 부안에서 11월 6일 열린다. LG정유배 전문 해설위원 양재호 9단의 해설로 사이버오로와 LG정유배 홈페이지(www.lgcaltex.co.kr)에서 생중계한다.

LG정유배의 우승상금은 국내기전최대인 5000만원. 이창호 9단은 9회까지 통산 5회 결승에 올랐고, 4번 우승했다.

****끝내기 Talk****

"아 이거 안볼 수가 없네. 가야되는데"(김성룡 9단)
"점잖은 체면에 손가락 계가를 해야하나요?" (김성룡 9단)


곧 끝날 것 같던 대국은 이창호 9단의 실수와 박영훈 9단의 막판 대추격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2시간이상을 더 끌었다. 그리고 이 때가 가장 살떨리는 반집의 하이라이트. 주춤주춤 정리를 하려던 검토실도 다시 자리에 앉았고 정밀한 계가를 위해 동분서주, 이에 체면 벗어던지고 정확하게 손가락으로 반상을 짚어가며 집을 세야 겠다고 김성룡 9단이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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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증 |  2004-11-03 오후 11:54:00  [동감0]    
예전 덤 5집반 시절에는 마지막공배를 메우는 사람이 승자였지만 덤이 6집반이 되면서 그 반대로 마지막 공배를 메꾸는 반대 사람이 승자입니다.
saucebox |  2004-11-03 오후 11:14:00  [동감0]    
백이 마지막공배를 메워야 흑이 반집을 이깁니다..
분당불패 |  2004-11-03 오후 5:45:00  [동감0]    
반집 승부에서는 마지막 공배를 메운 쪽이 이긴다고 들었는데, 꼭 그런 건 아닌가 보죠?
영규킹 |  2004-11-03 오후 4:20:00  [동감0]    
와우!죽이는데~~!
choir77 |  2004-11-03 오전 10:01:00  [동감0]    
누가 더 낫고 못하고의 문제는 아닐 듯 합니다. 암튼 박9단 3국에선 더 열심히 두세요. 화이팅!!!
choir77 |  2004-11-03 오전 9:58:00  [동감0]    
이따금씩 박9단을 이세돌9단 최철한9단과 비교하는 분들이 있는데, 기사마다 기풍이 있는것이고 팬들도 자기가 좋아하는 바둑스타일이 있게 마련인 것 아닌가요?
choir77 |  2004-11-03 오전 9:56:00  [동감0]    
아직은 이창호 9단이 국내최강, 세계최강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네요. 하지만 10시간의 사투를 벌이며 아깝게 분루를 삼킨 박영훈9단의 저력과 잠재력도 무시할 수 없을 듯
act19 |  2004-11-02 오전 10:07:00  [동감0]    
이창호:루이의 결승 5번기를 상상해 보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네요. 아마 그런 날이 언젠가는 오겠죠???
act19 |  2004-11-02 오전 10:07:00  [동감0]    
이창호:박영훈 대국은 최철한, 이세돌 보다는 약간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 같네. 3:0으로 승부가 나는 것은 아닐까? 그럼 너무 싱거운데....
닥터두기 |  2004-11-02 오전 3:10:00  [동감0]    
웃는 향이 님이다^^ 하여튼 모두 모두 화이팅
웃는향이 |  2004-11-01 오후 10:18:00  [동감0]    
이창호 9단 축하합니다!^^ 근데 무려 10시간의 힘겨운 싸움! 휴~ 엘지정유배 결승국 3시간 바둑으로 바뀌어야겠네요.. 대국자도 관전자도 너무 진이 빠지는 듯.
창호감각 |  2004-11-01 오후 10:03:00  [동감0]    
믿기 어려울 정도의 이창호9단의 실수,,박영훈9단의 추격,,그러나 반집승(암튼 잘 보았읍니다.)
네눈은별 |  2004-11-01 오후 9:32:00  [동감0]    
이사범 ㅊㅋㅊㅋ..박사범도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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