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 '이창호 사범님은 참 대단해!'
최철한, '이창호 사범님은 참 대단해!'
부드럽고 유연함을 보완하고 파
[이것이 최철한 8단의 색깔] 이경민  2004-10-14 오후 10:56   [프린트]


최철한 8단과의 달콤한 데이트!

10월 14일은 최철한 8단과 백대현 5단의 SK가스배 신예프로10걸전 3,4위전 대국이 있는 날. 평소와 같이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의 인터넷 수순중계를 위해 한국기원으로 향했는데, 그만 군복무중인 백대현 5단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서 기권패를 했단다. 최철한 8단의 기권승.

뜻하지 않은 기권승으로 아침일찍 기원에 홀로 남은 최철한 8단은 기사실에서 바둑연감으로 두 대국의 기보를 놓아보고는 심심한 듯 두리번 두리번. 덕분에 본 기자는 최철한 8단과 점심식사를 겸한 즐거운 데이트를 할 수 있었다. ^^;

다음은 최근 벌어졌던 삼성화재배 8강을 중심으로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시간과 더불어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인터뷰 한 내용이다. 스무살 청년, 최철한 8단의 자신감과 포부, 그리고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자기반성, 그리고 노력! '독사' 최철한 8단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기자 : 삼성화재배에서 구리 7단에게 아쉽게 패했다. 그때 복기를 마친 후 자리에서 한참동안 일어나지 않았는데, 그때의 심정을 말해줄 수 있나?

최철한 :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뒀는데, 지고 나니까 한숨만 나오고 억울해서 끝나고 한 10분동안 앉아서 빈 바둑판만 쳐다봤다. 실리 챙기면서 평범하게 뒀으면 좋은 바둑이었는데, 복기한 결과 전투가 나서는 어려운 바둑이었다. 침착하게 두려고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큰 시합이 많아지면서 기다렸던 기대감이 부담으로 바뀌고, 대국 전날 잠도 잘 안오고 설치고 그런다. 삼성화재배에서도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깊이 자지는 못했다.

기자 : 그 대국이 끝난 후 '아, 싸움을 하지 말아야되나'하고 혼잣말하는 것을 들었다. 어떤 점에서 그랬는지, 현재의 기풍에 대한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인가?

최철한 : 부드럽게 두면서 바둑을 이기는 이창호 사범님의 기보를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 (난) 싸움바둑이 약하다. 유연하고 부드럽게 두는 점을 보완해야 되겠다. 나만의 스타일대로 바둑을 두되, 그러나 기세 싸움에서는 무너지고 싶지 않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창호 사범님은 참 대단하다.

기자 : 얼마전 조훈현 9단의 인터뷰 내용 중 "최철한 8단은 실전적인 기풍을 지닌 기사다. 실전적이라는 표현을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는 기술을 다 쓴다는 장점과 주특기가 없다는 단점을 함께 갖고있는 선수다."라고 최 8단의 기풍을 설명한 적이 있었다.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최철한 : 일리가 있는 말씀이다. 어렵다. 전투적이라고 밖에 특별히 내가 뭐라 얘기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남들이 보는게 객관적이고 정확하다.

기자 : 삼성화재배 시합 전 구리 7단에게 최 8단에 대해 물어보자 "힘이 강하고 대국할 때 마다 전투를 먼저 이끈다. 전투에 대한 감각이 좋다."라고 얘기하던데.

최철한 : 에이, 그건 구리 7단도 마찬가지다. 일단 그 상황에서 최선의 수라고 생각되는 수를 찾고, 자신이 있으니까 싸움을 거는거지 만약, 자신이 없다고 판단되면 꼬리 내리고 싸움 안한다.

기자 : 그런데, 왜 그렇게 강하게 두나? 좋은 바둑인데도 너무 강하게 두다가 그르친 적이 몇번 있었는데.

최철한 : 음... 기풍은 그전에 이미 한번 변했다. 지금까지 '힘이 좋다'는 얘기를 들어왔는데, 입단 이후 사실은 줄곧 평범한 바둑이었다. 그런데, 자신감을 얻고 나서부터 바둑이 좀 바뀐 것 같다.

기자 : 그 때가 언제쯤인가?

최철한 : 국수전 이기고 나서 확실히 달라졌다. 상대가 이창호 9단 이니까 '바둑이 좋아도 오히려 압박해야 된다'는 식으로 맞섰는데, 지금은 그게 너무 굳어져버렸다. 바둑이 좋은 건 분명히 알겠는데, 내 스스로 최선의 수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기대 이상으로 잘 될 때도 있지만, 또 반대로 마음대로 잘 안될 때도 많다. 상대가 이세돌 9단이면 오히려 더 두텁게 둘 것 같다. 요즘은 침착하게, 그리고 바둑이 좋을 때는 타협하는 쪽으로 가려고 한다.

기자 : 현재 1인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최철한 : 물어볼 필요가 있는가? 당연히 이창호 사범님이다.

기자 : 포스트 이창호를 향한 신4천왕의 각축이 치열한데.

최철한 : 음, 아직은 기세나 정신력에서 약간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기자 :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기사 또는 스타일이 있다면?

최철한 : (한참 생각하더니) 하나같이 다 까다롭다. 음... 이세돌식 스타일, 그리고 중국은 콩지에 7단이 까다롭다. 대세에 밝고 실리에 민감한 스타일이랄까? 그런쪽이 까다롭다. 내가 워낙 싸움만 하다보니 대세를 보는 눈이 좁은 것 같다.

기자 : 올해는 대국수도 많고 그만큼 굵직굵직한 대회도 많았는데, 응씨배를 제외한 큰 시합이 다 끝난 이 시점(최철한 8단 기준)에서 올 한해를 되돌아 본다면?

최철한 : 굉장했다. 기분상 2년정도 흐른 느낌이다. 정신없이 흘러갔고. 그때(이창호 9단을 상대로 국수, 기성 탈환할 때)를 생각하면 정말 꿈같다. 아쉬운 판도 많았지만, 만족한다. 앞으로 더 잘하고 싶다.

기자 : 작년에는 승률상, 다승상, 신예기사상 까지 상복이 터진 한해였다. 올해도 현재 다승1위를 달리고 있는데, 받고 싶은 상 없나?

최철한 : 국수전 끝나고 기성전 도전기 벌일 때 기성전도 이기면 최우수기사상 받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예의상이었다. 하하. 영훈이를 비롯한 다른 기사들도 성적을 잘 내가지고 어려울 것 같다. 음, 뭐 딴거라도 주지 않을까? ^^

기자 : 반대로 아쉬움이 남는 대국이 있었다면 어떤 기전이었는지?

최철한 : 기전으로는 도요타덴소배가 아쉬움이 많이 남고, 기사로는 콩지에 7단이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다(최 8단은 도요타덴소배 4강전에서 창하오 9단에게 아쉽게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내가 완패를 당하면 기억에 많이 남고 오래가는데 특히, 힘 한번 못써보고 졌다 그러면 무척 쓰라리다. 구리 7단한테도 그렇고. 해볼만한 상대인데 전적은 밀리니까. 많이 진 만큼 아쉬움도 많다(콩지에 7단에게는 올해 3월 CSK배와 5월 LG배 16강전에게 패했다). 그러고보니 모두 중국기사한테 졌다.

기자 : 현재 중국1인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최철한 : 현재 판도로 봐서는 아직은 창하오 9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요타덴소배와 응씨배 성적을 지켜봐야 한다. 아, 그때 도요타덴소배 이겼으면 내가 지금 창하오 9단 입장되는건데~ 10억대 노릴 수 있었는데 하하.(농담이니까 이건 쓰지 마세요^^)

※ 창하오 9단은 도요타덴소배(이세돌 9단과 결승3번기)와 응씨배(최철한 8단과 결승5번기) 결승에 진출해 있는 상태.

기자 : 뭐니뭐니해도 4년만다 한번씩 열리는 바둑올림픽 응씨배 결승에 진출한 것은 대단한 성과인데. 각오와 더불어 팬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최철한 : 기사에 맨날 '올인', '올인보이' 하는데, 이젠 '응씨배만 올인' 한다고 해달라. 응씨배가 나에게 많은 변화를 안겨줄 것 같다. 그동안 세계대회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도 많았는데, 내공 쌓아서 꼭 이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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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21 |  2004-10-15 오후 10:04:00  [동감0]    
할 것이라 감히 단언한다. 최철한국수님 대세이니 결코 서두르지 마십시오.
bad21 |  2004-10-15 오후 10:03:00  [동감0]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반드시 이창호 이후의 한국바둑을 이끌고 나가서 세계바둑을 천하통일할 바둑지존이 될 것을 의심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이창호류, 그러나 앞으로는 최철한류가 탄생
act19 |  2004-10-15 오후 5:37:00  [동감0]    
지금까지 콩지에, 구리, 창하오에게 진 것은 앞으로의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나는 분명히 최철한이 중국기사 킬러가 될 것으로 믿는다.
act19 |  2004-10-15 오후 5:36:00  [동감0]    
앞으로 분명히 최철한 국수의 바둑으 변화를 겪을 것이다. 이창호 왕위의 바둑을 많이 연구하면서 전투와 유연함을 갖춘 훌륭한 기사가 되리라 믿는다.
좋아하지 |  2004-10-15 오후 5:32:00  [동감0]    
콩제가 잘두는것은 확실하며, 콩제는 정말 침착하고, 마치 10년전 이창호 사범을 보는듯......함.그런콩제도 약점이 있었으니, 구리, 구리는 또 세돌에게 약하고,ㅎㅎ 재밌다...
첫상 |  2004-10-15 오후 4:42:00  [동감0]    
최국수가 콩지에에게 완승을 거두는 날을 고대해봅니다.
허동학 |  2004-10-15 오후 12:08:00  [동감0]    
최철한 사범님. 그대는 누가 뭐래도 당대의 최고 기사 입니다.실전바둑을 밀고 나가면서 마음을 조금만 유연해 지려는 인내심이 필요할 때 인것 같습니다.^^ 화이팅///...
天羅地網 |  2004-10-15 오전 8:36:00  [동감0]    
전투력 에 대해선 너무 겸손의 말씀을,, , 이세돌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누가 처절한 을 당할자가 있는가?
첫상 |  2004-10-15 오전 7:35:00  [동감0]    
마저...이창호이긴후부터 바둑내용이 무척 과격해졌지..그특유의 힘에 유연함을 접목하면 훨씬 좋아질듯,,
소라네 |  2004-10-14 오후 11:41:00  [동감0]    
몇년전인지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김승준 최철한 대국을 볼기회가 있었죠. 당시로는 어린신예가 참 잘두나보구나 정도 엿는데.. 벼가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는 흔한속담에서 내일을 배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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