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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첫주자, 중압감… 흔들린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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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의 효자종목, 농심배. 전신인 진로배를 합해서 10연패 신화창조를 이룩해 나가고 있다. ‘한중일 바둑삼국지’라는 별칭을 무색케 하는 단독질주. 이번 대회의 라인업은 이창호 유창혁 최철한 안달훈 한종진. 불패 수문장 이창호의 철벽 마무리, 막강 파워 유창혁 최철한의 든든한 허리진, 첫 태극마크 안달훈 한종진의 야심찬 결의. 이제 막 뚜껑을 여는 순간이지만 연속우승 전선은 여느 때 못지않게 쾌청하다. 제6회 농심신라면배 1국 ○한종진 5단(한국) ●미무라 도모야스 9단(일본) - 장소 : 중국 징화호텔 - 날짜 : 2004. 10. 12 - 결과 : 273수끝, 흑불계승 ![]() 장면1 (오버페이스) 개막전은 한일전. 한종진과 미무라 도요야스(三村智保)는 공식대국에서 첫 만남. 한종진이 감각 좋은 실리파라면 미무라는 일본에서 전투 꽤나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작년에 NHK배를 우승했고, 현재 본인방전과 십단전에서 활약 중. 좌하에서 탐탐치 않은 결과를 낳은 한종진은 백1로 붙여가며 반전을 모색하고 나섰다. 그런데 당연한 흑2에 백3이 오버페이스. 흑4~8의 반격을 당해 회복은커녕 진퇴양난의 국면을 맞는다. 참고도1 (백의 속마음) 백의 속마음은 흑1로 응해달라는 것. 그러면 2로 삼단젖혀 조금이라도 더 활용하겠다는 의중이다. 현재 표면적으로는 우하에서 착점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잠시 휴전 상태인 좌중앙이 여전히 초점. 그 공방에 대비하는 설계를 해야 한다. 이 그림은 백A의 밀어올림이 들어 하변 백의 자세에 힘이 붙는다. 참고도2 (끄는 정도) 싱겁다고 여겼을까. 그렇더라도 붙여간 이상은 백3으로 끌어두는 게 순리였다. 그렇지 않으면 애당초 백1로는 A에 두어 좌중앙 백말의 숨을 트인 다음 흑B일 때 3으로 차분하게 벌려 두거나. 이후의 실전진행은 최악의 상황. 특별한 조치를 발동시키지 않고서는 회복하기 어려운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실전진행1 (또 하나의 짐) 이렇게 된 마당에 백1 이하는 어쩔 수 없는 진로 선택. 그 결과 백은 귀에서 살고 흑은 외곽을 두텁게 다졌다. 흑의 판정승 이상. 흑진이었던 우하를 깨뜨리고 산 백의 소득은 안팎으로 20집 가치. 대신 끌어두었으면 생겼을 하변 백집이 사라졌고 우변쪽에 흑세력을 제공했다. 흑은 귀의 집을 잃었지만 힘을 축적하며 하변 백일단도 무력화시켰다. 그 힘을 과시하며 16으로 꼬부리니 백은 양곤마의 양상. 가뜩이나 좌중앙이 부담스러웠는데 또 하나의 짐을 떠안고 말았다. ![]() 장면2 (위력적인 치중) 내내 끌려오던 백. 잠시 햇볕이 내리쬐었다. 흑1은 진작부터 노림으로 남아 있던 급소 치중. 하지만 대국 당사자는 못 보고 있었던지 한참 지나서 두어졌다. 백의 응수가 난감하다. 만일 미무라가 만전의 수읽기로 공격했더라면 여기서 종국을 선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백2, 4는 일단 최선의 방어. 대마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실전진행2 (운명 교차) 흑1은 정확한 가격. 그러나 흑3이 헛발질. 이 바람에 백에게 서광이 비쳤다. 그랬는데…. 백8이 단 한번 찾아든 천재일우를 놓쳤다. 초읽기에 좇긴 나머지 엉겁결에 착점한 게 아닐지. 먼저 정신을 차린 쪽은 미무라. 실수를 눈치채고 흑9로 따냈다. 12까지는 백으로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바꿔치기. 흑승이 굳어졌다. 참고도3 (필살의 맥) 쌍방 실수를 주고 받은 대목을 살펴보자. 흑에게는 3, 5로 젖혀가는 필살의 공격수단이 있었던 곳. 흑9까지면 백은 한눈뿐, 꼼짝없이 잡힌다. 그렇다고 백6으로 9는 흑8로 위쪽 백의 본체가 떨어져 나가므로 치명상을 입긴 매한가지. 계속해서 백A에는 흑B가 맥이다. 참고도4 (역전 무드) <실전진행2> 백8로 1에 꼬부리는 수가 상대의 실수를 꾸짖는 맥. 흑2로 차단하면 백3을 선수하고 나서 5. 언뜻 백의 허리가 끊길 듯하지만 11로 뒤에서 몰아 촉촉수다. 그에 앞서 <실전진행2> 백6으로 1에 꼬부리고 흑2 때 6에 두어도 간명하게 산다. 둘 중 하나의 코스를 밟았더라면 역전 무드라는 현지검토진의 분석. 중압감에 눌렀는지 한종진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꿈이 접혔다. 반면 시종 공세를 펼친 미무라는 모처럼 일본바둑의 화끈한 면을 보여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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