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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강해서 부러진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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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던 상대를 만났다. 구리는 지난 여름 적지에서 최철한을 누르고 한중 통합천원에 올랐던 얼굴. 더욱이 불리한 바둑을 뒤집은 결과여서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최철한은 설욕의 심정으로 이 날을 기다렸고, 구리는 한번 기세를 꺾어놓은 적이 있기에 마음이 가벼울 터. 거기다가 관전자로서는 한국과 중국의 핵심인물이 맞부딪친 격전장이어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흥미로움 속에서 추이를 지켜봤다. 제9회 삼성화재배 8강전 ○구리 7단 ●최철한 8단 - 장소 : 울산 현대호텔 - 날짜 : 2004. 10. 07 - 결과 : 282수끝, 백불계승 ![]() 장면1 (궁여지책의 붙임) 최철한 바둑이 대개 그렇듯 이 판도 일찌감치 강렬한 불꽃을 일으키며 난해한 싸움에 돌입했다. 그 결과 우상 1라운드에서 유리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2라운드 전장은 좌변. 흑1, 3으로 다그치자 응수가 궁한 구리는 백4부터 변화를 시도. 흑5에 백6으로 맞끊어서 실마리를 구하고 나섰다. 실전진행1 (심한 젖힘) 흑1은 절대이나 백2 때 흑3으로 젖혀올린 수가 조금 심했다. 두점머리여서 힘차 보이기는 하지만 4의 끊음 한방이 들어 백의 몸놀림을 자유스럽게 해준 의미가 있다. 백8 다음 백10의 젖힘이 호착. 과수를 꾸짖는 이 수에 최철한은 착점하기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 흑11은 어쩔 수 없는 후퇴. 하지만 백14부터 20까지 알토란 같은 두점이 잡혀 한방 먹었다. 도중에 조여붙임을 방비한 백18도 치밀한 조치. 참고도1 (대동소이) 백1의 젖힘이 호착이라는 이유를 이 그림이 보충설명 해준다. 흑2로 마늘모한다고 해서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 백5에서 7로 찝어가면 상하 어느 한쪽의 흑 두점이 떨어져 나가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참고도2 (늘어두면 무난) 국후 복기 때 잠자코 흑3으로 느는 수가 검토됐다. 이렇게 두어도 백에 대한 세찬 공격을 바라기는 어렵다. 이하 16까지 두점을 잡으면 안정된 모습. 그렇지만 그 사이에 흑도 위쪽 백 일곱점을 수중에 넣었다. 실전보다는 확실히 나은 절충이다. ![]() 장면2 (무리한 공격) 수순이 흐르고 흘러 좌변에서 뻗어나온 백대마에 대한 공격을 속행 중인 흑. 최철한의 기질이라고 해야 할까. 흑5부터 여기서 끝장내려고 강렬하게 칼을 뽑아든 수가 결국은 패인이 됐다. 백8의 막음이 강수. 이제와서 9, 11은 기세였으나 흑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참고도3 (유망한 형세) <장면2> 흑7로는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고 가에 걸쳐서 하변 집을 도모했더라면 흑이 유망한 형세라는 검토진의 진단. 그리고 백4 때라도 1에 잇는 편이 좋았다. 백은 2의 보강이 필요, 역시 흑3에서 5로 하변의 옥토를 사수할 수 있다. 실전은 최악의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실전진행2 (빗나간 꿈) 최철한은 백대마의 공격과 하변의 실리확보를 맞보기로 삼으려 했던 모양인데 백9의 가벼운 활용이 그와 같은 꿈을 보기좋게 깨뜨렸다. 백9는 대마에 활력을 불어넣는 임시처방. 그런 다음 11로 쑥 뻗어 버리니 졸지에 집차지에서 큰 차가 났다. 이후 흑A부터 대마를 물고 늘어졌으나 백은 B~D의 패가 생명줄. 살자는 팻감이 너무 많아서 완생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E로 막는 수도 흑으로서는 시급한 과제. 참고도4 (밑지는 거래) 이미 엎지른 물. 도중에 궤도수정할 형편도 못 된다. 흑1은 백2에 의해 ▲ 두점이 크게 잡히므로 생각할 수 없는 거래. 거침없던 최철한이 중요한 길목에서 다시금 구리에게 발목을 낚아채였다. 좋은 흐름을 연거푸 놓쳤기 때문에 속쓰림이 더하다. 이러다가 자칫 ‘구리 후유증’에 시달리는 건 아닌지. 젊으니까 회복 속도 또한 빠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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