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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따려고 바둑부 창단하냐고요?
태백시 황지중앙초등학교 바둑부 '검은돌 하얀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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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바둑이 전국체전 정식경기로 치러지고 소년체전에서는 올해부터 정식종목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에 초중고 학원바둑의 중요성이 부쩍 커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극심한 입시경쟁 구도가 학생들이 바둑을 외면하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자리하고, 날로 젊은 바둑팬이 사라지면서 바둑의 장래를 걱정하기에 이르렀는데 때마침 양대 체전 입성은 호재이자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힘을 얻은 한국기원은 올해부터 유치원(어린이집) 바둑교육에 본격 뛰어들었고 전국 초중고 바둑부 창단을 격려하는 보급사업에 나섰습니다. 학원바둑이 살아야 한국바둑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당연한 얘기입니다. 사이버오로도 이에 공감하고 보조를 맞춰 올 한해 어린이집을 포함한 유치원과 초중고 바둑부, 여기에 대학바둑 일부 행사까지 탐방기사를 연재했습니다. 이 기사를 마지막으로 올해 유치원, 학교 탐방 기획시리즈를 마칩니다. 취재에 적극 협조해준 유치원, 학교와 한국기원 보급팀(팀장 박진서)에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 주 서울에서 강원도 영동지방을 갈 때, 영동고속도는 완만한 경사로 오르기만 하다가 대관령을 정점으로 뚝 떨어진다. 이럴 때 퍼뜩, 사자성어 ‘급전직하(急轉直下)’가 연상되는 곳. 우리가 지리시간에 ‘지반 융기 또는 해수면 침강’으로 이루어진 이수해안이라고 배운 그런 지형이 강원도 영동지역이다. 백두대간을 따라 산새가 해안을 향해 주르륵 타고 내리다가 발등만한 터라도 있을라치면 사람들이 옹기종기 둥지를 틀고 살아온 지역, 그런 데가 동해안 영동인데, 태백은 거기서도 남부내륙에 자리한 곳이라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없는 동네에서 산은 더 높고 계곡은 더 깊으며 강은 더 낮게 흐른다. 우묵한 우물 속에서 쳐다보는 하늘처럼 태백의 하늘은 좁다. 그런 태백은 마땅히 군(郡)이거나 읍(邑) 단위이겠거니 싶지만, 엄연히 인구 5만에 이르는 시(市)다. 바둑도 그렇다. 제대로 보급돼 있을 거 같지도 않은 지역인데 막상 가 보면 사람 참 놀라고 당황스럽게 만든다. “동무, 꽃 꽂았시우~!” 영화 동막골의 대사가 절로 떠오를 거 같은 산새 가파른 고장이건만 전국 그 어디보다 ‘바둑 꽃’ 활짝 핀 곳이라니. 전국에서 가장 먼저 유치원에 바둑을 가르치기 시작한 지역이고, 소년체전에 바둑종목이 들어가자 학교바둑부 창단을 가장 먼저 결행한 지역이 태백이다. 한강의 발원지가 이 지역이듯 학원바둑의 샘길을 튼 태백을 만만히 봐선 안된다. ○● 태백 유치원바둑 관련기사 ☜ 클릭  ▲ 태백시 황지중앙초등학교. (홈페이지 이미지)  ▲ 전국체전과 소년체전 양대 체전에 바둑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전국의 초중고를 통틀어 처음으로 바둑부를 창단한 태백시 황지중앙초등학교. 올 7월1일 21명의 선수로 구성한 '검은돌 하얀돌'이 창단하던 날은 태백시 잔칫날을 방불케할 정도로 관심이 쏠렸다. (사진/대한바둑협회 제공) 황지중앙초등학교는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학교바둑부를 창단한 첫 학교다. 물론 프로기사의 산실로 통하는 충암학원같이 바둑을 특화한 학교가 있었고 일부 교양취미활동으로 바둑부가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다. 하지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이전의 바둑클럽과 체전에 바둑이 정식종목으로 들어간 이 시점, 학교 차원에서 작정하고 지원하는 바둑 운동부는 추구하는 목표부터가 다를 수밖에 없다. 소년체전에 참가할 선수발굴과 육성이 이전과 이후의 바둑부를 구분짓는 기준점이다. 게다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선수경기력 향상을 위해 프로기사 코치 파견 등의 예산을 지원한다. 지난 7월1일, 황지중앙초등학교는 ‘프로기사 배출과 2016년 전국소년체전 입상’을 목표로 바둑부 ‘검은돌 하얀돌’을 창단했다. 이날 바둑부 창단식에 100여 명이나 참석할 정도로 지역 관심이 대단했다. 김흥식 교장은 학교가 자랑하는 학생오케스트라(올해 대한민국관악경연대회에서 은상 수상)를 앞세워 분위기를 띄웠고, 식장 무대에서 선수 한 명 한명에게 ‘인증서’를 수여하는 등 세심한 데까지 신경 쓰며 힘을 실었다. 인증서란 별게 아니다. 강원도바둑협회에서 바둑부에 선발되었다는 증서를 전달한 것뿐이지만 선수들에겐 동기부여가 될만한 의식이다. 식장에 걸음한 얼굴들을 보면 이 지역의 바둑에 대한 열정과 분포도를 알게 한다. 우선 강원도 태백교육지원청 김송일 교육장과 태백시의회 유태호 의장을 비롯한 지역인사들이 걸음했고, 김진용 태백시바둑협회장과 우찬용 태백시바둑협회 부회장, 3년 전부터 태백을 중심으로 이 지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박성수 4단 등 바둑관계자 말고도 학부모들도 빼곡이 자리했다. 강원일보에서도 기자를 보냈다. 여기까지는 다른 지역에서도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유치원(어린이집) 원장들이 다수 참석했다는 것. 바둑부 선수로 뽑힌 학생들을 가르쳤던 원장들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바둑수업을 시작한 지역답다. 5년 전 유치원에서 시범수업을 시작하면서 그렸던 구도,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연계되는 바둑교육의 흐름이 제법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채를 띤 대목이 또 있다. 바둑부 선수 21명을 모두 1~2학년 학생으로 짰다는 것. 50여 명이 출전한 선발대회를 거친 학생들이다. 내년부터는 3~4학년 반도 별도로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지만 어린 최저학년 반으로 먼저 출발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당장의 과실에 연연하지 않고 앞날을 내다보겠다는 것이다. 이 역시 유치원-초등학교 연계교육과 연관 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프로기사나 아마추어 강사나, 바둑협회 임원이나 이야기를 나눠 보면 누구나 이 ‘연계교육 시스템 완성’을 머릿속에 우선 설정하고 행마하는 거 같다.  ▲ 태백지역에 바둑열기를 지핀 불쏘시개이자 전도사로 불철주야 발품을 팔고 다니는 프로기사 박성수 4단(오른쪽)과 우찬용 태백시바둑협회 부회장이 한 사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무작정 거리로 나선다고 보급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태백지역은 치밀한 수읽기가 뒷받침된 행마(보급)를 펼치고 있었다. ‘바둑 가르치러 다니는 게 꼭 독립운동 하러 다는 거 같다’는 박성수 4단의 얘기도 그랬다. 매주 월요일 버스편으로 태백에 내려와 금요일까지 근방 학교와 유치원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바둑을 가르치고 있는 처지를 말하는 게 아니다. 이대로 가다간 바둑이 고사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일선현장에서 절실히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바둑교실과 도장에만 박혀 있을 땐 잘 몰랐는데 나와 보니 현실이 보이더군요. 태백지역만 해도 정말 열심히 개척하고 보급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바둑교실도 2~3개 있었죠. 그렇지만 지금은 하나도 없습니다. 정말 한국기원이 신경 많이 써야 합니다. 다행이 강원도는 생활체육바둑연합회가 가장 활성화 돼 있는 지역이고 태백이 그 첫 시작 지역이기도 합니다. 도교육청이 발벗고 나서기 이전에 이미 유치원에야말로 바둑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범수업을 시작한 바 있고요. 그 덕에 학부모와 아이들 다 좋아합니다. 거의 무상교육이다시피 하니 가정이 안아야할 부담도 없고요. 작년부터 김성래 사범이 영월에서 보급하고 있어 우군이 생겼지만, 태백에는 3년전부터, 정선에는 2년 전부터 뛰었지요. 7세반이면 너무 어리지 않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교육하기 충분히 딱 좋은 나이입니다. 시청각 수업 등 다양하게 가르치면 잘 알아듣죠. 다만 1주일에 1~2회의 수업 횟수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게 바둑교육인데 이 곳 태백은 거의 매일 하다시피 합니다. 그만큼 바둑의 교육적 효과와 가치를 원장들이나 학부모들이 인식하고 있기에 가능한 얘기죠.” 이렇게 가르친 유치원생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 자연스레 바둑부에 들어간다. 바로 황지중앙초등학교의 예다. 3년 전에 가르치기 시작한 아이들이 바둑부 선수가 되었다. 이 외에도 태백시생활체육바둑연합회 차원에서 별도로 영재반을 꾸려 지역의 우수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래야 이 아이들이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처음으로 돌아가, 원초적인 질문부터...우리는 바둑을 왜 가르칠까? 왜 가르치려 하나? 그럼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무엇을 위해? 태백시바둑협회 우찬용 부회장은(강원도 생활체육바둑연합회 부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생활체육으로서의 바둑에 더 방점을 찍는다. 바둑이 엘리트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늘 즐기는 생활체육으로서 가치를 획득할 때 바둑의 미래를 더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합치기로 했잖아요. 대한체육회는 아무래도 성격상 프로페셔널 선수들을 다루는 단체이고, 엘리트 선수들은 소수일 수밖에 없죠. 앞으로는 이러한 정책이나 흐름이 바뀌리라 생각합니다. 사회 전반의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는 생활체육에서 잘 되는 애들이 클럽 쪽으로 가고 거기서 성장할 겁니다. 각 지역 클럽대항전을 치르면서 명문 클럽이 탄생할 테고요. 유소년 축구클럽처럼 바둑도 클럽바둑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학교 축구부처럼 합숙하고 이런 거 없어질 거예요. 지역바둑을 예로 들어 말한다면, 지역연구생은 향후 일정기간 소수가 하는 거고 앞으로 대다수 학생들은 토요스포츠데이니 뭐 이런 식의 클럽활동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전국체전, 소년체전에 바둑이 정식종목으로 들어가고 전국 시도 학교에 바둑부 창단이 잇따르고 있지만, 만약 학교 바둑부가 엘리트 교육을 지향하면 성적을 내야 지원이 커질 것인데 전국의 바둑부가 다 성적을 낼 순 없지요. 엘리트를 육성하려면 지역연구생을 지원하는 쪽으로 가야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그 쪽으로는 예산지원 받을 명분이 약하지요. 육성종목은 그만한 성적을 내야 도교육청이나 체육회로부터 지원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예산지원 명분만 놓고 본다면 방과후교실이 더 유리할지 모르죠. 저희 태백은 바둑을, 바둑부를 육성종목이냐 아니냐의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고 생활체육, 클럽바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끔 토대를 닦아나갈 생각입니다. 그 길이 오래 가는 길이고 그러다 보면 금메달 따는 아이도 나오겠죠.” 참말 유장한 호흡이다. 폭이 넓고 줄기가 긴 강이 느릿느릿 흐른다더니 그 짝이다. 강원도 동해안 내륙 골에 자리 잡아 이제는 예전 부귀영화를 가져다 주던 탄광경기조차 사라지고 그렇다고 관광경기랄 것도 그닥 보이지 않는 전형적인 소도시, 그런데 이 곳에 사는 바둑인들의 배포가 놀랍다. 수십 수 앞을 읽고 움직이는 태백바둑의 저력이 무섭다. 한번 더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지역 유치생부터 초중고생에 이어지는 학원바둑 벨트가 얼마나 자리잡고 만개할지, 태백은 한국바둑의 미래세대육성 시험대이기도 하다.” ○● 황지중앙초등학교 홈페이지 ☜ 클릭  ▲ 바둑부 교실. 원래 선생님들이 쓰던 공간인데 바둑부를 위해 비워주었다. "아이들이 원하면 다 해준다"는 김흥식 교장선생님과 바둑을 좋아해 힘을 팍팍 실어주는 이기영 교감선생님 같은 든든한 후원자가 있기에 걱정이 없다.  ▲ 시설도 최신식이다. 양지바른 교실이라 따뜻하고 아늑하다.  ▲ 기자가 국민학교시절 '환경미화'라는 명목으로 매달려 치장했던 교실 뒤켠은 이처럼 바둑내용으로 예쁘게 꾸몄다.  ▲ 바둑부 수업은 1주일에 4일 한다. 오후 1시40분부터 3시까지 수업이 끝나는 대로 자유로이 와서 조용히 자리에 앉아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것으로 시작한다.  ▲ 이 시간만큼은 둘이 풀다 한명이 사라져도 모른다.  ▲ 오늘은 아이들에게 '인기 짱'인 김명갑(29) 쌤과 함께 하는 날이다.  ▲ 바둑수업 때보다 더 똘망똘망,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을 볼 수 있을까.  ▲ 번쩍번쩍 손을 들고. 적극적이기까지 하다. 바둑수업은 늘 활기 넘친다.  ▲ 명지대 바둑학과를 졸업하고 일선보급에 매진하고 있는 김명갑 강사는 아이들에게 '옵빠이자 엉아'다. "유치원에서 배우고 진학한 애들이라 이해력, 습득력이 빠릅니다. 집중도가 일반 학생들보다 훨씬 높지요. 입문 초기에는 예절과 자세를 중점적으로 가르칩니다." 하긴 어느 학교에 가든 먼저 큰소리로 다가와 "안녕하세요!"하며 공손하게 배꼽인사하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바둑을 배우는 아이들이었다. .jpg) ▲ 김쌤에게 지도기를 받고 있는 홍석현(2학년)은 7세부터 유치원에서 바둑을 배웠다. 아직 6급밖에 안되는 실력이지만 태백이 키우는 영재반 학생이다. 인터넷으로는 바둑을 둘 뿐 게임 같은 건 전혀 하지 않는다. 바둑보다 재미 없기 때문이다.  ▲ 2학년 최한서는 세력바둑를 좋아한다. "내가 우세하면 좋아요. 그렇지 못하면 좀 재미가 떨어져요. 외워야 하는 정석은 살짝 복잡하지만 그래도 정석공부가 제일 재미있다"고 천진난만하게 말한다. 1학년 유지아에게 '아빠도 바둑 두시냐?'고 물었더니 둔다고는 하는데 "전 아빠한테 바둑 두자는 말 안해요. 넘 약해요. 아빠가 5점 깔고 두시는데 제가 이겨요. 그런데 어쩌다 제가 지면 더 속상해요. 왠 줄 아셔요? 아빠는 저처럼 배우지도 않으시는 거 같은데 절 이기니까요. 말이 안되잖아요."  ▲ 승리의 V 사인으로 기념촬영. 이제 귀가하거나 학원으로 갈 시간이다. 그렇지만 황지중앙초등학교 바둑부 아이들은 두던 바둑판과 의자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바닥에 떨어진 바둑돌을 다 주워담은 뒤에야 교실을 나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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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묘땅꼬마
그겨울엔
知不知上
高句麗
최강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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