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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상반기 기수베스트
바람의 검심 7단★의 2013 상반기 기수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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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실례, 실례 ... 위의 이미지처럼 말 타는 사람을 뜻하는 기수(騎手)가 아니라 바둑수의 특성을 나타내는 말 중 하나인 기수(奇手)다. 사이버오로가 선정한 상반기 ‘기수베트스’를 소개하기에 앞서 기수의 본질에 대해 잠깐 언급해야 할 것 같다. 먼저, 기수는 묘수가 아니다. 묘수는 어려운 상황을 절묘하게 극복하게 하는 수이므로 정확히 진행할 경우 반드시 성공하는 결과를 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반면 기수는 그래야 할 필요가 없다. 기수란 말이 의미하는 그대로, 기이한 수다. 한눈에 ‘허, 참, 바둑에 이런 수도 있단 말인가…’란 생각이 퍼뜩 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성공했다면 좋겠지만 성공하지 못해도 특이하기만 하다면 기수가 할 일은 다했다. 물론 그럴듯해야 한다. 저급자들이 아무 뜻 없이 착수하는 것과는 당연히 구분된다. 기수는 참신한 발상이 없이는 절대 나올 수 없다. 해설자가 가장 먼저 제시하는 것은 일반적이고 교과서적인 수법이다. 물론 이런 것을 착실히 알아야 하지만 바둑은 늘 상황이 변하는 미지의 세계다. 바둑이 생긴 이래 똑같은 내용의 바둑이 두어진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바둑은 늘 새롭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보답한다. 프로기사들의 차원 높고 상큼함을 주는 그 기수를 한가위를 맞아 음미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소개할 기수는 총 3개다. 첫 번째는 실패로 끝난 기수, 두 번째는 멋지게 성공하고 결과도 승리한 기수, 세 번째는 기이하게 보였고 성공도 했지만 대국에선 패한 경우의 기수다. ■2013 상반기기수 1 이창호의 '깊수' 2013년 8월 23일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 9라운드 이창호와 리틀 이창호로 불리는 변상일이 바둑리그 후반기에 만났다. 전반기에 이은 리턴매치. 전반기에는 이창호가 이겼다. .  ▲ 변상일과 이창호. 좌상 백 사활에 도움을 주면서 좌하 흑 차단도 하겠다는 이창호의 한칸뜀. 일석이조의 수 같았지만 그냥 좌상 백을 알기 쉽게 살리는 편이 좋았다. 생각이 지나치게 깊었다. 그래서 차단의 한수는 기수라기 보다는 '깊수'가 더 어울릴지 모르겠다. 조크다. 이창호는 백1을 두면서 A의 곳이 선수로 듣고 있기 때문에 좌상 백 돌이 완생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백이 완생이라면 백을 완생시키면서 흑 돌을 차단한 일거양득이다. 2, 3은 흑의 권리. 계속된 실전에서 변상일 2단은 1~12까지 두면서 두터움을 쌓고 있다. 하지만 백도 두터워졌기에 이창호는 아주 만족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창호는 백 대마의 사활을 흑이 1로 잡으러 오는 것으로만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진행은 4까지 완생 1로 젖히는 수가 백 대마 사활을 추궁하는 날카로운 한 수. 변상일은 이 수를 진작부터 보고 있으면서 중앙에 두터움을 쌓은 것이다. 어리지만 이러한 노련한 모습은 정말로 과거의 이창호를 보는 것 같다. 1, 3으로 두자 백이 4 이하 19까지 발버둥쳤지만, 흑의 포위망에 속절없이 갇히고 말았다. ■2013 상반기기수2 어, 신기하네 2013년 8월 23일 제57기 국수전 16강 화려한 묘수보다는 황금 비율적인 균형감각으로 한국물가정보배 정상에 오른 적이 있는 홍성지와 타개가 강하기로 알려진 한 것으로 알려진 조인선의 대국.  ▲ 소리 없이 강력한 수를 찾아내는 홍성지. 형세는 팽팽한 가운데 중반전에 돌입했다. 타개에 능한 조인선은 1~9로 두면서 흑 두 점을 끊는 수와 백을 살리는 수를 맞보기로 귀에서 타개가 잘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10이 조인선의 생각엔 없었던 수. 그냥 선수 교환 같은데 그렇게 간단한수가 아니다. 득의의 한수. 흑 ▲에 백이 1~5로 받는 것은 흑이 6으로 귀를 잡으러 간다. 백이 7로 끊고 11이 준비된 수이지만, 흑 ▲부터 5까지의 교환이 되어 있어서 흑이 12로 막는 수가 성립해서 20까지 백이 다 잡힌다. 예상치 못한 흑 ▲를 당한 조인선 3단은 한참을 고민했지만 다른 대응을 찾지 못하고 1~5로 귀를 살렸다. 그러나 흑이 6으로 백 한 점을 제압하면서 우변 백 전체를 미생으로 몰아서 흑의 낙승 국면이 되었다. ■2013 상반기기수3 최홍윤의 재치 2013년 3월 14일 제1회 동아팜택배 신인왕전 한국 바둑의 차세대 기수로 조명받고 있는 변상일과 지난 LG배 세계기왕전 예선에서 장웨이제, 창하오 등 중국의 정상급 기사들을 연파하며 관심받았던 최홍윤이 신인왕전 4강에서 만났다.  ▲ 재기 넘치는 최홍윤. 우변 백 대마가 흑 ▲의 공격으로 인해 위태로운 상황. 백이 단순하게 1로 둔다면 흑이 2로 끊고 3에 4, 6으로 백이 다 잡히는 상황. 여기서 최홍윤이 기지를 발휘한다. 한참 고민하던 최홍윤이 1~6까지 선수 교환을 하고 7이라는 기수를 찾아냈다. 8로 받은 것은 흑의 정수인데 9, 11이 기수의 완결편. 계속해서 흑이 1, 3으로 끊는 것은 4가 연이은 백의 기수. 흑5가 만만치 않은 저항이지만, 6으로 단수쳐서 팻감을 만들고, 8~16가지 필연으로 진행한 뒤 18의 팻감을 쓰면 흑 곤란. 1, 3으로 끊고 4로 둘 때 5로 받는 것은 백이 6으로 단수쳐서 살아있다. 7에는 8로 그만. 변상일은 백의 기수를 재빨리 눈치 채고 1로 끊어서 타협을 선택했다. 3까지 진행되고 이후에도 서로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는데, 결과는 변상일의 한집반 신승이었다. ○● 한가위 기획특집 1편/ 상반기 묘수 베스트3 ☜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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