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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연대회의 산 역사, 강준열 고문
한바연 사람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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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초등바둑연맹과 한국중고바둑연맹 양 단체의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강준열 씨는 한마디로 축약하면 ‘한국 학생바둑계의 산파’이다. 전국바둑교실 회장을 여러번 연임하고 대한바둑협회 전무이사를 역임한 그는 바둑계에서 ‘현장통’ ‘대회통’으로 통한다. 책상머리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구상이나 끄적대는 스타일이 아니다. 필요하다 싶으면 곧장 현장에 뛰어들어 온몸으로 추진하는 ‘저돌형’이다. 아마추어대회 성사조차도 한국기원을 바라보던 시절, 후원사 없이는 한 걸음 뗄 엄두도 못내던 시절 한바연대회와 같은 자생적인 순수 ‘민간대회’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탱크’ 덕분이었다. 한바연대회는 강고문이 손수 받아낸 작품이다. ○● 한바연 200회 대회 - 한바연 사람들① 기사 보기 ☜ 클릭 - 한국기원 연구생제도가 말하자면 바둑공기관의 꿈나무 육성 시스템이라면 ‘한바연대회’는 민간연구생제 같은 것이다. 일시적이고 일회적인 대회로 입상자를 가리는 일반적인 아마대회가 아닌 항시적이고 다단계적인 시스템을 갖췄다. 고정된 후원자나 후원사도 없다. 20여년 전에 이런 대회를 만든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대회 창설 배경을 들려달라. “95년 1월 부산에서 열린 롯데배 최고위전에 창설멤버인 5명의 바둑교실 원장(강준열, 김종성, 어준수, 임항재, 정우영)이 가르치던 여학생들을 데리고 여류최고위전 부문에 참가했다. 그런데 권갑용도장 애들한테 속된 말로 ‘아작’이 났다. 그때 5명의 원장이 아, 이대로는 안되겠구나, 바둑교실 개별에 머물지 않는 뭔가 체계적인 기력향상 시스템을 만들어야겠구나 공감했다. 당시는 이렇다할 학생대회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우리끼리라도 먼저 교류전을 해보자고 만든 게 한바연대회다. 처음엔 센 애들 8명씩 데리고 나오자고 한 것이 1회부터 100명을 훌쩍 넘는 규모가 되었고, 각 바둑교실을 돌아가며 치르다가 참가자가 늘어나 5회부터 한국기원으로 옮겼고 9회부터 다시 보라매공원으로 옮겨 치렀다. 1995년 2월 1회 대회를 열었고, 대회를 지속하기 위해서 조직의 필요성을 느껴 5월에 한국바둑발전연구회를 창립했다. ‘한바연’이란 약칭이 거기서 나왔다. 100회 기념대회는 2005년 4월 성남체육회관에서 치렀고 그때 대회출신 프로기사 수가 40명이었다.”  ▲ 200회 대회개최 기념식에서 한바연의 지난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강준열 고문.  ▲ 대회 창립회원으로 1995년~2000년까지 운영위원장을 맡았고 현재 상임고문으로 헌신하고 있는 공을 높이 사 최화길 한국중고바둑연맹 회장이 감사패를 전달했다. - 후원사가 없는 대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달 치른다. 재정적인 부담이 불을 보듯 빤히 보이는데...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참가비를 받고는 있지만 당연히 부족하다. 현재는 이를 최화길 한국중고바둑연맹 회장께서 메워주고 계시지만 부담과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최강부 입상자에게만 장학금 조의 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우승 30만원이다.” - 대회 창설멤버로서 한바연대회가 갖는 의미, 의의를 말한다면? “스폰서 없는 자생적 대회로서 애들 기력측정의 거울과 같은 대회라는 점을 사고 싶다. 요즘 온라인 기력이 오프라인에서의 치수 잣대로 통용되듯 이제는 한바연 기력이 학생바둑의 잣대로 통한다. 한바연 강급시스템에서 두 단계만 떨어지면 학부모들이 난리다. 도장이나 학원의 가르침에 회의를 품는다. 이 때문에 원장들은 괴롭지만 한편 분발의 촉진제가 되기도 한다. 하하. 도장이나 바둑학원 말고 학부모가 신청하는 개인차원의 참가학생들도 있다. 현재 자기 수준을 체크하는 데 딱 좋은 대회라는 걸 대변하는 예다. 출산율도 떨어졌고 바둑 배우는 아이들이 줄었는데도 대회 참가인원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한바연대회가 실력향상 내지 기력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두번째는 중학생의 경우 초기에는 참가자가 전국에서 15명도 되지 않았으나 지금은 60~70명으로 늘었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바둑을 끊고 입시공부에 매달리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중학생 바둑은 불모지나 다름없는데 이를 개척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한바연 키드’ 중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다면? “2001년에 입단한 최동은 초단이다. 최초단은 한바연 최강부에서 1조로 탈락한 상황에서 입단을 했다. 흔히 한바연 최강부⇨한국기원연구생⇨입단 단계를 거치는 걸 생각하면 예상 외의 입단이었다. 이 바람에 애들이 한동안 최동은이만 보면 프로 계급장 떼고 어디 한바연 1조에서 한번 뛰어보시지,라고 놀려댔다. 하하. ‘부정선수(?)’ 한해원 3단도 생각난다. 한바연 기록에는 1회 대회 우승자로 나오긴 하지만 실은 자격을 속이고 참가한 부정선수였다. 그땐 초등학생만 참가하는 단체전을 겸한 개인전 방식의 대회였다. 그런데 덩치가 큰 여자애가 보이기에 수상해 추궁하니 중학교 1학년생이 아닌가. 5명이 한 팀으로 개인전 성적을 합산해 단체전 우승을 가리는 방식에서 1명을 빼는 건 치명적이라 어쩌겠는가. 그냥 눈감아줄 수밖에. 엄밀히 따지면 한바연 초대 우승자는 2회 대회를 우승한 배준희 4단인 셈이다.”  ▲ 바둑TV 진행자로 바둑팬에 익숙한 박창규 경기도바둑협회 부회장(오른쪽)은 한바연대회 1회부터 200회까지 사회를 봤다. 200회 대회횟수도 기록적이지만 한 회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자리를 지킨 박부회장의 진행(사회)도 참말 대단하다. 강준열 고문과 박창규 부회장은 둘도 없는 바둑계 콤비로서 이들의 바둑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없었다면 한바연의 200회 대회역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박부회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한바연대회의 사회를 볼 것이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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