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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중국바둑의 저변, 저력에 대해 듣다!
길림성기원 구 지엔 원장-연길시 천재바둑 김광재 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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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2013 무령왕배 세계청소년바둑대축제에 귀한 중국 손님이 왔다. 길림성기원 구 지엔 원장이 멀리 장춘에서 어려운 걸음을 했다. 길림성기원은 마작, 체스, 중국장기, 바둑 등 마인드스포츠 게임을 모두 관장하는 기관으로, 이 대회를 통해 “선진 한국바둑을 직접 견학”하러 왔다고 한다. 길림성, 하면 먼저 연변이 떠오를 테다. 조선족이 다수 살고 있는 연변주는 중국 56개 소수민족 중 유일하게 독자적인 조선족자치주(인구 220만 명 가량, 연길시가 주도州都)를 구성한 지역인데, 이곳도 최근 중국 전역의 바둑붐 영향을 받아 바둑을 배우려는 열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인터뷰 중간중간 연길시에서 2005년부터 바둑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광재(51세) 원장이 보충설명을 덧붙이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 길림성기원에서 바둑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요?“먼저 길림성은 조선족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조선족과 한국은 같은 민족으로 지속적인 교류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 곳이라 마치 고향을 찾은 기분입니다. 길림성 체육국 산하에 바둑국이 따로 있고, 아마강자가 나오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여 중국기원의 프로로 입단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지방이긴 하나 수준이 낮다고 할 수 없어 프로 9단도 세 사람이나 배출했습니다. 탄샤오 7단 아시죠? 길림성 출신 기사랍니다. 마작은 인구가 가장 많긴 하지만 오락용으로 다들 즐기는 데 비해 바둑은 전문학원이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 경제적인 면에선 단연 1위입니다.” - 길림성에서 주최하는 바둑대회는 많나요? “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바둑대회는 기왕배를 비롯해 연간 15~16회 됩니다. 길림성 산하의 시와 현 단위로 여는 대회는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 중국바둑이 근래 한국바둑을 압도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바둑실력은 곧 중국의 바둑열기를 입증하는 것이랄 수 있는데, 그 배경에는 중국 당국의 전 국가적인 지원정책과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현지에서 직접 정책을 펴시고 체감하고 계신 분으로서 길림성뿐 아니라 중국 전반의 바둑 현황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주로 김광재 원장이 설명) “한국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중국은 바둑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에 상당한 상처를 받은 거 같습니다. 해서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되찾자,는 구호아래 되찾는 그날까지 정치적, 문화적 지원을 아낌없이 지원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33개 성시(省市) 체육국 산하에서 바둑을 적극 배양하고 있고 체육국 산하의 지원금도 엄청납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정책적으로 적극 장려하고 있지요. 성 대회에서 1등을 하면 청화대 입학 가산점을 10%나 주며 심지어 입학 점수 720점 만점에 100점을 주는 곳도 있답니다. 고등학교 입학사정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22개 성 가운데 16 곳이 특혜를 줍니다. 길림성도 그 중 한곳입니다. 은행이나 공공기관 같은 곳에서의 인재를 뽑는 스카우트 조건 1순위가 축구, 2순위가 바둑이랍니다. 바둑을 이렇게 적극 배양하는 체육국을 뒷받침하는 후견조직이 막강한 청년공산당이고, 이는 곧 중앙정부의 정책이자 의지인데, 수치의 정확도에는 자신할 수 없습니다만 중국은 A급 기사 29명에게 우리나라 돈 340만원(중국돈 1만7000원)의 종신연금을 지급하고 있고, 비슷한 숫자의 B급 기사에게는 160만원의 연금을, C급 기사 60여 명에게는 훈련비 명목으로 중국돈 3000원(한국돈 약 60만원)을 매달 지급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프로입단대회부터가 치열하기 그지없지요. 전년도 시드를 받은 20명 외에 매년 80명을 전국에서 선발하는데 여기에 참가하려면 보증금을 중국돈 1200원, 우리돈으로 한 24만원 정도 걸어야 합니다. 선발전에 나와서 지정한 세 판을 이기지 못하면 보증금은 환불받지 못하지요. 나올 사람만 나오라는 얘기지요. 그런데도 매년 선발전에만 400~500명씩 출전합니다. 여기서 선발한 80명과 시드 20명이 경쟁을 벌여 16등까지 프로로 뽑습니다. 등수에 못들어도 나이가 어려 성장 가능성이 높거나 여성의 경우 별도의 기준으로 신축성 있게 인원수를 운용하긴 하지만요. 가뜩이나 인구수에서도 안되는데 이런저런 상황을 헤아리면 한국바둑이 점차 중국에 밀리는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심지어 남명이나 광주 같은 경우는 인접한 동남아시아에서 자기들이 여는 바둑대회에 참가할 경우 차비만 자비로 오면 숙식을 후원해주기도 합니다. 그 정도로 바둑은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 중국 중심으로 널리 전파해야할 종목이란 자부심이 강한 거지요.” - 마지막으로, 전 국가적인 지원 외에 길림성원장님께서 더 생각하시는 중국바둑 붐의 원인이 있을까요? “한국과의 경쟁심리가 많이 작용하기에 더욱 불이 붙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한국은 우리를 긴장하게 하는 훌륭한 경쟁국이자 바둑발전을 함께 도모할 친구국가입니다. 중국은 광저우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학생 바둑인구가 확 늘었습니다.”  ▲ 개막식에서 이재윤 (사)대한바둑협회 부회장과 반갑게 악수를 하며 기념촬영. 계속해서 김광재 원장에게 연길시를 축으로 하는 연변주의 바둑 실태에 대해 들어보았다. - 한국인이 중국으로 건너가 바둑학원을 운영하는 건 매우 드문 경우인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요? “이렇게 중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지 상상조차 못했던 일입니다. 본시 포항에 살던 사람인데 2001년에 백두산에 놀러왔다가 1850미터 장백폭포 바로 앞에 식당을 내게 되었지요. 장사도 잘 되었습니다. 그런데 2004년부터 중국인이 아니면 백두산에서 장사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문이 나돌았고 그때부터 부분 철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뉴스를 접해서 아시겠지만 실제 그렇게 되었고요. 그때 연길시에 바둑학원을 냈습니다. 2005년이었지요. 우선 제가 한족 말이 안 통했지만 바둑은 수담이라니 생계가 가능할 듯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의 바둑교육시스템이 훨씬 앞선 때였고요. 이 부분은 포항의 이성호 바둑교실 원장이 많이 도와줬습니다. 한 8년 시행착오를 거치니 이제야 자릴 잡았습니다. 올 7월에는 이관철 사범님을 제 바둑학원으로 모셨고요.” - 학생 수는 얼마나 되나요? 실례가 안된다면 수입 수준도 좀 공개해주시죠? “90명 정도 됩니다. 시간당 그쪽 돈으로 20원씩 받습니다. 우리돈으로 4000원 정도지요. 한번에 2시간씩 가르치니까 한 학생이 한 달 20일을 공부하면 우리돈으로 한 16만원 남짓 됩니다.”  - 예상외로 우리나라 바둑학원비보다 세군요. 연길시면 중국의 북방 지방인데 아무래도 대도시보다 사는 정도가 떨어질 텐데, 그런데도 배우려는 학생이 많나 보네요?“그곳의 바둑교육 기본방향은 프로지망이 아닙니다. 지력계발, 즉 두뇌계발에 중점을 둡니다. 그러다 보니 5~6세의 어린아이들이 많습니다. 이 가운데 대회에서 성적이 뛰어난 10~20%만이 훈련반에 들어가고요. 이관철 사범님은 훈련반 지도교사지요. 연길시는 중국에서 131번째 도시에 머무르고 있어도 소비구조로는 중국 10대 도시에 속할 정도로 경제 여건이 좋다고 하면 의아심이 풀릴 겁니다. 길림성의 바둑발전 속도는 굉장히 빨라서 미처 저희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지요. 2005년에는 2000명도 채 되지 않던 바둑학생 수가 지금은 1만7000명에 달할 만큼 폭발적입니다. 길림성기원에서는 1월에 급수단급대회를 치르고 7월에 연령별대회를 실시합니다. 올 1월 급수단급대회에서 집계된 학생 수가 정확하게 1만6500명이니 실제 그 이상의 아이들이 바둑을 배우고 있다 봐야겠지요. 한번 대회를 치를 때 한 교실에서 참가하는 학생 수만 500명 이상인 곳이 적지 않습니다. 2007년에 길림성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제가 상해에서 열린 응씨배 청소년바둑대회 12세와 16세 국가대표선발전에 4명의 아이를 데리고 나간 게 처음이었을 정도니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이지요. 중국의 바둑교육 현황을 궁금해 하시니 참고로 들려드립니다만, 저희 길림성 얘기는 아니지만, 상해 근방에 위치한 남경 아시죠? 여긴 대도시죠. 그곳 체육국과 연계해 폐교를 빌려 가르치고 있는 한 바둑교실에서 배우고 있는 학생 수가 얼만지 아십니까? 놀라지 마십시오. 1만8000명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중국에 이러한 곳이 몇 군데 된다고 하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심지어 베트남과 가까운 광서 자치구인 남영은 연길시와 규모가 비슷한 지방도시인데 그곳도 8000명 규모의 바둑교실이 있다고 하니, 중국바둑의 저변과 저력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 이상입니다.” - 원장님은 이 대회 5년 내내 연길의 천재바둑교실 학생과 부모님을 이끌고 참가하셨더군요. 올해도 8명의 아이와 부모 6명과 동행했습니다. 비용도 만만치 않을 텐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요? “조선족이 대다수인 연길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메이킹이 필요하단 생각과 아이들의 실력향상을 위해 고심하던 차 2009년 이 대회가 생겨 그때부터 오게 됐지요. 2008년부터 2010까지 유창혁도장에 2명, 양재호도장에 1명 유학 보내기도 했습니다. 중국속담에 ‘앉아있는 공명보다 돌아다니는 머저리가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에 한번 오려면 100만원에서 150만원의 경비가 드는데 실력이 안되서 못 가겠다는 가정은 있어도 형편이 안되서 못가겠다는 가정은 거의 없습니다. 연길시의 경제수준도 우리 생각 이상 높답니다. 중국의 경제발전이 이룬 성과지요.”  ▲ 천재바둑교실 학생의 바둑을 지켜보고 있는 김광재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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