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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했던 유창혁과 이기섭의 한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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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에 누가 올라갈 것이냐도 중요한 문제였지만, 73세 최고령에 지명도도 낮은 이기섭 8단이 화려한 명성을 지닌 유창혁 9단과 어떤 대국을 펼칠 것인가도 궁금한 대목이었다. 유창혁은 젊은 시절 세계대회 그랜드슬램(후지쓰배·응씨배·LG배·삼성화재배·춘란배에서 우승)을 달성한 바 있고 시니어가 되어서도 신안국제시니어바둑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바 있을 정도이지만 그에 비하자면 이기섭은 한차례의 우승 기록도 없다. 대주배에선 8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한데 예상 밖으로 중반까지 두 사람의 형세는 팽팽했다. 우변에선 이기섭이 우세해질 기회까지 맞이했다. 하지만 놓쳤고, 이어진 중앙 몸싸움에서 기량 차이가 드러났다. 단박에 승부가 났다.  ▲ K바둑에서 대주배 해설을 맡고 있는 양상국 9단(오른쪽)과 캐스터 하호정 4단.
 ▲ 유창혁.
 ▲ 이기섭.
7일 성남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펼친 제10기 대주배 남녀프로시니어최강자전 8강에서 유창혁이 이기섭에게 153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했다. 유창혁은 “대주배에서 우승해 본 적이 없다. 이번에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유창혁은 8기 대회 때 준우승을 한 바 있다. 반대편에선 전기 챔프 김혜민 9단이 강다정 3단을 꺾고 4강에 올라(267수 백7집반승) 유창혁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상대전적에선 유창혁이 5승1패로 앞선다. 김혜민은 “초반에 좌변에서 우왕좌왕하면서 이상했다. 계속 비관하고 있었는데, 우변에서 횡재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4강 상대 유창혁에 대해선 “판맛을 못봤다. 항상 까다로운 상대다. 하지만 이번에는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8강전은 두판 더 남았다. 이민준-이상훈, 권효진(여)-이성재 대결이다. 상대전적은 1승1패, 1승5패다. 이 대국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국기원이 주최 · 주관하고 TM마린이 후원하는 제10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최강자전 우승 상금은 15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500만 원이다. 본선 생각시간으로는 각자 15분에 40초 초읽기 3회를 준다. K바둑이 생방송하고 사이버오로가 오로대국실에서 수순중계한다.  ▲ 2020년 4월 조혜연 9단 이후 여자기사가 대주배 우승을 차지하기론 두번째였다. 전기 챔피언 김혜민.
 ▲ 김혜민(승)-강다정.
 [그림1] 유창혁의 흑1은 이기섭에게 기회를 줄 뻔한 수. 흑1 대신 어떻게든 선수를 잡고 우변 백진을 깼어야 하는 흐름.
 [그림2] 이기섭은 기회를 놓치고 만다. 백3까지 좌변을 돌봤는데, 3으로는 우변을 향했어야 했다고 한다.
 [그림3] 인공지능의 추천은 백1이다. 우변을 고스란히 백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림4] 흑1, 3에는 백4까지.
 [그림5] 흑1, 3으로 움직일 수는 있는데 8까지, 백이 흑세모를 잡게되므로 흑은 빠져나온 의미가 없어진다.
 [그림6] 실전진행이다. 흑1에서 9까지 유창혁이 우변을 선착하면서 국면은 팽팽해졌다.
 [그림7] 이어서 유창혁은 8까지 중앙전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승세를 탔다.
 [그림8] 이후 8까지, 중앙을 흑이 장악하면서 유창혁이 승기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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