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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훈현(왼쪽)-이창호 사제. 전성기를 지난 사제의 대결이었지만 결코 밋밋하지 않았다. 숨가쁜 전투가 내내 지속됐고 수마다 지략이 넘쳤다. |
바둑 세상에서 으뜸이었던 스승과 제자가 오랜만에 만나 바다의 땅 통영에서 대결했다. 고희가 가까워오는 스승이 불혹을 넘긴 제자에게 가을 찬 서리 같은 공격을 펼쳐서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피니시라인을 앞두고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제자가 즉각 반격에 나선 뒤 역전에 성공하면서 곡절 많던 반상의 스토리가 마무리됐다.
경남 통영에서도 아름답기로 잘 알려진 도남관광단지의 통영국제음악당에 마련된 대국장에서 15일, 조훈현(68) 9단과 이창호(46) 9단이 ‘통영 도남광광단지 조훈현vs이창호 레전드매치’를 벌여 이창호가 175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했다. 사제의 313번째 반상 대결이었는데 제자 이창호가 194승119패를 기록했다.
국후 조훈현은 “포석도, 중반도 괜찮았는데 역시 초읽기에 몰리니까…요새 하도 바둑을 안 두어서 실전이 약해졌다. 종반까지 간 것도 다행.”이라고 국후감상을 얘기했다. 이창호는 “즐겁게 두었는데 내용적으로는 좀 안 좋았다.”며 웃었다.
통영시가 주최하고 한국기원과 통영시바둑협회 주관, K바둑이 주관방송을 진행한 ‘통영 도남관광단지 조훈현vs이창호 레전드 매치’는 K바둑이 생방송하고 사이버오로가 수순중계했다.
▲ 조훈현은 “평생을 바둑 승부로 살아와서 앞으로는 내 시간을 좀 갖고 싶다. 요즘은 손주와 노는 게 낙이다.”라는 이야기도 했다.
▲ ‘남은 바둑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란 물음에 이창호는 “바둑 두는 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아직은 열심히 둬 보려고 하고 있다. 그 다음은 나중에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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