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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의 압박을 감춰둔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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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나들이]는 바둑 인공지능(카타고, 릴라제로, 미니고, 엘프오픈고 등)을 활용해 대국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AI가 모든 국면의 정답을 알 수는 없습니다. 반상에서 나타나는 경우의 수가 우주의 별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I의 수준은 사람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AI가 제공하는 참고도의 수준은 아주 높아서 전 세계 어떤 정상급 프로기사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만 AI의 바둑 분석을 살피는 작업은 사람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게 할 수 있으며, 고수의 의견을 듣는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AI나들이]에서 다루는 내용은 프로기사의 의견을 참조하고 있으며, 10만~100만 사이의 비지트(visit)로 충분한 연산을 거쳐 제시한 참고도를 보여줍니다. '균형' 바둑에서 '저돌' 바둑으로 바뀐 오유진 9단과 한국여자바둑 1위 최정 9단의 여자기성전 결승 대결이 흥미롭습니다. 결승1국을 놓고 AI에게 물어보았습니다. ▲ 제5기 한국제지 여자기성전 결승3번기 1국
●최정 9단 ○오유진 9단 206수 백불계승  ▲ [그림1] 흑을 든 최정은 하변을 공격할 기회를 맞이했다. 흑1처럼 날일자 정도로 씌우면 시원해 보이는데 실전에서 최정의 선택은 이곳이 아닌 A였다. 왜 망설였을까.
 ▲ [그림2] AI에게 물어보니 AI 역시 흑1을 썩 내켜하지 않았다. 백이 2로 건너붙여서 이하 5까지 진행시키고 나서 6으로 붙여서 살면 중앙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으흠~ 최정의 고민과 일치할 것 같다.
 ▲ [그림3] 흑으로선 흑1처럼 두는 게 조금 낫긴 하지만 백6까지 되고 나면 앞 그림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 [그림4] 그래서 AI에게 어디를 추천하느냐고 물었더니 흑1이 유력하다며 제안한다. 날일자가 아니라 마늘모다. 백2로 붙일 때 안 끊고 흑3으로 공격하겠다는 심산이다.하변을 선공한다는 뜻엔 동의하지만 공격 방식은 다르게 한다.
탈출하려고 하는 상대를 굳이 막지 않고 쫓으면서 이득을 취한다.  ▲ [그림5] 단순히 백1로 연결한다면 흑2, 4로 리듬이 나온다. 흑은 만족할 것이다.
 ▲ [그림6] 백2, 4처럼 고개를 내밀 수는 있는데 달아나는 형태가 아주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흑A의 수단이 있다.
 ▲ [그림7] 공격은 계속된다.
 ▲ [그림8] 백이 1로 하변에서 살자고 하면 흔쾌히 살게 해주고 흑2로 우변을 향하면 흑이 우세하다.
 ▲ [그림9] 중반 말미 바둑은 복잡해졌다. 현재 가운데의 흑은 살아 있지 않다. 흑1로 집 욕심을 낸다든지 하면 목숨이 위태롭다.
 ▲ [그림10] 백은 1로 즉각 차단하고 나설 것이고 이하 5까지 흑은 살 길이 없다.
 ▲ [그림11] 그리하여 실전에서 최정은 흑1로 보강을 했는데 이 수 탓에 급격히 불리해지고 말았다. 흑1은 추후의 공격도 엿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오유진의 영리한 플레이에 막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백은 얼른 2~8까지 상변과 우변에서 득을 보았고 9의 차단에는 10으로 받아 깔끔하게 살았다. 이로써 최정으로선 추격이 어렵게 되었다.  ▲ [그림12] AI는 애초에 끊는 것 대신 흑1로 한칸 뛰어 두는 수가 좋았다고 제안했다. 이랬으면 가운데 백을 좀 더 압박할 수 있어 팽팽한 바둑이었을 것이다.
 ▲ [그림13] 이후 백이 5까지 사는 사이 흑은 6까지 진행한다. 실전과는 차이가 크다.
 ▲ [그림14] 백1의 차단을 먼저 해도 흑2로 미는 게 힘차다. 백이 5까지 상변을 가져가면 6으로 뻗은 뒤 백이 11까지 살기를 기다려 흑이 12로 실속을 차리는 진행을 예상할 수 있다. 이랬으면 오유진(백)이 약간 앞서는 국면이긴 해도 아직 완전히 기운 바둑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게 AI의 판단이다.
 관련기사 ○● ‘저돌 유진’, 힘으로 최정 제압하고 결승 선승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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