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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청양협회장 "제2의 김지명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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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은 대개 과거엔 비옥한 땅이었던 경우가 많다고 한다. 청양 바둑이 그렇다. 현재는 기원은 물론 바둑교실, 바둑학원 등을 청양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나 재야바둑사학자 이청 씨는 1930년대 '청양8기'로 일컫는 남철우, 남필우, 윤원상, 윤항태, 박두빈, 박순빈, 이경재, 이계원 씨까지 청양 출신 8명의 바둑고수가 활약하는 등 청양이 본디 바둑실력으로 알아주는 고장이었을을 밝혀냈다. 이런 내력이 살아있어서였을까. 2015년, 청양이 프로를 배출했다. 영재바둑대회를 통과한 김지명(15)은 7살 때 ‘기원’에서 바둑을 배우기 시작해다고 밝히는데, 여기서 기원은 편하게 부르는 말이고 실은 청양군바둑협회를 말한다. 협회는 건물에 바둑을 배울 수 있도록 시설을 마련해 놓고 군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해놨다. 엄마와 함께 빼꼼 이곳을 들여다 보았다가 단수부터 배운 김지명은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입단까지 해냈다. 청양군바둑협회 이진우 회장과 회원들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 프로기사 김지명이 바둑을 배웠던 청양군바둑협회 건물. 이진우 회장은 이제 ‘제2의 김지명’을 꿈꾼다. 그리고 청양이 청양고추의 대명사로 불리는 걸 넘어서 바둑의 고장으로 불리길 고대한다. 그리고 노력 끝에 제28기 충남도지사배를 전국 규모로 키워 청양에 유치했다. 대회기 시작된 7월9일 청양군바둑협회 건물에서 이진우 회장을 만났다.  ▲ 청양에서 유치한 전규규모의 아마추어 대회 제28기 충남도지사배 개막식에서 이진우 청양군바둑협회장이 행사의 시작을 선포하고 있다.  ▲ 청양이 유치한 제28회 충남도지배사배 전국바둑대회에 선수, 관계자, 응원단을 포함해 1,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 불모지에서 싹의 티우는 건 힘든 일이다. 협회를 이끌기 시작할 땐 굳은 의지가 필요했을 것 같다. - “사실 예전 청양에는 바둑고수들이 꽤 있었는데 명맥이 끊어졌다. 1979년에 바둑인들 사이에 모임을 결성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서로의 돈을 모아 100만원을 전세자금으로 대출을 받아 장소를 마련했다. 그게 청양군바둑협회의 시초였다. 내가 15년째 회장으로서 장기집권(?)을 하고 있다. 빨리 그만두고 싶은데 회원들이 반대한다. ^^ 청양에 기원은 물론 바둑교실·바둑도장 같은 게 없지만 그러다 보니 오히려 회원들 간에 끈끈함이 있어서 무슨 일이 있으면 똘똘 뭉친다. 우리 협회 운영을 충남 내 다른 시군협회 회장들이 벤치마킹하러 올 정도다.”  ▲ 충남도지사배 바둑대회 경기장에서 이진우 청양군바둑협회장이 학생들의 대국을 보고 있다. - 회원들 기력은 어떤 정도인가? “나는 5단이며, 평균 3~4급 정도 된다.” - 김지명 초단이 어떻게 발굴됐는지 궁금하다. “코흘리개 시절 7살 때 모친과 함께 바둑협회를 찾아왔다. 바둑판을 둘 수 있는 환경이 돼 있는 것을이 알았던 것 같다. 단수부터 시작해, 내가 가르치다가 총무가 가르치다가 했다. 한두달 지나니 실력이 느는 속도가 남달랐다. 바둑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우리 협회 건물은 주말에도 문을 닫지 않는다. 언제든 김지명 군이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료, 지도료 한 푼 받지 않았다. 나중에 김지명 군이 프로수업을 받게 하라고 모친에게 설득했다. 김지명 군은 엄마와 절대 떨어지지 않는 아이였지만 막상 도장생활을 시작하자 어머니가 보고 싶다고 보채지 않았다. 한바연 6조 시절에 서울로 갔고 연구생 4조 때 프로가 됐다. 김항 바둑도장과 충암바둑도장을 거쳤다. 우리 바둑협회회원들이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축하연도 크게 열었다. 김지명 군이 가정 형편이 넉넉한 편은 아니었다. 우리 회원들은 물론이고 여러 곳에서 김지명 군을 후원해 왔다. 지역사회의 관심이 프로를 길러낸 케이스여서 무척 자랑스럽다.” - 청양이 충남도지사배를 전국 규모로 키워 유치했다. 전국에서 온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청양에서 대국하기는 처음이라는 사람이 많다. “청양은 충남권 대회를 2번 유치한 적이 있지만 전국 규모의 대회는 처음이다. 제2의 김지명 프로가 나타나길 바라서 청양군에 제안했다. 바둑을 잘 아시는 이석화 군수님께서 대회가 성공적으로 만들어지는 데 힘써 주셨다. 이번 대회에는 청양초등학교 학생들도 출전했다. 그동안은 대회에 내보낼 정도의 실력을 지닌 학생이 없었는데 이번에 대국 내용을 옆에서 지켜봤더니 훌륭했다.”  ▲ 이진우 청양군바둑협회장의 꿈은 작은 고장 청양이 바둑이 융성한 곳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 김지명 프로가 입단에 성공한 당시 어떤 얘기를 했나? “감사하다는 말 외에 특별한 표현을 하지 않다. 김지명 군 모친께서는 김지명 군이 “타이틀을 따면 가장 먼저 청양바둑협회에 드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 앞으로 계획은? “이번엔 충남도지사배를 유치하는 형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전국 규모로, 별개의 독자적인 대회를 열고자 한다. 대회명은 ‘청양고추배’ 또는 ‘칠갑산배’ 등을 생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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