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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연령층을 낮추는 게 보급의 길...변화해야"
한국기원 바둑TV 개국을 진두지휘한 김수오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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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바둑TV를 봅니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누구랄 것도 없이, 특히 나이 지긋한 바둑애호가들일수록, 이구동성으로 듣는 말이다. 예전엔 바둑애호가를 자처하는 기준 잣대가 ‘월간바둑 구독’이었는데 언젠가부터 ‘바둑TV 시청’으로 바뀌었다. 활자의 위력은 날로 줄어들고 영상의 힘이 막대해진 시대다. 인터넷 플랫폼(Platform)을 앞세운 다양한 멀티미디어 세상이 도래하고 있지만 영상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우리나라에 세계최초로 바둑전문 케이블방송이 선을 보인 지 20년, 바둑TV가 이룬 공功은(물론 과過도 있다) 막대하다.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1995년 12월1일 바둑TV가 본방송에 들어갔을 때 기자는 ‘닐 암스트롱이 우주에 첫발을 내딛은 사건’에 비유했다. 바둑문화의 패턴을 뒤바꿀만한 새 이정표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영은 현실적인 문제였다. 김영삼정부 때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기대했던 케이블방송의 실상은 메추리알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기원이 중심이 되어 초기 47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한 바둑TV는 몇년 못가 자본금 잠식상태에 빠졌고 이를 탈피하기 위해 몇 차례의 자본금 증식을 거치는 과정에서 한국기원은 대주주의 지위를 대기업에 넘겨야했다. 이것이 바둑TV 경영권이 동양오리온 → CJ E&M으로 이어지게 된 속사정이다. 대기업이 운전대를 잡으면서 경영수지가 점차 개선됐다. 방송기술적인 발전도 눈에 띄었다. 영상매체의 장점을 살려 주목할만한 이벤트와 방송기전을 줄줄이 선보였다. 흑자로 전환된 지 여러 해 되었지만 초기 자본금 잠식이 워낙 심했던지라 이를 충당하는 데 주력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마찰이 생겼다. 주식회사의 목적은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것이고 한국기원 같은 법인의 본분은 바둑문화 발전과 보급에 있다. 바둑으로 번 이윤은 바둑발전을 위해 우선 피드백되어야 마땅하다는 시각과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사기업의 처지가 같을 순 없었을 터이다. 한국기원은 바둑TV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이에 따른 의무와 역할에 충실하지 않다는 불만이 컸고 급기야 별도의 채널을 만들어 직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불거진 논란이다. 시각과 처지에 따라 생각과 입장, 주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바둑TV를 운영하던 CJ E&M 또한 할말이 많았겠으나 물밑협상을 거쳐 올해부터 채널을 한국기원에 완전히 넘기겠다는 결정을 했다. 기존 위성채널인 K바둑까지 3개의 바둑방송이 병행할만한 바둑시장이냐에 대해 우려하던 바둑팬들에게 바둑TV의 바통터치는 다행스런 일이었다. 한국기원이 방송에 직접 뛰어드는 명분으로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중계 위주의 방송에서 벗어나 좀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바둑보급에 앞장 서겠다’고 천명했기에 거는 기대도 크다. 1995년 12월1일~2015년 12월31일까지 지난 20년의 바둑TV 행마를 1기라고 한다면, 2016년 1월1일부터 2기 역사가 시작되었다. 1기가 탄생과 생존을 위한 자리잡기에 주력한 시기였다면 2기는 어떠해야할까? 자연 지휘봉을 잡은 이에게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같은 오케스트라도 지휘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잖은가. 2기 바둑TV 제작을 총괄하는 한국기원 바둑채널사업단 김수오(50) 한국기원 방송사업본부 본부장은 바둑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뉴페이스다. 화려한 조명은 무대 위의 배우들이 받지만 그러기까지 어둑한 무대 뒤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스태프의 노고에 눈길을 주는 사람 몇 있을까. 올 한해 기대를 하는, 기대를 걸어야 하는 바둑계 인물로 김수오 본부장을 상위에 꼽는 까닭은 최일선에서 2기 바둑TV의 포석을 짜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새로 시작하는 바둑TV의 색깔과 행마가 이 사람이 펼치는 포석에 따라 가늠될 것이기에, 당연히 1기 바둑TV와의 차별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 "새로 시작하는 바둑TV는 전반적으로 젊고 생동감 있고 스포츠다운 활기와 역동적인 분위기가 살아나게 만들려고 한다. 특히 현장감을 살려달라는 시청자들의 요구에 귀기울이고 있다. 젊은층에게 바둑을 보급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꾀할 참이다."  ▲ 지난해 12월30일 한국기원에서 바둑계 관계자들만 단출하게 모여 2기 바둑TV 출범을 고하는 고사를 지냈다.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가 무운과 무궁한 발전을 발원하는 모습. 바둑TV는 단순한 방송매체가 아니다 매체파워가 가장 큰 바둑언론인 만큼 역할과 책임 생각해야 - 안녕하세요. 한국기원이 바둑TV를 직영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해 9월 첫 출근한 것으로 압니다. 사전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손수 미래창조과학부에 채널등록 하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들었구요. 바둑팬은 물론 바둑계에서도 김수오 본부장에 대해 아는 이는 거의 없을 겁니다. 어떤 분야를 거쳐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에 현대그룹 계열사인 금강기획에 몸을 담았을 때 현대방송을 론칭하면서 방송쪽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도 분야만 빠진, 요즘으로 치면 tvn과 같은 방송이었는데요, 95년 5월 22개인가 23개인가 채널로 케이블방송이 출발하던 때였지요. 바둑TV는 아마 그 해 11월 시험방송에 들어갔다가 12월 개국했을 겁니다. 그러다가 99년 현대방송이 매각되기 직전 한 2년간 골프 프로그램을 만들 기회가 있었지요. 당시 골프 좀 친다는 팀장이 골프를 전혀 모르는 피디인 제게 제작을 맡기는 통에 시작하게 된 건데, 하여간 이 인연으로 벤처열풍 끝물에 골프 전문사이트도 창업했다가 2005년 J골프 개국 론칭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J골프의 온라인 사업법인이자 골프 종합포털인 J골프아이닷컴(www.jgolfi.com)까지 만들어 대표를 지냈고, 한국기원이 만드는 바둑TV에 오게 되었습니다.” - 중앙일보 그룹에서 골프채널의 뼈대를 세우고 론칭한 데 이어 닷컴까지 만들어 운영까지 하다가 오셨군요. 저도 바둑잡지 창간을 몇 번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만 어디 방송 ‘개국’의 고된 일에 비하겠습니까. 그간 방송 론칭도 하셨고 닷컴도 만들어 운영하셨으니 이만한 적임자가 없는 듯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난해 하반기에 한국기원이 채널사업에 뛰어들겠다 선포하고 기존 바둑TV와 협상이 길어지면서 제가 보기에도 준비기간이 턱없이 부족했어요. 11월에야 독립된 사무실 공간을 확보하고 인원을 세팅하면서 실제 12월 한달 정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은 셈인데, 차라리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건 비교대상이나 없지 이건 기존 바둑TV와 비교가 될 테니 엄청 부담스러웠을 텐데요. 보니까 아직 한국기원 지하 스튜디오 공사가 진행 중이던데... “하하. 그래도 맨땅에 헤딩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JTBC에서 시설과 방송장비 세팅을 지원해 주었고 사이버오로에서 정말 그 짧은 기간에 홈페이지와 모바일로 시청할 수 있는 앱을 제작해 주어서 다 가능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거듭 감사드립니다. 방송인력은 아직도 세팅 중입니다. 그렇다 보니 일인이역을 해야하지만 다들 의욕에 차 일하고 있습니다. 시청자, 바둑팬 여러분들의 응원이 큰힘이 될 것입니다.” - 그래도 예전 경험 있었으니 가능한 일이었겠지요. J골프 방송을 준비할 땐 그룹 내에 큐채널이라는 방송조직이 있어 든든한 지원군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워밍업을 전혀 하지 못한 채 냅다 달린 격이고 더군다나 한국기원에 방송을 뒷받침할만한 조직이나 인력이 전무한 상태서 진행하지 않았습니까. 하필이면 초미의 관심이 쏠린 몽백합배 결승5번기가 연말연시에 걸쳐 열렸고 이때가 기존 바둑TV와 제작, 송출을 이양하기로 약속한 시기다 보니 결승1, 2국 생중계를 놓쳤는데, 이 바람에 원성을 많이 샀지요. 출발부터 아찔하셨을 텐데요? 하하. “이 점은 사실 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기존 바둑TV와의 계약이 12월31일까지로 돼 있었습니다. 1월1일부터 우리가 책임지게 돼 있었지요. 그렇지만 몽백합배가 워낙 큰 경기이고 한국기원 부총재께서 어떻게 (중계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해서 CJ 바둑TV 쪽에 생중계를 부탁했는데 이미 제작진이 뿔뿔이 흩어진 상태여서 불가능했습니다. 어쨌든 바둑팬들께 폐를 끼쳤습니다.”  ▲ 한국기원 바둑TV가 첫 중계한 국내기전은 1월1일 벌어진 제17기 맥심커피배 본선24강 개막전(이영구 9단-조혜연 9단)이었으며(사진 위), 첫 세계대회 중계는 1월2일 중국 루가오 진두진딩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제2회 몽백합배 결승2국(이세돌 9단-커제 9단)이었다. 몽백합배 결승중계는 전 국민적인 관심이 쏠려 시청률 '대박'이 났다. 4일 결승4국의 시청률은 케이블TV 전체순위에서 16위를 기록했다고. 바둑TV 주 시청자의 연령대를 낮춰야 하는 이유 - 시작단계이긴 합니다만 바통터치를 한 뒤 일단 연착륙은 한 듯 보입니다. 물론 앞으로가 더 중요하겠지요. 일부에서는 여전히 “한국기원이 잘 하고 있는 바둑TV를 가져올 필요가 있었느냐?”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2기 바둑TV 운영을 책임진 본부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바둑방송을 총괄하지만 전 아직까지는 바둑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방송인일 뿐이지...그렇지만 와서 보니 한국기원 총재께서 바둑계에 엄청난 선물을 주신 거 같습니다. 한국기원에 와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한국바둑이 위기라는 말이었습니다. 바둑인구가 정체현상을 넘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었죠. 뭔가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인 거죠. 바둑이 번창하기 위해서는 프로기전만 생긴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닐 겁니다. 프로가 열매라면 아마추어는 뿌리인데, 저변이 확장되어야만 프로가 활성되고 파이도 커진다는 건 누구라도 공감하는 바일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바둑TV 같은 매체의 역할과 활용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걸 공적단체인 한국기원이 직영하다는 건 폐해보다는 이점이 훨씬 많습니다. 이거에 공감하셔서 바둑TV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더 많이 가져주셔야 합니다.” - 향후 채널운용과 제작방향에 달린 문제겠지요. 공감을 끌어내려면 말입니다. 바둑TV는 현재 바둑계에서 매체파워가 가장 셉니다. 마침 역할과 활용을 말씀하셨는데, 어떤 점에 집중하고 달라져야 할까요? 새롭게, 어쩌면 시급하게 눈을 돌려야할 부분도 있을 텐데요. “현재 등록된 채널만 350개가 넘습니다. 이 가운데 바둑TV의 랭킹은 20위 안팎울 오갑니다. 시청률이 엄청 좋은 편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주 시청자의 연령대입니다. 60대 이상이 70~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령층을 낮춰야 합니다. 연령층을 왜 낮춰야하는가는 굳이 설명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 단순히 경영적인 측면에서 광고수주의 예를 하나 들어 설명해 보죠. 골프채널은 60위권을 왔다갔다 합니다. 시장이 다르긴 하지만 골프채널과 비교하자면 바둑TV의 광고수입은 월 5억은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액수를 밝히기가 뭐할 정도입니다. 광고주들은 50대 이상 시청자는 아예 안 봅니다. 설령 시청률이 아무리 좋아져도 이러면 생명보험 같은 광고단가는 올라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 광고가 다른 스포츠나 예능 방송처럼 넘쳐나긴 힘듭니다. 여성, 아이들, 젊은층이 다 보는 채널을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광고수주를 예로 들었습니다만, 연령대를 낮춰야 하는 건 바둑TV의 경영적 측면도 측면이지만 실은 바둑보급 차원에서 더 시급한 과제입니다. 장기전략 수립이 필요하고 절실한 때입니다. 향후 몇년간은 지난 5년간 0.001대...소수점 아래 영이 연속되는 젊은세대의 시청률을 몇년까지는 얼마로 올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에 어떤 변화를 주고 편성하느냐, 이런 목표설정을 해야 합니다. 당연히 바둑TV 혼자만으로는 힘들겠지요. 한국기원을 비롯한 관련 바둑단체의 정책지원과 지속적 행보가 병행되어야 그나마 결실을 기대할 수 있는 일입니다.” - 기존 사기업이 쥐고 왔던 바둑TV가 상업적 이윤을 도외시할 수 없는 구조이기에 이러한 생각이 있어도 쉬 할 수 없는 결정이었겠지요. 가령 시청률이 떨어지면 당장 수신료가 줄어드니까요. 한국기원 또한 경영권이 없으니 이래라 저래라 요구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고요. 홍석현 총재가 바둑TV를 한국기원에서 직접 운영해야겠다 결심한 배경에는 이런 맥락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는 한국기원 직영이 큰 이점이겠지요. 그렇다면 해볼만한 여건이 된 것인가요? 이제는 주주도 없고 주식도 없으니 이왕지사 이윤은 숫제 없는 셈치고 재투자해 젊은층을 넓히는 데 주력할 수 있지 않겠어요? 이게 총재의 뜻과 곧 한국기원이 직영하는 의의, 2기 바둑TV의 제작방향과 일치할 거 같은데요. 다만 한가지 염려스러운 건, 시청자 입장에선 이전 TV건 지금 TV건 어디가 잘 만들고 못 만들고를 따지기보다 재미를 따질 뿐, 이전보다 시청률에 덜 신경 쓸 순 있을지라도 현실적으로 시청률에 따른 수신료 배당을 무시할 순 없을 텐데요. 이전 TV에서도 왜 레슨(강좌)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았겠습니까? 적지 않은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도 시청률이 거의 제로대가 나오니 자연 투자대비를 따졌을 테고요. 시청률에 따라 PD의 고과를 매긴다면 누가 장기복용해야 효험을 내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겠습니까.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과연 뚝심 있게 지켜봐주고 밀어붙일 수 있을까요? “CJ E&M이 아니라 어느 기업이 운영했어도 기존의 바둑TV처럼 운영해 왔을 것입니다. 기존 바둑팬들이 관심을 갖는 프로기전과 이벤트성 기전, 수입이 되는 아마기전만, 그것도 중계 위주로 편성하는 건 안정적이면서도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되는 길입니다. 제작비도 적게 들고 제작도 비교적 쉬운 편이지요. 기업 운영논리로는 이것이 맞겠지만 바둑계로선 기회비용을 날리는 겁니다. 고생은 바둑계가 하고 있는데 결과가 어떻습니까? 10대, 20대, 30대까지도 바둑을 거의 모르네? 물론 바둑TV의 책임이라고 전가할 순 없습니다. 그렇지만 영향력이 큰 매체로서 누리는 만큼 의무도 있는 겁니다. 새로운 팬층을 발굴하고 확보하려는 노력, 이런 쪽에 신경 쓰지 않는 건 뿌리가 썪는 걸 방치하는 것과도 같겠지요. 한국기원이 운영하게 된 이상 수익성과 공익성의 균형을 적절히 맞출 수 있는 차원에서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추구해야겠지요. 시청률? 왜 중요하지 않고 어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게 안 나오면 수신료, 광고료 다 줄죠. 다들 레슨프로그램이 시청률 안 나온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요. 물론 기전중계와 레슨을 비교하면 기전중계 시청률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게 재방으로 가면 레슨이 더 나올 때가 많습니다. 하루 24시간 다 기전중계로 할 순 없잖아요. 보통 30% 본방송, 70% 재방송 비율로 가는데, 재방 비율을 줄이고서 레슨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건데 못할 이유가 없죠. 다만 제작비 부담은 커지겠지만 한국기원이 바둑인구 확대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편성입니다.”  ▲ 새로 만든 바둑TV 홈페이지. 레슨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이 이미지를 클릭하면 바둑TV 홈페이지를 바로 둘러볼 수 있다. 입문, 초중급자를 위한 레슨프로그램 늘려 방송 톤도 전반적으로 밝고 젊게 갈 생각 - 그럼 그 전엔 왜 레슨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인식이 지배했을까요? “그 전엔 기전 생중계 중심으로만 편성을 운용하다 보니 그랬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레슨프로그램이 적극적으로 편성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고 결국 구색갖추기로 전락한 경향이 있죠. 1월1일부터 새로 기획한 바둑TV 편성표를 보시면 매일 고정적으로 레슨프로그램을 하나씩 배치해 한주간 띠를 이루도록 신경썼습니다. 띠편성이죠. 프로기전은 정해진 기전을 확대하고 편성을 좀더 늘려야겠습니다만(확대해도 편성시간은 많습니다. 재방률을 줄이면 되니까), 일단은 아마추어 바둑을 확대하고 새로운 변화를 주려고 신경 쓰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시청률을 의식해 고급자 위주로 간 경향이 있는데 비기너, 입문자는 물론 초중급자용 프로도 적절히, 단계적으로 배치할 생각입니다. 종합 바둑전문채널이면서도 뉴스 한줄 보도되지 않는 방송이라는 딱지가 붙었었는데 매주 화요일 한주간 뉴스를 정리하는 바둑매거진을 우선 시작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올드하고 그런 거보다 젊고 생동감 있는, 스포츠다운 활기와 역동성이 묻어나는 방송 분위기로 가려고 합니다.” - 다른 방송에 비해 바둑은 정적이기에 아무래도 방송을 이끄는 진행자와 해설자가 시청률에 제법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바둑계는 진행자와 해설자를 제작PD보다 스폰서나 외부 실력자의 요구에 의해 결정되는 사례가 마치 관행처럼 허용되는 듯합니다. 여담입니다만,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성공비결 중 하나로 절묘한 배역 캐스팅을 꼽더군요. 유무명세를 가리지 않고 순전히 오디션을 통해 선정했기에 캐릭터에 딱맞는 열연이 가능했다는 겁니다. 앞서 말씀하신 변화에는 당연히 진행, 해설에 관한 부분도 포함되었을 텐데요? “저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정적인 부분을 말씀하셨는데, 사실 바둑방송에서 이 부분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부분입니다. 골프는 타이거우즈가 레슨을 해도 이해를 하고 공감해요. 비기너도 스윙에 와아 열광해요. 하지만 바둑은 모르면, 또 아마초단을 둬도 저게 뭔 수인지 해설자가 제대로 풀어주지 않으면 몰입이 안돼죠. 이런 점에서 새로운 시청자를 유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앞서 강조한 것이고요, 또 설령 바둑을 안다 해도 화면으로 보는 대국자와 바둑판은 거의 고정입니다. 스포츠와 같은 움직임을 기대할 수 없지요. 이러한 그림이 최소 한 시간 이상 지속되는 게 바둑방송입니다. 이럴 때 진행자와 해설자의 존재감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재미있게, 흡입력 있게, 생동감 있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느냐, 몽백합배 결승도 재미있게 전달 못하면 졸리는 거고 아무리 이름 없는 아마추어들 대국도 귀에 쏙쏙 들어오게 진행하면 몰입하는 겁니다. 바둑방송에서 진행자와 해설자는 많아야 더블캐스팅(2명)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드라마보다 캐스팅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경쟁해야 발전하는 법인데 스폰서나 외부서 선택하는 경향이 있고 이러한 우산 아래 변화 없이 철옹성을 치고 가다보니까 자기개발이 지체된 게 아닌가 합니다. 바둑TV 20년 기간을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방송이 살아야 스폰서가 늘어나고 바둑팬도 확충할 수 있습니다. 사소하다 생각하실지 몰라도 이런 전반적인 것들이 빨리 변화돼서 시청자에게 다가서는 게 시장을 확대하는 길입니다.”  ▲ 한국기원 1층에 자리한 바둑TV 주조정실에서 제작진이 명인전 도전3국을 생중계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바둑TV는 바둑인 모두의 자산 방송이 살아야 스폰서도 늘어나고 저변을 넓힐 수 있어 - 이제 새로운 바둑방송을 연주할 포디엄(지휘대)에 선 처지에서 바둑계에 가장 바라는 게 있으시다면? “새로운 바둑TV의 시작은 바둑계로선 위기의 상황에 처한 바둑계로서는 지금이 반전의 기회라고 봅니다. 게다가 앞에서 말씀하신 ‘응답하라 1988’ 드라마의 영향으로 바둑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폭발적인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바둑계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기원 식구들을 포함한 바둑계 분들의 바둑TV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애정,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기다릴 줄 아는 인내가 필요다하고 봅니다. 각자의 서 있는 위치와 이해관계가 다르다고 해서 바둑계의 오피니언 리더라는 분들, 바둑팬들로부터 우러름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분들이 한국기원 바둑TV에 대해서 냉소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는 결코 바둑계 발전에 도움이 안된다고 봅니다. 바둑TV는 바둑계 전체의 자산입니다.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 이런 무책임한 소리를 내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바둑TV가 한국기원 존립목적에 부합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짧은 시간에 기반을 확립하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둑TV에 대한 바둑팬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김수오 본부장은 바둑을 활성하고 보급하려면 미디어를 하나 가지고 있지 않으면 이루기 힘들다고 했다. 한국기원이 독점적 바둑TV를 가지고 있다는 건 화력 좋은 무기를 지닌 것과 마찬가지라는 표현을 써 강조했다. 1988년 후지쓰배와 응씨배가 생기면서 바둑계는 세계화 원년을 맞았다. 한국바둑은 이 기회를 절묘하게 잡으며 이후 20여년간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창호시대를 이은 이세돌 9단은 2012년을 끝으로 메이저급 세계대회 우승이 없다. 그 뒤로, 최근 5년은 한중이 공방을 주고받는 춘추전국시대가 전개되고 있고, 지난해 커제라는 ‘괴물’이 등장하면서 승부의 추가 현격히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는 중이다. 올해는 응씨배와 춘란배 등 징검다리로 열리는 대회가 다 치러지는 해이다. 2016년의 끝에 가면 모호했던 세계바둑 판도가 확연해질 것이다. 올해를 제2의 세계대회 원년으로 보는 이유다. 한국바둑으로선 올해를 1988년처럼 다시한번 도약대로 삼아야한다. 올해야말로 멀리 내다보고 변화와 혁신을 감행할 적기이다. 한국기원이 직영하는 바둑TV가 한국바둑에 제2의 바람을 불어넣는 첨병 역할을 해야 하고, 그 중심에 김수오 본부장이 있다. [사진취재=김수광 기자]  ▲ 김수오 본부장은 자신은 아직 방송인이라고 말했지만, 그 누구보다 2016년이 기대되는 바둑계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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