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의 패배는 마지막 잎새처럼 아슬아슬하던 포스코켐텍의 운명에 조종(弔鐘)을 울린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도 12승으로 다승 공동선두에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뼈아픈 패배였다(207수 민상연 흑 불계승).

▲ 제4국. 김명훈에게 3전 전승을 거두고 있는 최철한이 네 번째 대결에서도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며 KO승을 이끌어냈다(150수 백 불계승). 첫 수 김명훈의 소목에 대뜸 높게 걸쳐간 장면에선 중계석에서 "감정이 있나요(?)"라는 소리가 나왔고, 이어 최철한의 맹폭이 시작되자 "(삼성화재배에서) 위즈잉한테 빰맞고 김명훈 선수한테 화풀이 하나요(?)"라는 우스갯 소리가 전파를 탔다.

▲제1국(장고). 얼마 전 삼성화재배 16강에 나란히 진출한 두 사람의 대결. 상변 김동호의 진영에서 큰 전과를 올린 변상일이 196수 만에 불계승했다. 지난 해 3승 10패로 부진했던 변상일은 올 시즌 7승6패로 살아났고, 김동호는 KB리그에서만 6전 6패를 당하는 악연을 이어갔다.

▲제2국. 알아주는 장고판들의 대결답게 시종 더던 흐름을 보였던 판. 올해 2부리거로 내려 앉은 안조영이 김성룡 감독의 특명을 받고 출전했지만 마지막 초읽기에서 나온 하변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올해 4지명 대박을 터뜨린 박정상은 8승5패, 안조영은 다섯 번 출전해 1승4패를 기록했다.

▲제5국. 올 시즌 신인 다승왕의 유력한 후보인 류민형이 이원영을 대신해 출전한 홍기표에게 백 1집반승을 거뒀다.

▲ 주장 최철한이 11승2패, 4지명 박정상이 8승5패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음에도 하위에 머문 화성시코리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조기에 부진한 흐름을 차단하지 못한 것이 큰 후회로 남았다.

▲지난해 30대 위주의 생활전사들로 팀을 꾸렸다가 이번 시즌엔 어린 선수들로 팀 컬러를 확 바꾼 포스코켐텍. "올해는 모 아니면 도"라고 김성룡 감독이 입버릇처럼 얘기한 모험적 시도가 결국 도로 끝났다. 큰 기대를 걸고 2지명으로 파격 발탁한 김명훈이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5승 9패에 머문 것이 아쉬운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