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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기의 활약과 박정환의 시간패
몽백합배 통합예선과 중국 갑조리그 원정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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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구라의 썰전說戰 - 다섯번째 '썰'] '반상의 구라' 김성룡 9단. 막강한 입심을 자랑해 얻은 별명이지만 화려한 애드립이나 시시껄렁한 잡담이나 곁들이는 수준이 아니다. 판에 박은 해설과는 거리가 먼, 솔직발랄직선적인 어법으로 팬들을 즐겁게 한다. 매주 사이버오로가 멍석을 깐다. 주간관전평 '김구라의 썰전'. 5월 초부터 시작된 글로비즈배, 을조리그, 갑조리그, 몽백합배까지 한국기사들의 해외 원정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국가대표 에이스 최정은 3주 가까이 해외 체류하면서 체력이 고갈되기도 했다. 2회 대회를 맞이한 몽백합배 예선과 초일류들이 모두 참가했던 갑조리그 6라운드를 풀어본다. 몽백합배 예선 - 아쉽기로 말하면 ‘도 긴 개 긴’ 제2회 몽백합배 예선은 우리나라 세계대회와 마찬가지로 통합예선의 형태를 띠고 있다. LG배, 삼성화재배를 통해 외국기사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것에만 익숙했지 해외 원정 길에 오르는 것은 어딘지 어색하다. 예선전은 대국료가 없다. 일정도 1주일이나 되어 기회비용은 둘째 치고라도 기본경비만 120만원 정도 든다. 그러다 보니 비용은 참가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300명이 넘는 프로들 중 88명만이 중국으로 향한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좀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토너먼트 프로로서 살겠다는 생각을 가진 프로의 숫자는 대략 전체기사의 3분의 1정도라는 얘기다. 몽백합배의 특징은 여자부문과 아마추어부문을 별도 예선으로 치러 본선진출 4장씩을 준다는 점이다. 실력의 차이로 참가를 꺼리는 여자기사와 아마추어에게 문호를 확대하는 것은 참가자 수를 늘리겠다는 의도와 더불어 본선 흥행을 헤아린 전략이다. 세계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본선부터. 예선과 달리 오히려 인원이 많아 자칫 맥 빠질 수 있는 64강, 32강 등 본선의 초반 흥행을 고려한 조치이다.  ▲ 안정기는 아마추어조 1회전에서 고전 끝에 중국의 강자 마톈팡을 물리쳤다. 먼저 끝이 난 아마부문에서 아마랭킹 1위 위태웅과 안정기가 본선에 올랐다. 1회대회 때 4명(최현재, 오장욱, 이창석, 정승현) 모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아쉽다. 하지만 최근 LG배에서도 그랬지만, 안정기의 활약으로 연구생들의 입지가 올라가고 있다. 사실 연구생들의 실력은 2010년을 기점으로 내신입단이 없어지며 계속 하향세를 타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영재입단대회가 생기며 거기서 입단 못한 비슷한 또래의 어린 기재들이 영재입단한 선두주자들과 차이를 좁히기 위해 더 열심히 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내신 입단제도 부활로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LG배의 스타 안정기는 1회전에서 중국의 아마강자 마텐펑에게 사실 고전했다. 이 바둑을 졌으면 중국 도착 이틀 만에 짐을 싸야 하는 상황.  ▲ 흑 세모로 둔 안정기의 한 수가 멋져 보였다. 중앙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오는 한 수로, 상대는 여기서부터 무너졌다. 전투에서 어떤 고지를 꼭 점령해야 싸움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곳이 있듯 바둑에서도 분명 흐름을 바꾸는 곳이 있다. 바둑만 봐도 기재가 넘친다. 자신감도 쌓이고 있고 내년엔 안정기를 꼭 바둑리그에서 봤으면 싶다. 여자부문은 무척 아쉽다. 여류국수 보약을 먹은 박지연만 존재감을 보여줬을 뿐 최정, 김채영, 오유진, 이른바 차세대 빅3는 을조리그부터 이어진 긴 중국 체류에 지친 듯했다. 어느 순간부터 이구동성으로 “제발 한국으로 가고 싶어요”를 외치지 않았을까. 엄마가 해주는 밥이 얼마나 맛있는지 알았겠지. 이것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내년엔 단단히 준비하길 바란다. 보통 기사들은 누려보기조차 힘든 호사를 두고 힘들다는 표현은 부디 삼갔으면 싶다. 남자부문에 대해 중국기자는 이런 표현을 썼다. “아쉽다”고(정확하게는 ‘유감’이라 했다.) 한중전 전체 성적에서 중국이 졌다는 걸 아쉬워한 것이다. 1회 대회 때 우리는 통합예선에서 14명이 본선에 올랐다. 그런데 이번에도 묘하게 14명이다. 그 중 조한승, 안성준, 신민준만이 2번 연속 통합예선을 뚫었고 주력 선수라 할 수 있는 강동윤, 백홍석, 나현이 탈락했다. 우리도 ‘매우 유감’이다. 이번 몽백합 통합예선전을 본 느낌은, 개그콘서트 유행어를 빌려 표현하면 ‘도찐개찐’이다( 도토리 키 재기, 오십보백보와 같은 뜻으로 보통 '도긴개긴'이 올바른 사용이다). 조한승, 박영훈, 원성진, 윤준상 등 선배들이 잘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 원성진은 예선결승에서 중국신예 장치룬을 물리치고 본선에 올랐다. 5월28일 중국리그 갑조와 한국 바둑리그가 동시에 다시 시작됐다. 20일부터 시작된 통합예선전이 26일 밤 6시가 넘어 끝났으니 속된 말로 얼마나 ‘빡’센 일정인지 알 수 있다. 우리 선수 중 29일 바둑리그 대국에 나선 나현의 경우를 예를 들어 보자. 19일에 베이징에 입국해 계속 이겨 26일 밤까지 통합예선을 두고, 27일 베이징에서 상하이로 이동, 다시 28일 오전부터 밤까지 주장전 두고 29일 오전 인천행 비행기 타고 와서 밤에 대국하는 스케줄. 그것도 장고와 속기를 번갈아 둬야 한다. 이런 걸 두고 간단히 해결되는 말이 있다. “넌 아직 젊으니까!” 중국 갑조리그 - 박정환의 시간패 올해 갑조리그에서 가장 주목할 팀은 항저우 팀이다. 지난해 을조리그를 통해 2팀이나 갑조로 진출하며 A,B팀을 운영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는 팀이다. 더군다나 A팀엔 박정환과 우광야를 영입하며 기존의 롄샤오, 리친청과 함께 현재까지 1위를 달리며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6라운드에서 박정환은 베이징 팀의 천야오예와 주장전에서 만났다. 천야오예는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의 기사. 굳이 덧붙이자면 쿵제와 더불어 베이징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 충칭의 구리, 상하이의 창하오, 후야오위, 추쥔이 그렇듯 중국은 오랫동안 팀을 이루고 적은 연봉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고향을 위해 그 한 팀에서 영원히 함께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 점에서 지역연고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우리 바둑리그의 한계점이 여실히 느껴진다.  ▲ 박정환과 천야오예가 대결한 2015 갑조리그 6라운드. 이 날 박정환은 시간패를 당했다. 이 바둑을 해설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결코 아쉬운 시간 패는 아니다. 불리했기 때문이다. 프로들은 이런 경우가 있다. 1. 정말 바둑에 몰입하다가 시간패를 당하는 경우 일생에 한두 번, 많아야 5번 미만이다. (필자도 25년 동안 올해 딱 한번 시간패 당했음. 반집 승부여서 무지 억울했음.) 2. 보통 시간패를 당하는 상황은 여덟, 아홉 할 때 졌다는 표시를 늦게 해서 시간패가 되는 경우가 있다. 기록자가 불계냐 시간이냐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대국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3. 시계 불량으로 아홉에 눌렀는데 열이 불러지는 상황. 이 경우도 시간패다. 박정환의 경우는 2번에 해당되는 상황이다.  ▲ 박정환은 우변을 받으면 진다는 것을 알고 1로 버텼다. 하지만 천야오예는 바로 패를 감행했다. 이 순간 박정환은 패감이 부족했다. 패감을 계산하다 시간을 넘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은 어차피 안 좋았다. 6월엔 춘란배 결승과 3,4위전이 열리고 바로 이어 한중 신예대항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LG배 본선이 기다리고 있으며, 리민배와 매주 중국리그&한국바둑리그가 펼쳐진다. 성적 좋은 기사에게는 마치 르네상스의 시대를 맞이한 것 같다. 난 꾸준히 공부하지 않은 벌을 받는 것인가. 지더라도 가끔씩은 바둑도 두고 싶은데. 나도 프로인데. 2달 동안 대국이 없다. 사이버오로에서 이번에 신설한 세계최대 인터넷기전인 오로 월드바둑챔피언십이 유일한 대회가 아니길 한국기원에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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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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