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작년에 9연패를 했다. 인생에서 가장 긴 연패였다. 이대로 계속 승부를 해나갈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우승하게 됐다. 한없이 기쁘다.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20기 GS칼텍스배 결승5번기 4국에서 35세의 목진석 9단은 최철한 9단에게 백으로 2집반을 이겨 3-1 스코어로 우승했다. 모든 사람이 열세라 예상했을 때, 더군다나 결승1국을 내준 상황에서 연출한 대반전 드라마였다.

▲ ‘괴동(怪童)’이란 별명은 '괴이한 아이'라는 의미로 목진석이 손수 작명한 인터넷바둑사이트 아이디였는데, 입단 이듬해인 1995년 8월, 중국기원에서 벌인 제2회 롯데배 한·중대항전에서 당시 중국 최강자이던 녜웨이핑 9단을 꺾으며 널리 불리게 되었다.

▲ 괴력을 지닌' 반상의 괴동'이긴 했으나 이창호라는 '반상 외계인'과 한시대, 한무대에서 활동한 것은 불운이었다. 이창호라는 장벽을 결코 넘을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000년 제19기 KBS바둑왕전에서 2-1로 한차례 우승을 했다. 그러고선 준우승만 8번. 다시 웃게 되기까지 15년의 세월을 인내해야 했다. 커다란 아픔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기에 일어설 수 있었다.

▲ 싹싹하고 겸손하고 예의바른 목진석 9단은 기자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한끼 점심 우승턱에 기자들은 다들 막내동생이 우승한 것마냥 기뻐하며 축하했다.

▲ 태극마크가 선명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인터뷰 중인 목진석 9단.

▲ 바둑을 대하는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준 당신! 당신이 감격의 눈물을 흘릴 때 팬들도 따라 울었다오!
- 10대들이 날고뛰는 요즈음 당신의 승리는 정말 대단합니다...당신의 울먹거리는 인터뷰에 저도 울었습니다. (빠뜨롱)
- 내가 다 눈물이 나네요. 목사범의 우승은 어려운 시기에 큰 위안이 되네요. 기사를 읽고 감동을 주체할 수 없고, 무한한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노리목)
- 바둑은 단순히 기술만으로는 신의 높은 경지에 까지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반상을 통해 보여주시는 것 같아 잔잔한 감동이 옵니다. 10대, 20대가 거의 석권하는 요즈음 목사범을 통해 인격이 반상에 나타나는 새로운 바람이 바둑계에서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Godlove)
- 이번처럼 목진석 사범의 우승을 갈망하는 팬들의 성원이 압도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가식이 없는 해맑은 미소, 겸손함이 배어 있는 매너와 절제된 말솜씨, 해설자의 허를 찌르는 기상천외의 묘수,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아름다운 청년 대한국인 목진석! (오로검객)
- 사이버오로 뉴스 댓글에서

▲ 낙타는 길에서 쉬지 않는다. 바둑이 정녕 자신과의 싸움일진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바둑은 평생공부이기에 승부사는 사막을 터벅터벅 걷는 낙타같이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여정의 끝에서 웃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 승리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