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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김지석-이세돌, 2파전 같은 3파전?
<신년특집> 을미년 한국바둑 판도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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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바둑대상 후보에 오른 기사는 이세돌, 김지석, 박정환 세 명이었다.누가 대상을 차지하더라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박빙의 성적을 보였다. 역대 가장 치열했던 3파전이었을 게다. 박정환 9단은 줄곧 랭킹1위를 지켰고, 이세돌 9단은 구리와의 10번기에서 6:2로 이긴 것이 돋보였다. 그렇지만 바둑팬과 기자들은 중국바둑의 돌풍에 맞서 2년 만에 세계대회 우승(삼성화재배)을 되가져온 김지석 9단의 공적을 높이 샀다. 2015년 을미년에도 3파전은 이어질 전망이다. 어쩌면 전열을 정비한 이세돌 9단이 다시 힘을 낼 수도 있다. 지난해에는 10번기에 ‘올인’했기에 여타 기전에서 다소 힘을 비축하는 인상도 보였다. 그렇지만 어느덧 우리나이로 서른세 살에 접어들었고(일반적인 나이로는 한창인 시기이나 바둑의 연령대가 서른 살을 기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경향에 비추어볼 때 생물학적 전성기를 통과했다는 의미다), 실제 이전에 비해 의외의 패점이 늘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무엇보다 승부세계에서 장강의 앞물결이 뒷물결을 거스르며 치고 올라간 예가 없기에, 이세돌 9단이 일정 기간 정상권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 예전같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는 항거할 수 없는 승부세계의 흐름이다. 이런 관점에서 을미년의 한국바둑 판도는 3파전이 지속되대 확고부동한 새 맹주 자리를 노리는 박정환과 김지석의 싸움이 지난해보다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새해 음력설을 앞둔 2월9일부터 LG배 결승3번기를 벌인다. 여기서 누가 이기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 근래 한국바둑은 이창호 이후 맹주로 군림해온 이세돌 9단의 시대를 신진 박정환 9단이 대체하는 흐름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었으나, 몇년 전까지만해도 바둑신동에 대한 기대를 접었던(?) 김지석 9단이 뒤늦게 화력을 뿜어내면서 조훈현-이창호-유창혁 트로이카 이래 흥미진진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세돌 9단이 대오를 다시 갖춰 어느 정도 고토수복하느냐, 결정적인 순간 시동이 멈춰버리곤 했던 박정환 9단이 얼마나 심장을 담금질하여 본령을 보일 것이냐가 김지석 9단의 질주 못지않은 2015년의 관전포인트다. 박정환-김지석 ‘건곤일척의 승부’ LG배 결승5번기 박정환 9단이 이긴다면 4년 만(천신만고 끝)에 세계타이틀을 하나 추가하면서 일직선으로 세계일인자로 내달리는 가속페달을 밟게 될 것이다. 앞서 이창호나 이세돌 같은 일인자들의 노정에 견줘보면, 세계대회 결과만 놓고 볼 때 박정환의 경우는 생각보다 굼떴다. 일찍이 2011년 8월 제24회 후지쯔배를 석권했을 때 박정환은 18세 7개월로 후지쯔배 사상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그때의 기세대로라면 지금쯤 최소한 한두 번쯤 더 우승했어야 옳다. 한국바둑의 에이스답게 근래 세계대회 4강에 가장 많이 진출한 기사이기는 했으나, 그 언저리에서 놀았을 뿐 결정적인 한방을 보여주지 못한 채 3년을 끌었다. 중요한 고비에서,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에서 자꾸 주저앉다 보면 저도 모르게 심리적인 부담감을 안게 되고 더불어 자신감도 떨어지게 된다. 최정상급 기사들의 승부는 기세다. 자신감의 부피는 기세와 비례하는 것이다. 박정환 9단에게 벽두의 LG배 결승은 직선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느냐, 더 주춤대느냐(마냥 주춤대다가는 지금은 스라소니 같은 후배들이지만 언제 호랑이처럼 불쑥 성장해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 이를 가늠해볼만한 기점이다. 김지석 9단에게 LG배 우승컵은 단순히 세계대회 타이틀을 하나 더 추가하는 의미를 훨씬 넘어선다. 단숨에 세계대회 2관왕에 오르는 것이고, 이세돌시대 이후 세계무대가 군웅할거의 양상을 띠고는 있으나, 유일한 2관왕인 것이다. 현재 세계대회를 두 개 차지한 기사가 없으니 누가 뭐래도 일인자인 것이다. 이야말로 ‘단숨에’ 세계일인자에 뛰어오르는 일이다. 박정환이 줄곧 고수하고 있는 국내 랭킹1위를 점거하지 못한 채 등뒤를 쫓아만 오다 창졸간에 추월해버리는, 좀 특이한 현상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일인자 계보를 보면 조남철에서 김인, 다시 조훈현에서 이창호, 이세돌 시대로 이어오는 동안 선배가 후배의 시대를 종식한 경우는 없었다. 장강의 앞물결이 다시 뒷물결을 밀어낸 경우는 없었다는 얘기다. 전부 후학이 선학을 자연스레 밀어내면서 한시대를 장식했다. 이를 박정환과 김지석 두 기사로 좁혀 이야기해 보면, 89년생 김지석은 아직 자기시대라고 할만한 일인자 행보를 보인 바가 없거니와 여기에 이르기도 전에 93년생 후배인 박정환에게 일찌감치 추월당한 처지였다. 김지석은 2003년 입단했고 박정환은 2006년 입단했다. 그렇지만 2011년 박정환이 후지쯔배를 처음 우승할 때 김지석은 그해 비씨카드배, LG배, 삼성화재배 3개의 메이저대회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보이기는 했으나 ‘이 정도의 전력’으로 평가되던 기사였다. 목진석 9단처럼 ‘이창호 이후’를 노리던 선배기사들이 이세돌 9단의 등장으로 일거에 조연으로 전락했듯이 기존 승부세계의 흐름을 대입한다면 김지석은 박정환의 위세에 묻혀 시나브로 퇴색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우보천리라고, 묵묵히, 꾸준히 뚜벅걸음을 보이더니 어느 순간 상승세를 탔다 싶었는데 순식간에 정상을 점령해 버렸다.  ▲ 10번기 승부에 올인했다고는 하나 이세돌 9단이 시나브로 퇴조의 기색을 보이고, 랭킹1위를 달리는 박정환 9단이 반드시 치고 나가주어야할 때 전진하지 못하고 주춤대는 사이, 2014년의 흥행주는 김지석 9단이었다. 삼성화재배에서 탕웨이싱을 압도하면서 우승컵만 되찾아온 게 아니다. 바둑최강국의 면모를 다시 세웠고 바둑팬들에게는 자부심과 위안을 안겼다. 한국바둑계는 중국에 대한 한국바둑의 거센 반격을 알리는 대포를 시원하게 쏘아댄 김지석 9단에게 2014 MVP로 치하했다. 김지석이 특이하다고 하는 이유 ‘도전기의 시대’가 아닌 ‘토너먼트 단판승부의 시대’에서는(더군다나 전장이 한중일의 싸움으로 확대된 현실에서는) 이창호나 이세돌처럼 강렬한 일인독주의 인상을 남기지 못했더라도 쿵제 9단처럼 한때 두어 개의 세계타이틀을 딸 수는 있다(그는 2009년과 2010년 삼성화재배와 LG배를 석권한 바 있으며 이 시기 준우승도 몇 번 했다). 하지만 우리 뇌리에 ‘쿵제시대’가 존재했다는 강렬한 인상은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김지석 9단이 박정환을 이기고 LG배를 추가해 2관왕에 오른다 해도 ‘김지석의 시대’라 하기엔 이를지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간의 전례에 비춰볼 때 김지석의 등정과정은 확실히 특이한 경우다. 이런 경우를 대기만성형이라고 하는가. 뒤늦게 한걸음 한걸음, 한명 한명 앞선 주자들을 제치고 입단 10년이 지나 자기세상을 연 기사는 최근 바둑계의 추세로 보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김지석 9단에게는 국내 3명의 천적이 있었다. 최철한과 이세돌, 그리고 박정환 9단이다. 2003년 입단한 김지석이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무렵이 2011년부터였다. (이 해 3개의 메이저급 세계대회에서 8강까지 진출했다.) 문제는 이들 3인방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선 결코 정상에 다다를 수 없다는 점이었는데, 판판이 패퇴하니 다가설 수 없는 게 당연하다. 가장 먼저 극복한 천적이 최철한 9단이다. 지금까지 대 최철한 상대전적은 11승 12패. 초기 내리 6연패로 시작하더니 2012년까지 4승 12패로 밀렸다. 그러다가 2013년부터 는 거꾸로 7연승을 거두며 압도하고 있다. 두번째 극복한 천적은 이세돌 9단. 지금까지 상대전적은 여전히 8승13패로 열세다. 역시 초기 5연패를 당하는 등 2012년 10월까지 3승12패로 판맛을 못 봤다. 하지만 이후 5연승을 거두는 등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가운데 2013년 18기 GS칼텍스배 결승 3연승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역시 박정환 9단이다. 대 박정환 9단 상대전적은 5승16패. 2008년부터 11년까지 7연패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렸다. 그러다 2012년 8월 한국물가정보배 준결승에서 한번 이기더니 2014년 1월까지 또다시 5연패. 이쯤되면 늪이 아니라 악몽이다. 이때까지 딱 3번 승리하는 동안 14패나 당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이후에는 4번 싸워 2승2패의 호각을 보여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듯하다. 완전히 벗어난 면모는 아니나 웬만큼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접전이 예상된다. 역시 그 시발점이 LG배 결승5번기다. 이 싸움에서 이기면 박정환 극복을 넘어 단숨에 세계바둑 일인자로 올라서게 되지만, 반대로 진다면 바둑사에 ‘김지석의 시대’가 기록될 일은 영영 없을지도 모른다. 일생일대 절체절명의 일전이란 바로 이런 순간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15년 을미년의 들머리는 일단 박정환 : 김지석 양웅의 헤게모니 쟁탈전이 최대 관심사다. 올해가 두 기사의 각축전으로 좁혀질지 아니면 지난해처럼 이세돌 9단이 가세한 3파전 양상을 보일지, 혹은 이들에 더해 제3세력이 부상해 중원을 공략할지 확언할 순 없지만 자고로 관전의 재미는 팽팽한 힘의 균형을 보이는 군웅할거의 시대가 그만이고, 난세에 영웅이 등장한다 했으니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할 것이다. 크게 보면 올해야말로 한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이 치열할 것인데, 한국바둑으로서는 이 또한 박정환과 김지석의 공방으로부터 출발한다. 에이스인 두 기사의 기세와 진폭이 곧 한국바둑의 전력이므로. 이런 의미에서 두 기사의 데이터를 토대로 올 한해를 전망하는 배태일 박사의 글을 잇는다. [정용진]   물러설 수 없는 일전, 박정환과 김지석! 지난 얼마 동안 한국바둑이 중국바둑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기세였는데, 금년 들어서 한국바둑이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 이유의 대부분이 박정환과 김지석의 활약에 기인한다. 여기서 이들의 활약을 살펴보고 앞을 전망해 보자. 싸 이 분석을 위해서 지난해 11월 말까지의 전적을 입력해 2014년 12월의 세계랭킹을 계산했다. <표1>에 최상위 기사들의 이름과 그들 사이의 2014년 한해 동안(12월 28일까지)의 전적을 적었다. 일본의 이야마 유타가 12위에 올랐지만, 그는 국제기전의 대국이 많지 않아서 이 분석에서 제외했다. 표에 나와 있는 기사들이 커제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제기전 타이틀을 획득한 적이 있다. 커제는 2014년 들어서 급격히 부상했고 백령배 결승에 올라있는 상태다.  ▲ <표1> 최상위 기사들끼리의 2014년 상호 전적 최상위 기사들 사이에서 박정환이 33국을 대국했다. 22국을 둔 스웨와 21국을 대국한 천야오예를 제치고 단연 많은 대국수를 기록했다. 1~6위까지는 승률이 50% 이상이고, 7~13위는 승률이 50% 미만이다. 승률에서는 최근 국제기전에서 돋보이게 활약하는 김지석이 가장 높고 다음이 이세돌이다. 박정환이 그 다음으로 높다. 여기서 랭킹 점수뿐 아니라 최상위 기사들끼리의 전적에서도 박정환과 김지석이 다른 중국기사들보다 나은 것을 볼 수 있다. <표2>에 최상위 기사들의 국제기전에서 거둔 대국 결과를 종합했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김지석의 성과가 가장 돋보이고 그 다음으로는 박정환이 여러 기전에서 골고루 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의 1위인 스웨는 국제기전에서 성적이 별로 좋지 못하고 이런 부진이 반영되어서 그의 랭킹 점수는 하락하고 있다.  ▲ <표2> 최상위 기사들의 국제기전 활동상 최근의 국제기전의 결과를 보면 매번 중국의 신예 강자들 중 한 명이 돌출하여 우승까지 거머쥐어 깜짝깜짝 놀라게 했는데, 그렇지만 이들 중 아무도 두 번째 국제기전 타이틀을 따내지는 못하고 있다(이 점이 중국의 아킬레스건으로 종종 지적되고 있다). 만약 저우루이양이 춘란배에서 우승하면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2014년 박정환과 김지석의 활동을 보면 앞으로도 국제기전 타이틀을 딸 가능성이 가장 높다. 중국은 비슷비슷한 강자들 8~9명이 집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지만 한국은 박정환과 김지석 2명이 탁월한 성적을 내서 중국세에 대항하는 형국이다.  ▲ 국수전 도전자를 가리는 결정3번기는 올 2월 열릴 LG배 대첩에 앞선 전초전 성격이 짙었다. 이번에도 김지석 9단이 1승 후 2패로 박정환 9단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이전과는 양상이 달랐다. (1국의 승리로) 앞서 한국리그 대국에 이어 2연승을 거두었고 이는 김지석이 '천적' 박정환에게 올린 최초의 2연승이었다. 선승한 국수전 도전자결정전 1국의 내용도 그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 바둑이었다. 이제 박정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간파한 눈치다. 이런 게 자신감이 주는 힘이다. 박정환 앞에만 서면 작아졌던 김지석, 올해도? 박정환과 김지석은 특이한 인연이 있다. 김지석은 박정환을 만나면 작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김지석이 나이도 네 살이 더 많고 입단도 3년 먼저했는데 박정환과의 역대 전적에서 5승 16패로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 구체적인 예로 2009년을 돌아보자. 2009년은 김지석의 최고의 해 중에 속한다. 71승 20패로 최다승과 최고승률과 최다대국을 기록했다. 아래 [그림1]에 보인 김지석의 랭킹 점수의 상승이 그의 활약상을 증거한다.  이에 비해서 1월에 같은 점수에서 시작한 박정환은 연말이 가까워질 때까지 별로 점수가 늘지 않다가 11월과 12월에 좋은 성적을 내면서 점수가 갑자기 늘었다. 특히 12월에 천원전 결승에서 김지석을 3:0으로 완봉하며 우승했고, 십단전 4강전에서 김지석을 물리쳐서, 일주일 남짓 사이에 박정환이 김지석에게 4연승을 했다. 이 결과 박정환이 2010년 1월에 김지석보다 랭킹 점수가 4점이 더 높아졌고 이후로 김지석보다 랭킹이 낮아진 적이 거의 없었다. 그 충격의 후유증인지 김지석의 랭킹 점수는 2010년에는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림2]에서 박정환과 김지석의 점수 변화를 2011~14년 기간 동안 살펴보자. 2013년 5월을 제외하고는 박정환이 항상 김지석보다 점수가 높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박정환과 김지석의 점수가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박정환은 2014년 4월 이후에 거의 매달 9900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박정환과 김지석의 1위 경쟁은 어떻게 될까? 아무도 앞을 내다볼 수 없지만 LG배 결승전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김지석이 기세가 좋을 때에 박정환을 극복하고 능가해야 챔피언으로 오래 갈 수 있지 그렇지 못하면 반짝 스타로 끝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김지석이 박정환과 대등한 승부를 이끌어내게 되는 것이 그의 과제라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가 반짝 스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박정환의 과제는 중요한 대국에서 평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정환이 2013년 3월에 판팅위에게 응씨배 결승 3, 4국에서 연달아 패한 것. 그 해 6월에 TV아시아바둑선수권전 결승에서 이야마 유타에게 패한 것. 2014년 9월에 백령배 4강전에서 커제에게 진 것. 11월에 탕웨이싱에게 삼성화재배 4강전에서 진 것 등을 들어서 바둑팬들은 박정환이 중요한 대국에서 평소보다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심지어 ‘새가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판팅위에게 응씨배 결승에서 진 것은 변명의 여지가 있다. 박정환이 농심신라면배에서 2013년 2월 28일에 장웨이제에게 이긴 데 이어 3월 1일에 셰허에게 이겨서 농심신라면배 우승을 이끌어냈는데, 이런 중요한 대국 다음에 휴식할 기회도 주지 않고 장소를 바꾸어서 3월 4일과 6일에 판팅위와 응씨배 결승을 두게 한 무리한 대국 일정이 악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박정환은 중요 대국에서 자꾸 지는 모습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이창호와 이세돌의 전성기에 그들은 2위보다 월등한 독주체재를 이끌었는데 지금은 박정환과 김지석이 거의 비슷한 성적으로 2강 체재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 여러 명의 강자들이 최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보다 더 강한 두 사람이 2강 체재를 유지하는 것을 불만으로 여길 이유가 없다. 새해 2015년에 박정환과 김지석이 국제기전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낼 것이 예상되고 또 나현, 이동훈, 김승재, 변상일, 안성준 등의 신예기사들이 계속 성장할 것이 예상되므로 새해에는 바둑인들에게 희소식이 많을 것이다. [배태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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