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이 좋았다"고 짤막한 우승소감을 말한 조훈현 9단.

▲ 대회장인 김인 9단이 시상식에서 준우승한 서봉수 9단에게 축하와 위로의 말을 건네는 모습.

▲ 종국을 지켜보던 국가대표 최명훈 코치가 승부처에 대해 자신의 소감을 간단히 말했다. 두 대국자의 본격적인 복기는 이어지지 않았으나 최명훈 9단을 매개로 잠시 말로 짧은 시간 검토했다. 후끈 달아오른 대국 열기와 두 대국자의 상기된 표정은 뒤이은 시상식에까지 지속되었다. 우칭위안 선생의 운명 소식이 전해진 오늘, 최명훈 코치는 경외심과 조의를 표하고자 검은 넥타이를 맨 단정한 차림이었다.

▲ 한국기원 층계에 붙어 있는 대국 안내문. 실로 오랜만에 보는 조훈현-서봉수 양웅의 타이틀매치여서인지 감회가 남달랐다. 2층 대회장에서는 제15회 지역연구생 입단대회가 한창이다. 프로를 꿈꾸며 입단대국을 치르는 연구생들 또한 오르내리며 이 안내문을 보았을 것이다. 두 노익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

▲ 먼저 대국장에 입실한 서봉수 9단이 초조한 마음으로 상대를 기다리고 있다.

▲ 뒤이어 대국장에 들어서는 조훈현 9단. 어색한 웃음을 띠었지만-

▲ 이내 침묵 모드.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시선을 비끼고 엇갈리고...오후1시 정각까지의 2~3분이 더 괴로워(?) 보인다.

▲ 돌가리기에서 조훈현 9단은 백돌 16개를 움켜쥐었고 서봉수 9단은 흑돌 하나로 홀을 표시했다. 흑백을 바꾸어 조훈현 9단의 흑번으로 대국 시작! 사진기자들이 셔터를 눌러대건 말건 곧장 무아지경으로 빠져든 두 승부사.

▲ 이런 라이벌전은 세계대회보다 훨씬 재미있죠. 취재기자들의 취재열기 또한 못지않게 뜨겁다.

▲ 초반 사이버오로 회원들의 승부(베팅) 예상도 정확히 두 기사의 상대전적(7:3) 비율이었다.

▲ 시상식장에 나란히 앉아 시상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도 서로 말이 없다.

▲ 시상 후 기념촬영. 이때에도 양 대국자는 의식적이었는지 무의식적이었는지 나란히 서지 않으려 해 기자를 애먹였다.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서 있는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가 애초 조훈현-서봉수 9단 사이에 서 있었는데, 기자가 박부총재에게 자리를 바꾸어 달라는 절절하고도 애타는(그러면서 매우 불쌍한) 눈짓을 연거푸 보냈고 이를 간파한 박부총재가 서9단이 미처 항거할 수 없는 번개 같은 행마로 위치를 바꿔 이 사진이 나왔다.

▲ 두 사람만의 기념촬영 때도 표정은 무덤덤....소 닭 보듯...^^;;

▲ 좀 웃어주셔요! 기자가 거의 울상을 지어서야 비로소...희미한 웃음기를 보여주시는 당신들은 진정한 승부사! 희대의 라이벌! 내년 5월 왕중왕전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