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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마냐, 추입마냐? 이변은 없었다!
이세돌-강동윤, 렛츠런파크배 우승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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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 결국 결승3번기는 랭킹대로 갔다. 11월18일 오후1시부터 한국기원 4층 본선대국실에서 열린 2014 렛츠런파크(Let's Run PARK)배 준결승 두 판은 이세돌 9단(랭킹 3위)과 강동윤 9단(랭킹 4위)의 승리로 끝났다. 랭킹 상위자들의 승리로 귀결됐지만 내용은 끝까지 요동치며 안심할 수 없는 박빙세였다. 마사회에서 마련한 렛츠런파크배에서 그야말로 ‘다크호스’로 줄달음치고 나온 신예 박민규 3단(랭킹 38위)의 질주는 ‘우승 명마’ 이세돌 9단의 전광석화와 같은 순발력과 뒷심에 밀려 4집반 차로 밀렸다. 꾸준한 상승곡선을 보이며 톱10 문턱인 랭킹 11위까지 치고 올라온 이지현 4단의 질주도 랭킹 4위 강동윤 9단을 따라잡지 못하고 237수 만에 흑 불계패를 당하며 멈췄다. 2011년 박카스배 천원전에서 4강에 오른 이후 3년 만에 4강에 진출, 첫 타이틀을 넘봤으나 최근 다시 기세를 타고 있는 강동윤 9단의 벽은 높았다.  ▲ '깜짝돌풍' 박민규 3단(왼쪽)은 신예답게 패기 있게 이세돌 9단에 맞섰으나 마지막 순간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아쉽게 물러섰다.  ▲ 대국을 시작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이지현 4단. 커피의 첫맛은 달콤하나 끝맛은 썼다. 막판까지 맹추격을 펼쳤으나 초중반의 실점을 끝내 만회하지는 못했다.  ▲ 이번은 여기서 물러서지만...과연 정상의 벽은 높았고 시야는 넓었다. 하지만 정상은 도전하는 자만이 올라서는 것. 오늘은 관록이 모자라 졌지만, 관록이란 이런 순간의 경험이 쌓여 묵은 생강처럼 톡 쏘는 맛을 품는 법. 준결승 두 판 가운데 관심사는 단연 신예 박민규 3단의 활약이었다. 이세돌 9단을 꺾고 결승에 오른다면 그야말로 올해 최대 이변 판이기 때문이다. 3년 간 울지도 날지도 않던 새가 한번 울었다 하면 세상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요 한번 날면 붕정만리(鵬程万里) 한다는 초장왕의 이야기처럼 입단 뒤 3년이나 울지도 날지도 않던 박민규였다. 94년생 광주 출신으로 2011년 입단했지만 이력에 올릴만한 성적다운 성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올해 돌연 날갯짓을 하더니 3월 백령배 본선32강에 얼굴을 내미는 것을 시작으로 10월 국수전에서 최철한 9단을 꺾고 4강에 오르는 등 눈을 씻고 다시 보게 만들고 있다. 천하의 이세돌을 맞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초반 흐름은 좋았다. 그러나 관록이 부족했다. 뭔가 됐다고 느끼는 순간 확신에 찬 일격을 날렸으나 상대가 이세돌임을 생각해야 했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아대는 이세돌 9단의 카운터펀치 한 방에 한순간 비세에 몰리고 말았다. 예전 이세돌 9단 같았으면 여기서 바둑을 끝냈을 것이다. 그런데 이세돌 9단도 깔끔하게 끝낼 수 있는 장면에서 끝내지 못하고 연신 승부수를 던져오는 신예에게 최강으로 맞대응하다 혼전에 빠졌고, 이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술렁거림이 일었으나 경험이 부족한 박민규 3단이 끝내기에서 손해를 보면서 무너졌다. 바둑내용에서 박민규 3단이 선행마였다면 이세돌 9단은 추입마였던 셈. 흑이 1로 지킬 때까지만 해도 백(박민규)이 잘 차고 있는 바둑이었다. 도처의 백집은 단단한, 줄어들 여지가 없는 확정가다. 뭔가 일이 터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품게 하는 순간 백2의 끊음이 떨어졌다. 우세를 확실히 다져놓겠다는 승부수인가?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저 흑A로 모는 축이 안된다는 것을 본 '눈밝음'이 재촉한 한수였다. 이런 대목이 경험부족이다. 흑3, 이 한수가 일거에 흐름을 뒤바꾸었다. 잔뜩 어깨에 힘을 주고 저돌적으로 휘두르는 신예의 펀치를 깃털처럼 가벼운 사이드스텝으로 슬쩍 비껴서서 상대의 허점을 정확히 맞받아치는 신공. 상대는 이세돌이었다. 죽어 있는 흑▲ 두점이 어떻게 되살아나 상대를 괴롭히는지 다음 장면을 주목하시라 백1로 잡자 흑2에 잇는다. 이하 백15까지, 흑▲ 두점을 살려가면서 좌변 백대마(두텁게 빵때림했던 대마)가 위험해지자 흑14에 백△ 석점을 살리지도 못하고 15로 후퇴했다. 맛이 다소 있었던 위쪽 백△ 석점도 깨끗하게 들어가며 좌상변 흑집이 50여 집으로 굳어져버린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총보(기보)는 뉴스하단 [관련기보]를 클릭하거나 [기보감상] 코너에서 보실 수 있다. 강동윤 대 이지현의 준결승전은 강동윤 9단이 선행마로 치고나가면서 줄곧 유리했던 판이었는데 방심했는지 후반에 접어들며 안이하게 마무리를 하다 한때 알 수 없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다행이 앞서 벌어놓은 형세 덕분에 역전극은 벌어지지 않았다. ‘단거리 경주일수록 선행마를 주목하라’는 경마의 격언대로 이 대국은 선행마가 추입마에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이세돌 9단 대 강동윤 9단의 결승3번기 1국은 12월22일 벌일 예정이다. 2014 Let's Run PARK배 오픈토너먼트는 총규모 4억 5,000만 원, 우승상금 8,000만 원(준우승 2,000만 원)의 신생기전으로 예선을 거쳐 7월30일 본선64강 토너먼트를 시작해 결승은 3번기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주최하고 경향신문이 후원하며 (재)한국기원이 주관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60초 1회로 대국한다.   ▲ 나이어린 후배와 마주앉는다는 것은 언제나 부담스럽다. 하지만 상대가 누구든 승부사는 매판 전력을 다할 뿐이다.  ▲ 마음을 닦듯 안경을 닦는다. 정신이 투명해야 반상의 수도 환하게 보이지 않겠는가. 요즘 같은 기세라면 강동윤 9단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을 듯. 아니 강동윤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인지 모른다.  ▲ 준결승 두 판은 생중계되었다. 바둑TV 부조.  ▲ 방송중계 마이크는 국가대표팀 명코치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반상의 구라' 김성룡 9단이 잡았다. 해설 스튜디오에서 모니터를 통해 대국장 수순을 지켜보며 실시간 해설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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