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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부동심', 이세돌의 '승부호흡'을 배워라
유창혁 감독에게 들어본 한국바둑의 오늘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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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국바둑이 부진하면 사람들은 한국기원이 아니라 국가대표팀을 탓할 것이다.” 2014년 새롭게 출범한 국가대표ㆍ상비군을 이끌고 있는 유창혁 감독이 선수들과 훈련을 시작하는 첫 자리에서 한 일갈이다. 이 말이 국가대표와 상비군의 가슴에 아프게 꽂혔다. 전세를 역전시켜야 할 선수 한 명 한 명의 어깨엔 자부심에 앞서 책임감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한국과 중국은 세계바둑 패권을 다퉈왔지만 작금의 현실을 보면 한국이 다소 밀리는 추세다. 한국기원은 2014년 유창혁 감독을 사령탑으로 삼아 국가대표ㆍ 상비군을 출범시켰다. 최명훈이 코치로 이창호ㆍ이세돌ㆍ목진석은 기술위원, 김성룡이 전력분석관으로 나섰다. 여기에 국가대표팀과 상비군을 합친 29명이 5월8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일정은 빡빡하다. 주 5일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한국기원 4층 훈련실 함께 머리를 맞댄다. 출범식을 가진 지 한달이 지났다. 사이버오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유창혁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어떻게 끌어가고 있으며 이끌어갈 것인지를 묻고, 그의 눈으로 한국바둑의 현실과 앞날에 대해 들어보았다. 2탄으로는 상비군 신민준의 하루를 밀착취재, 상비군의 일상을 담아보았다. 기획/특집① 유창혁 감독에게 들어본 한국바둑의 오늘과 내일 기획/특집② 상비군 신민준의 하루  바둑은 스토리가 있는 장편드라마 자신의 감정이 흔들려 지는 사람이 바로 '호구' 한국과 중국의 경쟁체제 유지가 바둑의 미래를 밝게 한다 '일방가'와 '중복'이 좋지 않은 것은 사회도 마찬가지 '한국바둑 부활'이라는 숙제를 짊어지고 새롭게 사령탑에 선 유창혁. '세계 최고의 공격수', '일지매'의 전설을 뒤로 하고 이제는 '국가대표 감독'으로 일전을 준비 중이다. 그의 화사하고 호쾌한 기풍은 바둑판을 넘어선 승부에서 어떤 빛을 발할까? 유창혁이 말하는 바둑의 미래를 들어보았다.  ▲ ▷ 국가대표ㆍ상비군ㆍ육성군 선수 명단◁ 남자국가대표(7명): 박정환ㆍ김지석(주장)ㆍ이세돌ㆍ최철한ㆍ박영훈ㆍ강동윤ㆍ조한승 여자국가대표(4명): 최정ㆍ박지은ㆍ김혜민(주장)ㆍ조혜연 상비군A팀(89년 이후 출생자 8명): 나현ㆍ이지현ㆍ안성준ㆍ김정현, 류수항ㆍ한태희ㆍ안국현ㆍ김세동 상비군B팀(96년 이후 출생자 6명): 변상일ㆍ이동훈ㆍ신진서ㆍ신민준ㆍ김진휘ㆍ한승주 상비군 여자팀(4명) : 김윤영ㆍ오정아ㆍ오유진ㆍ박태희 ※ 육성군(4명: 국가대표나 상비군과는 별도): 김채영ㆍ설현준ㆍ최영찬ㆍ김명훈 국가대표ㆍ상비군 시스템을 가동한 지 이제 한 달이다. 실제 훈련을 진행해 본 소감은? 국가대표ㆍ상비군은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 인천 실내무도 아시안게임의 일시적인 국가대표체제와는 다르다. 지금은 대회마다 성적을 내기 위해 구성한 체제가 아닌 장기적으로 한국바둑의 미래를 보는 상시체제다. 주 5일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훈련시간을 엄격히 지키고, 커리큘럼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정신적인 면에서도 나를 포함해 팀 전체가 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잘 따라주고, 특히 어린 기사들이 열심히 해주는 모습들이 보기 좋다.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이 가장 열심히 한다. 다른 이야기를 안 해도 정말 학생 같은 자세로 참가한다. 강동윤, 김지석의 공부자세도 다른 기사들에게 모범이 된다. 상위 랭커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니 훈련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 그동안 전체적으로 프로기사들이 노력을 많이 안 했다. 외부에 있을 때보다 직접 체감하는 느낌은 더욱 강하다. 좀 더 일찍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감독직을 자원했다고 들었다. 이유가 있었다면? 자원이라고 하지만, 작년 말부터 한국기원을 비롯해 주위분들로부터 요청이 있었다. "위기다.", "국가대표팀을 맡아 기사들의 전반적인 수준을 올려주길 원한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다시 이겨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위빈 9단이다. 유창혁 감독과 세계대회 결승에서 만나던 시절도 있어 묘한 대비가 된다. 혹시 경쟁의식이 생기진 않나? 위빈 감독을 의식하지는 않는다. 지금 중국의 '위빈 체제'는 이전 '마샤오춘 체제'의 연장선상이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국가대표팀을 운영한 결실을 최근에 누리고 있다. 우리는 노력해서 쫓아가야 하는 입장이다. 희망적이라면 중국도 어느 정도 우승 성과를 내면서 예전처럼 치열한 모습은 덜한 편이다. 이전에 우리가 그랬다. 이제부터 우리 하기 나름이라 생각한다. 중국 국가대표팀의 장단점을 평가하며 우리 국가대표ㆍ상비군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체계적인 지원과 시스템이 중국 국가대표팀의 장점이다. 또 어린 천재들의 숫자가 많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우리는 3~4명의 영재를 키우고 있는데 중국은 이런 실력의 어린 기사가 30여 명이 넘는다. 중국의 지방에서 대기하고 있는 영재는 헤아릴 수조차 없다. 중국이 국가대표팀을 만들 때 우리 충암연구회와 소소회의 공동연구를 벤치마킹한 부분이 많았다. 중국은 ‘팀’이 되어 모여 노력을 했고, 우리는 개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맡겼다. 이제는 거꾸로 우리가 중국의 국가대표제도를 보고 배우게 됐다. 최근의 성적은, 중국이 집단체제 공동연구로 최상위권의 실력이 우리와 엇비슷해지면서 반사적으로 우리의 허리층 부실이 드러난 결과다. 최상위권의 실력은 엇비슷한데 그 수에서 한국과 중국은 확 차이가 난다. 우리는 이세돌, 박정환, 김지석 정도가 간판급인데 이들과 맞설 수 있는 중국의 정상급 기사는 20명도 더 돼 보인다. 더 차이가 벌어지기 전에 어린 기재를 키워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 한국 국가대표ㆍ상비군의 첫 모임. 이창호, 박영훈, 박정환, 김지석 등 신구세대를 대표하는 정상급 기사가 함께 했다. 유창혁 감독이 보는 중국과의 수준 차이는? 또 허리층이 부실하다는 이야기는 예전 80년대 월간바둑에서도 나왔던 이야기다. 과거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서봉수’의 4인방시대보다 더 문제인가? 그 시절은 중국도 똑같이 층이 엷어 별문제가 없었다. 그때(4인방시대)보다는 지금 한국바둑의 층이 더 두텁다. 그러나 그동안 중국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 어린 영재기사들만 비교하면 숫자의 차이를 넘어 지금 우리의 어린기사는 중국의 최상위권 영재와 실력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들끼리 지금 10번기를 한다면 중국이 7:3 정도로 이기는 결과가 날 것으로 본다. 중국은 지방에서 대기하고 있는 아이들도 많다. 현재 한국의 최상위 랭커들은 조금 자세를 가다듬으면 중국과 경쟁이 가능하다. 문제는 아래로 갈수록 차이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신예들 사정이 심각하다. 우선 현재 유망한 기사들의 실력을 키워 상위층을 두텁게 만들고 그 상승효과로 밑의 기사들도 따라서 올라오게 해야 한다. 상비군과 국가대표는 어떤 차이가 있나? 상비군이 국가대표가 되는 길은 무엇인가? 훈련에서 큰 차이는 없다. 상비군은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 인재풀이다. 국가대표는 ‘최정예’, 상비군은 ‘육성’의 개념이지만, 일반적으로 1군, 2군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국가대표는 약 4개월마다 랭킹에 의해 다시 선정된다. 상비군뿐 아니라 어떤 기사라도 랭킹 상위권에 들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 감독으로서 가장 치중하는 부분은? 유창혁 감독의 훈련방식에 특징이 있다면? 가장 우선순위는 실력을 높이 올리는 것이다. 특히 상비군은 서로 경쟁하면서 실력을 키워야한다. 치열하게 노력하는 기사가 열 명만 넘어도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위쪽(상위랭커)에서 치열하게 노력을 안 해도 밑(하위랭커)에서 올라오질 못하니 서로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상위권인 국가대표는 이 외에 강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특별한 경우지만, 스스로 뛰어난 기사가 되는 경우도 있다. 타고난 재능이 넘치는 기사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정신적인 면에서 극복하기 어려운 시기가 온다. 감독으로서는 많은 대화를 통해 기사들의 정신적인 성장을 돕고 싶다.  ▲ 어린 영재들의 공동연구를 지켜보는 유창혁 감독 감독이 아닌 '승부사' 유창혁의 경험도 다시 한번 듣고싶다. 당시도 충암연구회, 소소회 같은 집단연구를 통해 꾸준히 노력했었다. 90년대 조훈현 9단, 서봉수 9단, 나, 이창호 9단은 완성된 최정상이 아니었다. 세계대회를 치르면서 우리는 계속 발전해 나갔다. 직접 맞부딪치며 얻은 경험으로 자신감을 얻었고, 우승이 뒤따랐다. 한국의 우승이 이어지면서 다른 한국기사들도 동반 상승했다. 지금 국가대표팀의 최명훈 코치도 당대의 일류기사를 쓰러뜨리곤 했다. 나도 세계대회에 나가면 중일의 최정상급 기사보다도 오히려 어린 한국기사와 만나기가 싫었다. 지금 기세를 탄 중국바둑도 그런 시기일 것이다. 지난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한 탕웨이싱이 하나의 예다. 젊었을 때는 바둑생각을 하면서 일어나 바둑으로 놀다가 바둑승부와 함께 하루를 마감했다. 나이가 들면서 바둑과 생활이 점점 분리된다. 내가 느끼기에 예전만큼 열정과 노력이 없을 뿐 바둑실력과 나이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바둑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프로기사는 본질에서는 개인사업자(?)다. 개성도 뚜렷해 단체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자율과 강제를 어떻게 조화할 수 있을까? 국가대표팀과 상비군 모두 처음에는 매일 이어지는 스케줄을 힘들어 했고, 약간의 불평도 있었다. 연구생 시절 외에 이렇게 지속해서 공부하는 게 오랜만일 것이다. 입단 후의 느슨한 생활과는 다른 패턴에 적응하기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시간으로만 따지면 중국은 더 많이 하고 있다.(웃음) 공동연구와 실전은 과거 충암연구회에서도 비슷한 방법을 취했다. 국가대표ㆍ상비군연구의 다른 점은? 과거 충암연구회는 당시의 일인자 이창호 9단이 나왔기에 많은 기사가 자율적으로 참가했다. 지금은 한국기원 차원에서 강제성이 있다. 이후에도 소그룹으로 연구회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공부와 컨디션 조절은 개인의 몫이었다. 국가대표팀은 한국기원 차원에서 선수들을 개성에 맞게 관리하고, 지원해주는 서비스다. 세계대회 결승이나 중요대회가 있을 때 중국은 해당선수에게 실력유지와 정신적인 면에서 여러 가지 지원을 해준다. 우리 국가대표팀도 여러 구상이 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아직 훈련체제나 지원책은 기획단계다. 바둑은 기본적으로 개인 경기다.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개인의 비법(비기)도 쉽게 같이 공유할까? 바둑은 이제 한국에서만의 경쟁이 아니다. 이제는 비장의 수도 같이 연구해야 얻을 수 있다. 동료의 비판과 검증을 겪은 후에야 진정한 비기가 되는 것이다. 꼭 써먹기 위해 수법을 연구한다는 발상은 이상하다. 당하지 않으려면 평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런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실력이 느는 것이다. 중국은 초반 진행과 포석이 강하다. 위빈 감독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성격인데 포석에 대해서만은 “우리가 앞선다.”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정도다. 중국은 신수가 많이 나오고, 검증을 거친 수들을 우리에게 많이 써 먹는다. 평상시에 공동연구를 많이 한 자연스러운 결과다. 국가대표팀에서 ‘전력분석관’이란 이름이 생소하다. 도입 이유와 역할은 무엇인가? 국가대표는 최소한 감독 1명에 코치 2명은 필요하다. 전력분석관은 김성룡 9단을 위한 자리다. 감독제의를 받았을 때 국가대표팀을 운영하려면 김성룡 9단이 꼭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대부분 기사가 지도사범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김성룡 9단처럼 계획을 짜고 실무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자가 부족하다. 또 중국에 대해 김성룡 9단처럼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 감독을 하면서 세세한 부분을 살펴줄 인재이기 때문에 요청했다. 전력분석관이라는 명칭은 한국기원과 협의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대표팀의 안살림과 선수관리를 비롯해 중국관계 최신정보수집과 기사별 분석 등 다양한 일을 한다.  ▲ 어린 기사들이 이창호 9단과 함께 열띤 검토 중이다.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 ‘양이(兩李)’가 기술위원으로 가세했다. 이 역시 눈에 띄는 대목인데 구체적인 역할은 무엇인가? 이세돌, 이창호 9단은 사실 바빠서 자주 와서 도움을 줄 수는 없다. 틈나는 대로 와서 전체 연구회에 참가하고, 자신의 승부호흡을 전수한다. 승부를 하다 보면 미묘한 차이에서 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면을 본인이 둔 바둑을 복기해주면서 승부처에서 느낀 감정을 진솔하게 토론하며 함께 공유한다. 부동심이라는 것만 놓고 보면 이창호 9단은 타고났다. 이세돌 9단은 부동심보다는 승부사적인 호흡이 날카롭다. 이 둘의 장점을 치우침 없이 흡수할 수 있다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바둑의 발전을 위해 우리사회의 제도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면? 영어만 잘 하는 인재로 채워진 사회는 삭막하다. 자칫 위험한 사회가 될 수도 있다. 바둑용어로 말하면 '중복', 한쪽으로 치우친 '일방가'로 이기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다양한 사람이 섞여 살아야 좋은 사회라고 생각한다. 바둑뿐만 아니라 체육, 예술, 음악 분야의 교육시장이 점점 죽어가고 있다. 아이들의 소질은 다양하다. 바둑만 이야기하자면, 기재가 뛰어난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아 부모들이 바둑에도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된다면 좋겠다. 프로기사가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제도가 더 확대되었으면 한다. 유창혁 감독도 프로기사로 30년을 살았다. 이 정도의 경력이면 바둑이 뭔지 한마디 하실 수 있을 거 같다. 오청원 선생은 바둑은 ‘조화’라 했다. 유 감독의 바둑관은 무엇인가? 흔히 바둑을 인생에 많이 비유한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와 같다고 말하고 싶다. 크고 작은 변화가 많고 흐름이 길다는 점에서 영화보다는 장편드라마가 더 낫겠다. 드라마처럼 바둑도 한수 한수 두어질 때마다 숨 막히는 스토리가 있다. 이 스토리를 느끼며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감정조절하는 정신수양이 필요하다. 예와 도를 강조하는 일본바둑계는 예전부터 이런 스토리를 너무 미화해 왔다. 정리해서 좋은 면만 보여주는 관전기가 많았다. 승부의 스토리는 담담할 때도 있고, 처절할 때도 있다. 또 처절하게 승부하다 보면 때로 안 좋은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아주 아프다. 큰 실수를 했을 때 감정의 흔들림을 느낀 적이 있는가? 심지어 이창호 9단도 얼굴에 안 나타날 뿐이지 굉장히 아파한다. 아픔이 있을 때 흔들리는 진폭이 크거나 기간이 길어지면 문제다. 이창호는 그 컨트롤을 잘한다. 감정변화의 흔들림을 빠르게 다잡고 다시 새롭게 나아간다. 다른 분야의 스포츠나 게임도 그렇겠지만, 바둑 한판을 두면서도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경험이 여러 번 나온다. 감정을 제어하는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 이것을 못하면 아무리 실력을 쌓아도 이기기 어렵다. 아마추어 중에서도 실력은 센데 내기만 두면 지는 분들이 있다. 한번 감정이 흔들리면 무리를 해서 바둑을 망치는데, 보통 이런 분들을 '호구‘라고 부른다. 정신수양이 필요하다. 바둑의 미래를 어떻게 보시는가? 지금 한국만 국한해서 봤을 때는 바둑의 장래가 밝지 않다. 현실을 냉정하게 보면 중국이 세계바둑에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전통문화로서 바둑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중국정부도 바둑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 바둑의 위상이 높아지면 유럽, 미국 등의 세계적인 바둑 보급에 더 유리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중국의 국력과 위상이 더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역량이 커질수록 바둑도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도 경쟁하는 나라 없이 독주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지금의 인기를 유지할 수 없다. 이미 뒤로 처지고 만 일본을 대신해 한국이 끊임없이 중국과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바둑이라는 전체적인 판도를 생각하면 한국과 중국의 경쟁체제가 꼭 필요하다. 이런 상호자극의 흐름 속에서 바둑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  ▲ 어느날 오후 잠시 한국기원 4층에 있는 국가대표실을 바라봤다.이들이 한국바둑의 미래를 짊어질 동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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