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원의 "열", 홍민표는 시간패
계시원의 "열", 홍민표는 시간패
CJ E&M 3연승 단독 선두...정관장은 3연패 최하위로 밀려나
[2014KB바둑리그] 오로IN  2014-05-26 오전 10:07   [프린트]
▲ 둘째 날 최종국에서 CJ E&M의 4지명 박승화가 정관장 주장 나현을 꺾었다.


"CJ E&M, 정말 강하네요!"

목진석 해설자의 마지막 논평이 모든 상황을 말해줬다. '구멍이 없는 팀' CJ E&M이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정관장을 3-2로 물리쳤다.

25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4 KB국민은행바둑리그 3라운드 4경기 둘째 날 대국에서 CJ E&M은 3국에서 이지현이 홍민표에게 시간승을 거둔 데 이어 마지막 5국에서 박승화가 정관장의 주장 나현을 꺾는 기염을 토하며 정관장을 3-2로 제압했다. 승리한 CJ E&M은 3연승 축포를 쏘며 단독 선두에 나섰고, 정관장은 충격의 3연패를 당해 최하위로 밀려났다.

전날 1승1패로 마친 것이 아쉬웠던 CJ E&M이었다. 둘째 날 대진은 3국(이지현)만 지명도에서 앞섰을 뿐 4.5국은 불리한 상황이어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CJ E&M에는 4지명 박승화가 있었다.

나현과의 상대 전적에서 2승 2패로 대등했던 박승화는 이날 눈목자 행마를 네 차례나 펼치며 조금도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중반 나현의 승부수에 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치밀한 수읽기로 요석을 잡으며 승세를 굳혔고, 이후 나현의 집요한 추격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나현이 못 뒀다기 보다는 박승화가 너무 잘 둔 내용이었기에 지켜보던 정관장 쪽에서도 할 말이 없었던, 문자 그대로 '완승'이었다.




▲팀에 천금 같은 승리를 선사한 박승화. 1라운드에선 이세돌에게 패했지만 직전 경기에서 변상일을 꺾으며 기세가 살아났었다.

■ 시간패 홍민표, "억울하다"

한편 정관장은 이날 3국에서 홍민표가 시간패를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저녁 8시가 조금 지나 이지현-홍민표 대국이 막 승부처에 접어들었을 무렵 TV모니터에 갑자기 김수장 심판위원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리고 홍민표의 시간패가 선언됐다. 홍민표가 마지막 초읽기 상태에서 서둘러 착점했지만 계시원이 이미 '열'을 불렀다는 것. 순간 대국은 종료됐고(84수 흑 시간승), 이 느닷없는 사건에 정관장 검토실은 할 말을 잊었다.


▲시간패의 당사자인 홍민표. '아홉' 소리에 손이 나갔는데 '열'을 부르더라며 허탈해했다. KB리그(2승)와 퓨처스리그(3승)에서 5연승 중이었기에 아쉬움이 더했다.

현행 KB리그 규정은 '계시원의 초읽기 속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등 시간패에 엄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심판 제도를 도입하면서 논란의 소지가 있던 비디오 판독도 하지 않기로 해 계시원이 '열'을 부르면 사실상 끝이다.

하지만 이 판을 중계한 박정상 해설자는 "'열'소리와 동시에 손이 떨어진 것 같은데 애매하다"고 말했고, 양 팀 감독들 역시 "차제에 계시 시스템과 판정 절차 전반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적으론 이 골치 아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대국자가 직접 시계를 누르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방송의 모양새 부분은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 <제4국>김진휘-이원영. 두 사람의 첫 대결로 상승세의 김진휘에게 기대가 실리기도 했지만 형세가 일찌감치 이원영에게로 기울었다. 김진휘는 초반 우상귀에서 망하다시피 한 것이 패인. 이후 반면을 크게 흔들어 보았지만 이원영의 선방에 막혀 성과가 없었다(267수 흑 불계승).


▲ <제5국>나현-박승화. 목진석 해설자가 "아직도 흑(박승화)이 좋습니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외쳤던 판. 나현이 끝내기에서 필사의 추격전을 전개했지만 결국 2집반 정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돌을 거뒀다(239수 흑불계승)

이로써 3라운드를 마친 KB리그는 내주 CJE&M과 SK엔크린의 대결을 시작으로 4라운드에 들어간다. CJ E&M의 단독 선두 부상과 정관장의 최하위 추락, 여기에 우승 후보 티브로드의 영봉패까지. 시작 때는 상상도 못 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 KB리그에 또 어떤 사건이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 궁금해진다.

8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챔피언을 가리는 2014KB국민은행바둑리그의 상금은 1위 2억 원, 2위 1억 원, 3위 6천만 원, 4위 3천만 원. 매 대국 승자 4백만 원, 패자 70만 원의 대국료를 지급하며 1지명에겐 40만원의 출전 수당이 별도로 주어진다. 생각 시간은 속기 10분, 장고 90분.


▲ 마지막 5국의 계가에 여념이 없는 한종진 감독과 CJ E&M 검토진. CJ E&M이 이렇게 잘할 거라고 예상한 전문가가 몇이나 됐을까.


▲ CJ E&M의 마스코트 신진서와 최정.


▲지난해 Kixx가 김승재를 뽑아 홍역을 치렀듯 '파격 1지명'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정관장. 선수선발식 직후에는 티브로드 다음가는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이다.

■ '극과극' 희비 엇갈린 정관장, 퓨처스리그는 3연승 단독 선두!

KB리그에선 3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밀려난 정관장이지만, 이날 낮에 열린 퓨처스리그에선 CJ E&M을 2-1로 누르고 3연승 단독 선두에 나섰다. 베테랑 홍민표와 고근태가 최정과 강승민을 각각 물리쳤고, '영재 3호' 설현준만이 승리한 CJE&M을 눌렀다.


▲ 신진서,신민준에 이은 '영재 3호' 설현준. 첫 경기에서 김민호에게 패했지만 양우석, 이형진을 연파하며 순항 중이다.

한편 이에 앞서 토요일(24일)에 벌어진 신안천일염-티브로드의 3라운드 3경기에선 김민호와 최현재가 2승을 합작한 신안천일염이 윤찬희만이 승리한 티브로드를 2-1로 누르고 3경기 만에 첫승을 신고했다. 티브로드는 3경기 만에 첫 패점을 안으며 2승1패를 기록.


▲전날 KB리그에서 박정환을 꺾는 센세이션을 일으킨 신안천일염의 퓨처스리거 1지명 김민호. 이날 티브로드의 강자 류민형을 물리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진ㆍ기사제공ㅣKB리그운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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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퍼II ｜  2014-05-27 오후 3:59:00  [동감1]    
야구하고 비교 하시는 분이 많은데 야구는 기본적으로 짧은 시간안에 세잎과 아웃이 판정나는 게임이지만 바둑은 40초란 긴 시간이 주어지기 떄문에 야구처럼 열에 놓았냐 안 놓았냐
순간을 판단하기 보다는 열이 가까워 오면 바둑 돌을 놓으라는 의미가 강하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비슷한 타임에 놓았다면 패로 선언 하는게 맞을 듯 싶습니다.
고무줄급수 ｜  2014-05-27 오후 3:09:00  [동감0]    
시간 10에 착점하면 통과로 봐야 한다고나도 동감임. 그러나, 한국기원측의 룰에서 정하기를 열소리가 나올때 착점하면 시간패로 하기로 정하였다면, 그것은 시간패로 정해진 것이 아닌가요? 또 한가지. 계시원이 하나, 둘, 발음할 때, 초침이 정각에 닿을 때 발음 시작하는 것인지, 아니면 초침이 정각에 도달할 때 발음을 띁내는 것인지도 구분해야 하겠으나, 역시 협회에서 정한 규칙은 따라야 하겠지요. 발음의 시작이든 끝이든 초읽기에서는 주어진 시간의 간격은 같게 됩니다.
보도본부 ｜  2014-05-26 오후 9:24:00  [동감1]    

아홉에 손나가는 못된 버릇을 고칠수있는 기회를준 게시원에게 감사해야합니다.

앞으로 좋은 기보 부탁드립니다.
최강한의사 ｜  2014-05-26 오후 4:06:00  [동감2]    
어차피 아홉 말하는 데 1초 가까이 걸리는데 말 끝나기 전에 안 놓이면 시간패 당해도 할 말 없는거죠.

저 계시원 앞으로도 강하게 초읽기 했으면 좋겠네요.
저렇게 인정사정 없는 사람이 승부의 세계에선 필요합니다.
3수라도 ｜  2014-05-26 오후 3:20:00  [동감0]    
김민호초단, 다음에 국제대회에서 중국의 판팅위9단 만나면 좋은 승부 부탁해요...ㅎㅎ
쿠키왕자 ｜  2014-05-26 오후 2:04:00  [동감1]    
초일기 1분하고 40초바둑은 20초란 시간이 프로들사이에 굉장히 소중한 시간임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40초바둑이 41초 바둑으로 늘어났다해서 아 ~ 시간이 1초나 늘어나서 수가 훨씬 잘보이네라고 말하는 기사는 없을겁니다. 1초동안에 뭔넘의 수를 얼마마 더본다고 프로기사란 사람들이 모양새도 좋지않게 아홉소리 나오면 후다닥 두는거보면 참 딱할정도입니다. 여덟불렀을때 좀여유롭게두는게 그렇게도 힘든일입니까?
무리수로 ｜  2014-05-26 오후 2:01:00  [동감0]    
아 그리고 연고제에 관하여: 어느 팀 프로스포츠가 지역 연고제 없이 하나요? 야구, 축구보는 이유는 거의 90% 동네팀, 고향팀 응원하는 것 아닌가요? 아니 어느 스포츠팀이 일년마다 선수를 다 바꾸나요? 이런것 보면 바둑은 아직 기본 마인드도 전혀 안되어있습니다.
무리수로 ｜  2014-05-26 오후 1:55:00  [동감2]    
사실 프로기사로써 9에 돌을 놓은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방송을 보면 항상 9에 두는데 제가 보기에 프로기사 티내느라 그러는 것 같습니다. 엄밀히 보면 한 대국에서 여러번 시간 패가 나옵니다. 차제에 룰 또는 기기를 바꾸어(요즘 세상에 그정도는 의지만 있으면 일도 아닙니다) 시간에 대하여 정확히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구 야구 등도 요즘 중계보면 비디오 판독을 늘리며 점점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야구만 하더라도 오심도 게임의 일부라는 논리는 이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허큘레스 ｜  2014-05-26 오후 1:26:00  [동감0]    
모든 스포츠는 모르겠고, 야구에서는 동타임은 아웃임..1루에서 타자가 루를 받는 것과, 1루수가 공을 잡는 것이 동시이면 아웃임..
하이디77 학창 시절에 야구 선수 생활을 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루를 밟는 것과 1루수가 포구하는 것이 동시라면 세이프입니다. 배울 때 그렇게 배웠습니다. 코치님이 엉터리는 아니었는데요. 포털 사이트 찾아봐야 하는 것인지 ㅎㅎㅎ  
허큘레스 ｜  2014-05-26 오후 1:24:00  [동감2]    
예전에는 아홉 부르고, 차마 열을 잘 못 불렀지..민표야..너 열 부를 배짱 있어? 하고 계시원한테 묻듯이..근데, 몇년 전 바둑뉴스로 그걸 엄격히 한단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그래서인지, 그 이후로 몇 차례 시간패도 나오고..10초 바둑도 아니고, 굳이 아홉에 착수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 1초 더 생각하면 더 좋은 수가 나오냐? 결국 대국 습관의 문제일 뿐이다..
대자리 ｜  2014-05-26 오후 12:58:00  [동감1]    
무슨 규정이 그러냐?열 부르면 무조건 타임아웃이라니,모든 스포츠의 타임은 쌔임타임 쌔입이 원칙이다.
세빌라 ｜  2014-05-26 오후 12:41:00  [동감1]    
아홉에 두자...
stat4321 ｜  2014-05-26 오전 11:32:00  [동감0]    
시간패와 관련해서 떠오른 한가지 아이디어 - 바둑판에 센서를 부착하여 정확히 손이 떨어
지는 순간을 착점으로 간주하는 방법이 있을듯 합니다. 물론 바둑판을 특수제작해야되는 번
거로움이 있겠지요. 하지만 그리 어려운 기술도 아니고, 만들려고만 하면 굳이 힘들것 같지
는 않은데요. 이게 가능해지면, 게시원이 필요가 없겠고 초읽기를 사람이 누를 필요도 없으
니 지금같은 분쟁은 줄어들듯 합니다. 이벤트 기전으로 우선 도입을 해보고, 시행결과에 따
라 점차 확대해 나가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듯합니다.
高句麗 그렇게 할수 있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하이디77 매우 어렵습니다. 돌을 놓았다가 손이 안떨어진 상태에서 다시 들어올릴수도 있고, 착점하는 시간이 사람마다 편차가 매우 큽니다. 심한 경우 약 0.7초 정도 돌을 누르고 있는 상태도 있습니다. 판에 닿는 시간이면 모를까 손이 떨어지는 시간을 판이 감지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겁니다. 그냥 본인이 누르면 분쟁이 해결됩니다.  
범근 ｜  2014-05-26 오전 11:16:00  [동감0]    
지역연고 안되나?다섯명 중에 두명이상은 바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프로야구처럼 폭발적인기가 있을지도..지역이 끼면 슬데없는 애착이 가는듯.^^
migrante 글쓴이 삭제
921023 ｜  2014-05-26 오전 10:24:00  [동감2]    
나현은1지명내려놔라....김정현이 1지명..
migrante 나현이 책임질 사항이 아니죠. 감독이 한국랭킹 100위권밖이라도 1지명으로지명할 권한이 있음으로, 나현을 1지명으로 뽑은 감독이 팀의 승패에 책임이 막중한 것이죠. 감독이 내려와야할 사항이죠.  
다쿠지니 ｜  2014-05-26 오전 10:24:00  [동감1]    
아홉에 착수도 아니고 아홉과 열 그 사이에 착수면 사실상 시간패 아닌가? 바둑판에 센서
를 달지 않는 이상 대국자가 누르던 사람이 부르던 정확한 10초는 아닐 것 같은데?
막말로 아홉에 손나가다 돌 떨어뜨리거나 착수하고 손 못떼면 시간패 인정?
솔직히 그동안 마지막 초읽기 아홉 이후 1초는 한 3.5초쯤 아니었나? 무슨 시간과 정신의
방도 아니고...
스트라이크 ｜  2014-05-26 오전 10:22:00  [동감3]    
숙련된 전문계시원이라면 1/100초 까지 정확히 숙련되어 1초를 부를까요?
수십년 바둑을 두어온 프로기사가 초를 부른다고 그게 정확해질까요?
직접 초시계를 누르는 상황이 아니고, 사람이 계시를 하게 되는 전제하에...
이런 비슷한 상황이 수번나오더라도 이 경우는 시간패가 100% 맞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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