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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신성(新星) ‘스웨’ (상)
설특집 - 중국 ‘90후’ 대표기사 5인 기풍탐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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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 중국 ‘90후’ 대표기사 5인 기풍탐구 들어가며 근래 세계바둑계 판도는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각축장이다. 그런데 지난해 단체전 세계대회는 한국이, 개인전 세계대회는 중국이 모두 휩쓰는 극명한 양상을 보였다. 겉보기엔 아직 어느 한쪽으로 확연하게 기운 것 같지는 않으나, 바둑이 본시 일대일 대결이라는 점을 더 산다면, 개인전을 전부 석권한 중국이 주도권을 틀어쥐었다고 봐야한다. 만약 올해도 한국이 중국에 밀린다면 2013년은 중국이 한국을 추월하여 세계바둑 최강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설령 올 한해 한국이 다시 힘을 내 중국과 팽팽한 양상을 보인다 하더라도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은 해가 갈수록, 상당 기간, 점진적으로 힘의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질 것이라 내다본다. 그 가장 큰 이유로 한국은 원톱 이세돌에 박정환 정도의 미드필더만 돋보이는 실정이나 중국은 같은 급의 신예강자가 적게 잡아 10여 명, 줄잡아 20여 명이 대거 출현한 사실을 든다. 기존 강자가 아니라 신예, 그것도 이세돌 9단과 이미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수준의 기사가 10대 후반~20대 초반에 불과한 풋내기 무명 기사들이라는 데 더 경악한다. 대륙 곳곳에 차고 넘치는 어린 유망주들까지 헤아리자면 가슴이 무척 답답해진다. 인재가 많으면 당연히 앞날은 밝고 유망하다. 이런 면에서 중국의 미래는 장밋빛이다. 그렇지만 바둑은 개인전! 한국전쟁 때처럼 인해전술로만 밀어붙일 수 있는 게 아니다. 조훈현, 이창호가 대를 이어 세계를 제패하며 한국바둑을 반석에 올려놓은 건 숫자가 많아서가 아니었다. 이창호 이후 중국의 ‘머릿수(?)’에 맞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은 것도 이세돌 9단의 분투에 힘입은 바 크다. 한국이 지금까지 ‘세계 최강국’ 소리를 들은 건 마치 상산의 조자룡같이 소수의 엘리트가 전면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인 덕분이었다. 다만 이제는 이창호처럼 일인독주가 힘들어진 시대이기에 원톱 한명에게 기댈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한국바둑이 원위치를 찾느냐 마느냐의 관건이 여기에 달렸다.  ▲ 세계대회를 제패한 중국의 신세대 기사 6인. 이들의 등장과 눈부신 활약으로 중국은 한국을 밀어내고 세계최강국의 위상을 갖췄다. 중요한 것은,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는 것. 지금까지는 중국이 더 한국을 알려고 노력했다. 쫓는 자가 앞선 자를 연구하는 건 당연하다. 이제는 우리가 중국을 탐색해야할 처지다. 자고나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중국의 무명신예가 불쑥불쑥 등장하고 있다. 팬들도 ‘소표(小豹)’니 ‘90후(後)’니 ‘95후(後)’니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는 중국의 새얼굴들에 정신이 없다. 워낙 많다보니 이 친구가 저 친구 같고 바둑도 이 바둑이 저 바둑 같기만 하다. 상대를 더욱 확실하게 알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를 느꼈다. 해서 사이버오로에서는 민족 대명절 설에 즈음해 중국바둑의 떠오르는 샛별, 이미 중국바둑의 간판스타로 올라선 1990년 이후 태생 대표주자 5명에 대한 특집기사를 마련했다. 1990년 이후에 태어난 중국의 신예기사를 특별히 다루는 건 지난해 이들 가운데 4명이나(스웨, 탕웨이싱, 판팅위, 미위팅) 세계대회를 우승했고, 시나브로 퇴조 기미를 보이고 있는 83년생인 구리 9단을 넘어 요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89년생인 천야오예 9단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 하여 이미 혹은 머지않아 중국바둑계는 ‘90후’ 기사들의 쟁패장이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결국 한국과 맞설 가장 강력한 상대가 이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1월 바이링배에서 천야오예 9단을 3:0으로 꺾고 세계타이틀을 딴 91년생 저우루이양 9단을 빼고 5명 안에 탄샤오 7단을 넣은 건 좀더 어리고 우리에게 덜 알려진 신예강자를 탐색해 보자는 취지에서다. 저우루이양은 이미 우리에게 많이 익숙해진 기사다. 역시 91년생인 장웨이제나 퉈자시를 제외한 이유 또한 그렇다. (이 둘은 최근 성적이 뜸하기도 하다.) 그럼 91년생 동갑인 스웨 9단을 소개한 까닭은? 저우루이양에 비해 한국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고 무엇보다 한국기사들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기풍이자 현재 중국은 물론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사이기에 91년생 대표로 우선순위에 넣었다. 소개도 가장 먼저 한다. 설 전후로 게재하는 사이버오로 특집-‘중국 신예강자 5인’에 대한 기풍탐구 순서는 다음과 같다. - 2013년 LG배 우승 (대 원성진 2:0) - 배태일 산정 세계랭킹 1위(2014년 1월 현재) 2편. 탕웨이싱 9단(93년생) - 2013년 삼성화재배 우승 (대 이세돌 2:0) - 배태일 산정 세계랭킹 10위 ○● 무명에서 혜성같이 '탕웨이싱' ☜ 클릭 3편. 탄샤오 7단(93년생) - 2014. 1월 현재 중국랭킹 10위 - 배태일 산정 세계랭킹 12위 ○● 잠자는 ‘괴물’ 탄샤오 ☜ 클릭 4편. 판팅위 9단(96년생) - 2013년 응씨배 우승 (대 박정환 3:1) - 배태일 산정 세계랭킹 15위 ○● 대륙의 ‘돌부처’ 판팅위 ☜ 클릭 5편. 미위팅 9단(96년생) - 2013년 몽백합배 우승 (대 구리 3:1) - 배태일 산정 세계랭킹 16위 ○● 대륙의 ‘뚝심' 미위팅 ☜ 클릭   1991년 1월 11일 허난 뤄양 출생. 2003년 입단. 2009년 신인왕전 우승2013년 LG 우승(세계대회) 창기배 우승 설특집 - 중국 ‘90후’ 대표기사 5인 기풍탐구(1) 가장 껄끄러운 상대, ‘스웨’ 먼저 중국 기사들의 타이틀 보유 현황을 훑어보고 들어간다. 그간 중국의 일인자로 대접받던 구리 9단은 올해 용성전을 우승해 이세돌과의 10번기를 코앞에 두고 가까스로 무관에서 벗어났다. 최다관왕은 3관왕인데 3명이다. 천야오예 9단이 춘란배, 천원, 명인 3개의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고 저우루이양 9단 또한 바이링배, 기성, 리광배 3개를 석권하고 있다. 랭킹1위 스웨 9단은 LG배, 창기배 2개를 쥐고 있다. 지난해 세계대회를 석권한 기사 4명이 왕중왕을 가린 4대천왕전까지 더해준다면 3관이다. 이 뒤로 탕웨이싱(삼성화재배), 판팅위(응씨배), 미위팅(몽백합배), 롄샤오(아함동산배), 왕시(중신은행배), 양딩신(위부부동산배), 셰허(서남왕배) 등 십수 명이 조각조각 분배하고 있는, 춘추전국시대의 양상을 띤다. 일인독주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선수층이 두껍다는 얘기다. 중국랭킹 1위 자리도 천야오예와 스웨가 엎치락뒤치락 바꿔가며 달리고 있다. 천야오예 9단이야 익히, 일찍이 알려진 기사이니 그렇거니 한데, 그와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스웨 9단은 사실 지난해 2월 원성진 9단을 꺾고 LG배를 우승하면서 우리에게 부각된 기사다(이전 그는 2009년 16회 중국 신인왕 우승이 고작이었다). 중국의 90후 중 3번째(2012 LG배-장웨이제, 2013.01 바이링배-저우루이양) 세계챔피언이 됐고, 중국바둑을 통틀어서는 10번째로 세계타이틀을 차지한 인물이 됐다. 중국바둑사에 국한해 보더라도 이들의 부상(浮上)은 의미가 크다. 세계무대를 주도하던 이세돌, 구리 9단은 모두 80년대 태생이다. 천야오예 9단 또한 89년생, 끄트머리 기사이다. 2012년 초 장웨이제가 LG배에서 불쑥 솟아오르긴 했지만 2012년까지는 어디까지나 80년대생들의 세상이었다. 이것을 2013년 벽두 91년생인 저우루이양과 스웨 9단이 연타석 등장함으로써 이른바 ‘90후’ 세대가 무대 전면에 나섬을 만천하에 알린 것이다. 중국바둑은 물론 세계바둑이 급격한 세대교체의 물살에 휩싸인 것이다. 지금 그 선두주자가 스웨 9단이다.  ▲ 스웨 9단이 원성진 9단을 2-0으로 눕히고 LG배를 우승할 때까지 우리는 그의 존재에 대해 무감각했다. 누구나 원성진 9단의 우세를 점쳤다. 팬들이 체감하기엔 이세돌 9단처럼 그다지 강력한 카리스마를 내뿜지 않는 바둑 같건만 중국과 세계바둑 랭킹1위로 치고 올라갔다. 무엇보다 링에서 싸우는 한국기사들이 이구동성으로 가장 상대하기 힘든 바둑이라 지목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바둑이기에? 이세돌 9단은 중국에서 한 인터뷰에서 스웨를 가장 어려운 상대라 말했다. "한국기사들이 가장 싫어할 스타일은 스웨 9단이다. 가장 두기 까다롭고 위력적인 기사다. 다른 기사들도 다 만만치 않고 까다롭긴 한데 둘만은 하다. 두번째로 꼽을 만한 기사는...천야오예 정도일까? 그러나 천야오예는 누구에게도 압도적인 면을 보여주지 못한다. 약간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데 스웨는 굉장히 타이트하게 두는 스타일이라 약점을 찾기 힘들다." 한국의 프로기사들은 스웨의 기풍을 대체적으로 “무너질 듯 무너질 듯 잘 안 무너지는 스타일, 실리형은 아닌 거 같고, 수읽기가 세다. 잘 두려고 하지 않고 80점만 놓는 바둑.”이라 평한다. 꾸준히 80점을 놓을 수 있는 바둑, 실은 이런 바둑을 공략하기가 훨씬 까다롭다. “특별히 강한 건 모르겠다. 그런데 빈틈이 없다.” 이것은 조훈현 9단의 말이다. 스웨가 2012년에 이미 한국기사를 상대로 17승2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홍성지 9단도 “수읽기가 강하고 공격적인 기풍이면서도 상당히 침착하다. 원성진 9단과의 LG배 결승1국 때도 형세가 여의치 않아진 이후 버텨가는 힘이 대단했다.”고 말한다. 공격적이면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힘이 상당하다는 건 형세를 조율하는 균형감과 심리적 안정감에 끈기까지 뒷받침하고 있다는 얘기, 이 정도면 한 판 이기기 정말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기보를 직접 감상하며 스웨의 기풍을 탐구해 보자. 그 전에 먼저 재미있고 쉽게 감상하려면-, <기보감상 요령> 1) 모든 장면도나 참고도에서 첫수부터 한수씩 놓아보며 본문을 읽는다. 2) 첫수로 되돌리는 방법은: 일단 바둑판 하단 맨왼쪽에 있는 (❚◀ ) 버튼을 누르면 숫자가 표기된 바둑돌을 한꺼번에 들어낼 수 있다. 3) 그런 다음 플레이 버튼(▶)을 눌러 한수씩 진행하며 본문을 음미한다.  ▲ 생긴 건 곱상해도 바둑은 굉장한 인파이터다. 1. 스웨는 싸움꾼 스웨의 바둑에서 전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스웨의 모든 판에서 크고 작은 전투가 일어나며 전투에 피하는 기색이 없다. 스웨 9단 자신도 "나는 전투를 좋아하는 기풍이다. 나는 나와 기풍이 비슷한 기사인 구리, 이세돌 들과 같이 대국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모든 전투는 일괄적이지 않듯이 스웨의 전투 또한 일괄적이지 않다. 유리할 때와 불리할 때 어떻게 다른가 살펴보자. 1) 유리한 장면에서의 전투 스웨 9단은 전투에서 유리할 때는 힘으로 상대를 누르려는 모습이 보인다. <장면1> 2013 삼성화재배 예선2R ●나현 ○스웨 백불계승 일찍이 한국의 천재기사로 기대를 모은 나현 3단과의 대국. 흑1,3의 삭감에 백은 A로 받는 것이 무난한 진행이다. 그러면 흑은 손을 돌려 B의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자, 스웨의 선택은? <장면1-1> 하지만 스웨는 좌변을 받아주지 않고 적극적으로 백1로 걸쳐 갔다. 뒤에 나온 백5의 씌움이 주도권을 잡으려는 공격적인 한수로 상대를 최대한 압박한다. 실전은 좌변에서 흑이 24까지 한점을 잡고 살고, 백은 중앙을 두텁게 차지해 서로 불만 없는 모습이다. <장면1-2> 백△가 있는 마당에 이를 안정시키고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보통의 착상이라면 A로 다가서는 게 상식이다. 그렇지만 스웨의 선택은 백1의 강공이다. 백△의 돌이 벽이라고 생각하고 상대를 한껏 몰아붙이는 것이다. <장면1-3> 이제 스웨의 힘을 볼 차례다. 백1,3으로 상변을 넓혔을 때 흑4는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물어보는 수. 백5로 받으면 흑6으로 나오겠다는 뜻이다. 백9가 스웨의 강수로 흑10으로 나왔을 때 백13,15가 좋은 행마다. 상대방에게 나쁜 모양을 강요하고 있다. 실전에서 차마 빈삼각으로 꼬부려 나올 수는 없는지라 흑16으로 젖혀 나왔는데 불문곡직 백14로 톡 끊으니 상변이 잡히게 되었다. 멋진 우격다짐이다. <장면1-4> 전보에서 한칸 뛰어 나온 흑1이 백의 입장에서는 까끌까끌한 수였다. 만약 백2로 나와 끊는 것은 흑3~17까지 어려운 싸움이 되기에 백이 바로 나와 끊지 못했다. <장면1-5> 해서 백2로 민 다음 (실전에서는 백이 5에 내려서는 강수를 두었는데-이것이 ‘전투의 스웨’답게 박력 있는 수) 본도처럼 백4로 지키는 수는 너무 온전한 수로 흑이 즉각 5,7로 젖혀잇고 9로 우변을 지키면 흑이 좋다. <장면2> 2013 삼성화재배 32강 2R ●스웨 ○창하오 흑불계승 백1의 들여다봄은 응수타진. 상대가 들여다봤으니 상식적으로는 한쪽을 받아주는 것이 보통이지만 스웨는 받아주지 않고 흑2로 붙여간다. 백이 달리 응수하는 방법이 없는 만큼 적절한 반발로 흑2~10까지 축으로 백 한점을 잡아 성공한 모습이다. <장면2-1> 전보에서 몇 수가 더 진행된 장면. 백1의 침투는 2로 누르는 수와 3의 축머리를 보는 수다. 일단 흑2를 손뺄 수 없어 흑이 곤란해진 것 같았는데, 이때 흑4의 붙임이, 스웨의 고도의 수읽기 능력을 보인 수다. 축머리를 겸하고 있다. 이에 백5로 받는 것은 흑6으로 축이 성립해 백이 곤란하다. 해서-. <장면2-2> 실전은 백2에 젖히고 흑11까지 타협이 되었지만, 이 결과는 흑이 잘된 모습이다. <장면2-3> 전보 상변을 둔 백6으로 이처럼 흑 한점을 잡으면 어찌되나? 흑7로 끊는 수가 기막힌 축머리가 된다. 다음 백A로 도망갈 수 있나 없나 한번 놔 보시라. 이와 같은 수읽기를 흑▲로 올라설 때 다 읽어두었다는 데 놀라울 따름이다. 스웨의 수읽기 힘을 여실히 느끼는 대목이다. 2) 불리한 장면에서의 전투 유리할 때야 당연히 전투도 유리하게 펼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적당히 죄며 형세를 이끄는 기풍도 있다. 어쨌든 스웨는 전진한다). 그렇다면 불리한 지형에서 스웨는 어떠할까? 주변이 여의치 않을 때는 싸움을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했는데 과연 그럴까? <장면3> 제1회 몽백합배 64강전 ●스웨 ○나현 백2.5집승 백1로 한칸 뛰어 백돌을 정비한 장면, 공격도 겸하고 있다. 여기서 무난하게 두어간다면 흑2로 한칸 뛰어 정비하는 정도이다. <장면3-1> 하지만 스웨에게 이것은 싱겁다. 백△에 스웨의 선택은 흑1의 다가섬이다. 위에 약한 돌을 두고 이렇게 타이트하게 하변을 다가와 버티는 작전은 결행하기 쉽지 않다. 그러고선 이후 흑21까지 어렵지 않게 좌변을 타개해 국면을 주도한다. <장면3-2> 좌변 대마를 어렵지 않게 타개했으나 대신 백에게 두터움을 주었다. 이번엔 좌상변 흑대마를 서둘러 수습해야 한다. 흑1에 백2는 축이 안된다고 보고 둔 나현 3단의 강수다. 두터움의 배경을 믿는 것이다. 어떻게 처신할 것인가?스웨가 들고나온 수는 뜻밖에도 흑3,5로 오히려 백진 속으로 들어가는 강수였다. 흑9의 묘수를 보고 있었기에 둘 수 있었다. 이후 절묘한 수순으로 21까지 위기에 처했던 흑돌을 선수로 살려냈다. 뒷걸음질하지 않는 스웨다. <장면4> 제10기 중국창기배 결승2국 ●스웨 ○롄샤오 흑불계승 무겁다 싶은 돌을 움직이는 것뿐 아니다. 좁은 곳에 들어가는 걸 두려워 않는다. 수읽기와 싸움에 자신 없으면 이처럼 두둑한 배짱을 보일 수 없다. 우하의 싸움이 일단락 되어 백△로 뛴 장면. 흑1의 침투는 당연하다는 듯이 들어간다. 감각적으로 흑1의 침투한 돌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흑1-13까지 타개의 모양을 갖추었다. <장면4-1> 흑7 때 백은 중앙으로 뻗어 물러섰는데 8로 끊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흑9가 준비된 수로 다음 A, B의 곳을 맞보기로 손쉽게 타개할 수 있다. <장면4-2> 백1,3은 장면도에 이어지는 수순. 다음 흑은 4로 뛰어서 사는 것이 보통으로 이하 백11까지 예상된다. 하지만 스웨는 9단은 백5와 흑6의 교환이 아프다고 보고 이 진행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 선수교환을 당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느끼시기 바란다. 바늘귀만한 틈도 간과하지 않는다. <장면4-3> 실전진행이다. 좌변은 잡히지 않는다고 보고 스웨는 배짱 좋게 흑1로 버텼다. 이 수를 본 K3단은 혀를 내두르며 ‘스웨의 버티는 힘’을 칭찬했다. 백2의 공격에 중앙을 흑3,5로 뚫고 난 뒤에야 흑9로 급소를 찔러 수습에 나선다. 실전은 백이 좌변을 넘으며 흑이 집으로 조금 손해를 봤지만, 흑17로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어 좋다. 백A로 막힌 것과의 차이를 비교해 보시라. <장면4-4> 이후 진행을 좀더 본다. 백1,3으로 틀어막아 올 때 흑6~백9까지 교환한 다음 흑10이 좋은 수다. 이어 흑14로 백에게 물러설 것을 강요하고 있다. <장면4-5> 더는 물러날 수 없었던 롄사오는 백1,3으로 칼을 뽑았지만 흑14까지 모양을 갖추어서는 잡힐 돌이 아니다. 이하 흑20까지 힘도 못 써보고 백이 곤란해졌다. A의 단점이 당장 눈에 보인다. 백의 단명국. 본인이 불리한 형세(장면)에서의 전투에서는 버티는 힘과 수읽기로 어려운 국면을 타개해 나가고, 유리한 형세에서의 전투에서는 힘을 발휘해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을 보인다. [기보분석=우동하 / 구성=정용진] ○● (하편) 이어 보기☜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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