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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느낀 '천재'란?
중국으로 눈돌린 이세돌, "천재가 1년 만에 평범하게 전락하는 것은 바둑교육방식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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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구리와의 10번기는 "시간면에서 내가 유리해" '미국'대신 '중국'에서 바둑보급 선택한 이유는 '파트너' 유무 작년 연말 한국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마치고 이세돌 9단은 조용히 중국으로 건너갔다. 베이징 왕징에 새로 여는 '이세돌바둑학교'의 현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세돌이란 이름을 내건 '도장'은 한국에도 있지만, '학교'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생겼다. 이세돌바둑학교는 중국의 한 투자자와 한국의 이영호 씨가 중국진출 파트너로 나섰다.  기념테이프를 끊고 현판식을 한 후 이세돌은 중국기자들에게 휩싸였다. 당시의 인터뷰 기사가 1월8일 중국 시나바둑에 올라왔다. 인터뷰에는 구리와의 10번기에 대한 예측, 중국기사들에 대한 감상평, 앞으로 한중바둑의 구도변화 등 의미심장한 내용이 있었다. 이세돌은 중국기사 중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로 스웨 9단을 꼽았다. 또 한중바둑의 대결구도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앞서갈 수도 있지만 지난 1~2년의 결과만으로 한국이 밀렸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올해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와의 10번기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었다. 일단 구리와는 동갑이라 체력적인 열세는 똑같다는 농담으로 시작해 보통 구리와의 대국은 자신이 먼저 초읽기에 몰렸는데 10번기의 제한시간이 길므로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었다. 전문을 아래에 소개한다. - 바둑보급을 위해 중국을 찾은 이유는? "다른 이유도 있지만, 간략히 말하겠다. 중국은 사람도 더 많지만, 바둑인구의 비율 자체가 높아 보급에 더 효율적이다. 무엇보다 함께 일할 파트너가 있어 가능했다." - 이세돌바둑학교는 최대로 몇 명을 받아 줄 수 있나? "이곳은 한 타임에 60명 이상으로 한달 기준으로 하면 최대 500명까지는 교육할 수 있다." - 학교의 경영이나 교육 면에서 이세돌 9단의 역할을 무엇인가? "경영에 내가 전적으로 참가하진 않는다. 일단 이곳에 한달에 한번 오기도 어려울 것이다. 일년에 네다섯 번 정도는 올 거라 예상한다. 교육에서 기본은 바둑을 잘 두게 하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바둑을 즐기는 것이다. 바둑을 좀 못 두고, 실력 발전이 더뎌도 괜찮다. 학생들의 얼굴이 얼마나 밝은지 그것 하나만은 반드시 지켜볼 것이다." - 바둑학교는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주 목표인데 참을성이 부족한 아이들이 어떻게 바둑을 즐길 수 있을까? "나도 어릴 때 그런 기억이 있다. 처음 아버지가 바둑을 가르쳐 주실 때는 형, 누나와 즐겁게 배웠었다. 이후에 다른 분이 나를 지도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굉장히 지루했고, 바둑판 앞에 앉기조차 싫었다. 결국,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느냐가 문제다." - 이 학교에서 독특한 천재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런 아이가 있다면 이세돌 9단이 직접 내제자로 받을 의향이 있는지? 만약 그런 경우라면 한국에서 싫어하지 않을까? "한국과 중국을 떠나서 그런 천재가 있고 가르쳐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가능할 것이다. 바둑경기에는 국가 간의 경쟁개념이 있지만, 결국 바둑 자체는 그것을 떠난 관점에서 봐야 한다."  - 이 소식이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이세돌 9단이 캐나다와 미국으로 바둑보급을 위해 떠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능성은 지금도 열려 있다. 그러나 캐나다는 현실적으로 바둑을 보급하기가 어렵고, 미국도 계획은 있지만 좋은 파트너를 찾을 수 없는 것이 문제다." - 요즘 한국이 중국에 확연히 밀리고 있는데 한국에서 특출난 인재를 후계자로 키울 생각은 없는가? "작년 성적에서 중국이 압도한 것이 사실이다. 또 장기적으로도 중국이 앞서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1~2년의 성적만 가지고 한국이 밀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국기사들은 최소 두 개 대회 이상을 석권할만한 실력을 갖췄지만 하나의 대회를 우승하고는 묻혀버린다. 또 지금 보면 중국에서 우승할만한 기사들은 다 한번씩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중국이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2014년은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고, 한국이 반격에 나서는 1년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도 지도하는 기사가 있다. 지난 4월까지는 열심히 했는데 여름 들어 내가 성적이 떨어지면서 느슨해졌다. 또 연말에는 일정이 바빠 거의 보질 못했다. 내년에는 진짜 제대로 해볼 것이다. (신민준 초단의) 지금 실력은 솔직히 대단하다고 말을 못 하겠다. 하지만 잘만 가다듬으면 2~3년 후에는 아주 좋은 기사가 될 수 있다." - 이세돌 9단이 보는 천재의 기준은? "바둑 실력이 약해도 신선한 발상을 하는 기사다. 말로 하긴 힘든데 '이 실력에 어떻게 이런 수를 볼 수 있을까?'하고 감탄할 때가 있다. 그런 수를 보여주는 기사가 진정 천재라고 생각한다. 가끔 그런 기사를 발견하는데 이상하게도 1년 후가 지나고 보면 평범해진다. 아마도 바둑교육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 2013년에 열린 춘란배와 삼성화재배 패배는 부담감 때문에 실력발휘를 못한 느낌이다. 앞으로 구리와의 10번기가 기다리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점을 극복할 것인지? "솔직히 부담감 때문에 진 것은 아니다. 춘란배는 당시의 천야오예가 나보다 실력이 조금 더 나았다. 삼성화재배는 상당히 어린 기사와의 대결이었는데 결승 1, 2국 모두 어느 순간 집중력이 확 떨어졌다. 이런 부분은 아무래도 체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10번기에서 만나는 구리는 동갑이니 체력의 열세는 비슷하지 않을까? (웃음) 보통 구리와의 대국은 내가 먼저 초읽기에 몰린다. 제한시간 4시간이라는 면이 내게 득이 될 것이다. 구리는 좀 빠르게 두는 스타일이라 체력을 좀 더 신경 쓰면 내가 유리한 입장이다." - 2013년에 나온 중국의 새로운 6명의 챔피언 중에선 어떤 기풍이 마음에 드나? "한국기사들이 가장 싫어할 스타일은 스웨 9단이다. 가장 두기 까다롭고 위력적인 기사다. 다른 기사들도 다 만만치 않고 까다롭긴 한데 둘만은 하다. 두 번째로 꼽을 기사는 어려운데, 천야오예 정도일까? 그러나 천야오예는 누구에게도 압도적인 면을 보여주지 못한다. 약간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데 스웨는 굉장히 타이트하게 두는 스타일이라 약점을 찾기 힘들다."  ▲ 베이징 왕징(望京)에 위치한 이세돌바둑학교의 정문  ▲ 교내를 둘러보는 이세돌 9단  ▲ 이창호 9단의 동생인 이영호 씨가 중국 측 파트너와의 연결고리가 되었다. [사진협조ㅣ중국 시나바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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