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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거두려는 게 아니었다
바람의 검심7단★ '하이라이트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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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거두는 수순이었는지, 결정타였는지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한국물가정보배 결승1국에서 완패를 당하고, 2국에서 승리하면서 자세를 추스른 박정환 9단. 3국에서 비세에 시달렸습니다. 최종국인 3국에서도 박정환은 공격 실패의 후유증이 커 열심히 추격하고 있었는데, 이영구 9단은 여러 차례 위기를 벗어난 끝에 우승을 눈 앞에 둔 듯했습니다.  그때 터져나온 박정환의 좌상 끼움수. 얼핏 보기에도 평범하지 않은 이 수단에 중계를 보던 바둑팬들의 가슴은 쿵쾅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끼움수를 놓고 해설자들은 각자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었습니다. 한편에선 ‘박정환 9단이 돌을 거두기 위한 수순이다.’ 라고 했고, 다른 편에선 ‘저 수로 국면이 흔들린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영구는 당황했는지 적절한 응수를 놓쳤고 큰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역전이 됐었고 결국 박정환이 우승합니다. 그런데 정작 궁금한 것은 이영구가 제대로 받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국후 인터뷰에서 박정환이 속시원히 답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박정환은 더 연구해봐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대답하면서 이영구 9단이 제대로 받더라도 이영구 9단의 승리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고, 미세한 흐름이 됐을지도 모른다는 아리송한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연구해 봤습니다. 이번 집중조명에서 다룹니다. 제9기 한국물가정보배 결승3번기 제3국 ● 박정환 9단 ○ 이영구 9단 장소: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13년 8월 28일 결과: 221수 흑불계승 바둑은 종반. 형세는 백이 확실히 앞선 상황. 더구나 좌변 흑은 미생이다. 흑이 ▲로 두어 좌변을 돌봤을 때 백은 1로 두텁게 지켜두었으면 우승컵이 손안에 들어왔을 것이다. 흑이 2~4로 좌변을 살 때 반상 최대인 5를 차지하면 백 승. 백은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둔다고 생각하고 1로 넘어갔을 것이다. 흑이 그냥 중앙에서 두 집 내고 살아야 한다면 백의 승리는 확실하다. 그러나 흑의 벼락 같은 한방. 6의 끼움 수가 떨어졌다. 흑 ▲의 끼움 수에 백이 2로 뒤로 물러나면 2~6까지 선수로 당하는 게 너무 아프다. 이렇게 된다면 백이 장담할 수 없는 끝내기 승부다. 백은 1로 막는 것이 실전 심리상 당연하다. 흑 2에 실전과 다르게 3으로 이었으면 어떻게 될까? 흑은 4를 선수하고 6으로 끊는 게 수상전의 맥처럼 보인다. 하지만 12까지 진행되고 백이 13으로 잇는 것이 급소로 14, 16의 버팀에도 17, 19로 백이 수상전에서 이긴다. 흑이 1로 끊고 5로 붙인 뒤 7로 급소 자리를 들어가는 것은 어떨까? 이것 역시 백이 8, 10으로 두면 유가무가 형태로 백이 수상전에서 이기게 된다. 흑은 4자리에 끊지 않고 1로 그냥 막는 것이 정수다. 백이 2로 뻗으면 3으로 붙여서 수를 줄이고 백이 4로 급소 자리를 이을 때 5~9의 수순이 패를 내는 좋은 수순이다. 계속해서 흑이 7자리의 패를 굴복당하지 않고 계속 버티면 한 수 늘어진패 정도가 난다.  ▲ 박정환의 승부 호흡은 천부적이다.  흑 1에 백이 2로 이어서 받아도 흑은 3으로 두고 4로 받을 때 이번에는 5, 7로 패 모양을 내는 것이 좋은 수이다. 백이 8, 10으로 조여가도 흑도 11, 13으로 같이 조여가면 이것 역시 한 수 늘어진 패가 나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흑이 끼웠을 때는 백이 정확하게 응수해도 한 수 늘어진패 정도가 최선인데, 한 수 늘어진패가 나면 팻감은 흑이 많으므로 역전의 흐름이다. 그만큼 박정환의 끼움 수가 날카로웠다. 실전에는 백이 1로 호구 쳤는데 이것으로 백으로선 최악의 그림이 됐다. 2로 치중하고 4로 막으니까 단패가 되었다. 이후 10까지는 서로 필연인데, 한수 늘어진 패가 나도 어려운 마당에 단패로 수가 나서 승부가 흑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해설/ 바람의검심 7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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