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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이런 역전패를 당하다니
대역전극 박정환과 이세돌의 맥심커피배 결승3번기 제2국을 바람의검심 7단★의 눈으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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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는 역전승이었습니다. 이세돌 9단 vs 박정환 9단. 한국랭킹 1, 2위 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제14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3번기였는데요, 두 사람이 결승에서 격돌하기는 이번 시리즈가 처음이었죠. 2국은 3월 27일 강릉 메이플비치 리조트에서 열렸는데요, 박정환이 대역전극을 펼치면서 승리해 종합전적 2-0으로 승리해 우승했습니다. 지난 1국에서 박정환은 이세돌의 흔들기를 부드럽게 막아내면서 승리를 거뒀습니다만 2국은 정반대의 양상이었습니다. 박정환은 중반에 불리해진 바둑을 끈기 있게 버티며 흔들기를 시도했고, 종반 들어서 우하의 마지막 승부처에서 바둑을 뒤집으며 이겼습니다.  그전까지 이세돌로서는 우세를 확립한 후 박정환의 승부수를 잘 막아내면서 질 수 없는 형세를 만들어 놓았지만 후반에 실착을 거듭했습니다. 이세돌이 이런 식으로 역전패 당하는 것은 아마도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맥심커피배는 이렇게 박정환의 완봉승으로 마무리됐지만 두 영웅은 앞으로 수많은 승부를 치러야 할 것 같습니다. 제14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3번기 제2국(최종) ●박정환 9단 ○이세돌 9단 장소: 강원도 강릉 메이플비치리조트 특별대국실 날짜: 2013년 3월 27일 결과: 227수 흑불계승 초반 눈사태 정석이 우상에서 펼쳐져 서로 일단락을 짓고 전장은 좌상으로 옮겨집니다. 흑이 ▲로 백을 압박하며 변의 화점의 끊는 맛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백 1, 3의 대응이 좋았습니다. 백은 선수로 끊는 약점을 보강하고 5, 7로 손을 돌립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 흑 ▲가 조금 무색해졌습니다. 이어서 흑8의 행마에 백9가 좋은 맥점입니다. 이세돌의 감각이 빛나고 있습니다. 흑은 기세로는 당연히 1로 나가고 싶지만 백이 2, 4로 끊으면 무리임이 판명됩니다. 흑이 1로 받을 수밖에 없을 때 백이 2로 막는 모양이 훌륭합니다. 흑이 3, 5를 교환하고 7로 실마리를 찾아봤지만 백 8, 10으로 기분 좋은 선수를 하고 (흑이 9로 1선을 젖혀서 받는 것은 집으로는 이득이지만 좌상 흑 대마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12로 계속해서 공격하니까 흑이 17까지 쌈지 뜨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백이 선수로 봉쇄하고 18로 손을 돌려서 초반은 백이 기분 좋은 진행입니다. 초반 실점한 흑이 조금은 바쁘게 움직이면서 ▲로 뛰어나온 장면입니다. 보통이라면 백은 1로 흑 두점을 잡는 정도인데요, 흑이 2~5를 교환하고 6으로 뻗으면 숨이 긴 승부가 됩니다. 실전에는 평범하게 흑 두점을 잡는 수 대신 1로 붙였는데요, 역시나 이세돌다운 번뜩이는 한수입니다. 흑은 2로 이어서 살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3이 백의 준비된 묘수입니다. 4로 받으면 5, 7로 흑 넉점을 잡아서 백의 성공입니다. 백1에 흑이 2로 두점을 살리고 백이 3으로 끼울 때 4로 반대로 단수 쳐서 받는 것도 5, 7로 흑이 곤란합니다. 이후 8, 10으로 버텨봐도 11~17까지 흑이 불리한 싸움인 것이 분명합니다. 박정환 9단도 백의 끼움 수를 예상해 두점을 살리지 못하고 흑2로 우변 백을 먼저 위협하면서 응수를 강요했습니다. 백이 받는다면 앞 그림처럼 진행되었을 때 이득이라는 뜻인데요, 이세돌이 고분고분 받아줄 리 없습니다. 백은 3으로 중앙을 접수합니다. 흑은 4~8의 공격 정도인데 백이 9~13으로 타개하면서 확실하게 우세를 잡았습니다 (4로 13에 먼저 두는 것은 백이 8점을 가볍게 보고 반상 최대의 자리인 a를 차지합니다). 우세한 바둑을 끝까지 지키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세돌단은 뒤로 갈수록 정확하게 응수하고 있습니다. 불리한 흑은 ▲로 막아서 멀리서 좌하 백 돌을 노려보고 있는데요, 1은 좋은 응수타진이었습니다. 좌하 백 말을 1선으로 연결시키는 수단을 남겨 놓는 수단입니다. 지금은 흑이 2로 안 받을 수 없는데 3으로 들여다보고 흑 4의 반발에 5, 7로 중앙에서 이득을 보고 9로 넘어가니까 백의 의도대로 진행되었습니다. 흑은 이제 우하귀에서 큰 이득을 얻지 못하면 이기기 힘든 상황입니다. 흑은 10으로 두 점 머리를 젖히고 백이 11로 두니까 12~17을 교환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날릴 준비를 합니다. 흑이 평범하게 진행해서는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1로 마지막 승부수를 날렸습니다. 백2는 아래로 받는다면 흑이 되젖히는 수가 있기 때문에 실전처럼 위로 받는 것이 정수이고요. 4도 흑 약점을 이용해 타개하는 좋은 대응입니다. 흑이 5로 단수치고 7로 끊은 것이 부분적인 맥점이지만, 여기서 백의 실수가 나왔습니다. 8로 끊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10이 바둑을 확실하게 이기는 길을 놓친 실수입니다. 흑이 11로 한 점을 잡고 백이 12둘때 13으로 밀어간 것이 급소로 백도 쉽지 않아졌습니다. 14로 백이 한 점을 잡을 때 흑이 우변 쪽으로 15를 선수하고 17로 넘어가니까 흑이 실리로 많이 따라잡은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백은 10으로 어떻게 두어야 할까요? 백은 1로 단수 치고 3으로 나가는 것이 우하를 버리고 좌변을 잡는 것이 확실하게 이기는 길입니다. 흑은 4로 잡을 수밖에 없고 백이 5를 두면 좌변 흑돌이 살 수 없습니다. 흑이 6, 8로 우하를 최대한 키워도 9까지 백이 넉넉하게 남기는 형세입니다. 이세돌이 왜 이 길을 가지 않았는지…. 확실히 이길 기회를 놓친 백은 1로 나가서 뺏긴 실리를 보상 받으려고 하는데요, 흑이 2로 늘고 백이 3~9까지를 확인한 뒤 흑10으로 젖힌 것이 백의 자충을 이용한 멋진 행마입니다. 백은 11로 연결하는 것이 불가피한데 12로 나가니까 이제는 정말 알 수 없는 승부입니다. 백이 1로 두고 3, 5 교환 후 7로 나와 끊었습니다. 흑은 10을 선수하고 12로 결정해 타협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백도 13으로 두어 사는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각생해서 이제는 누가 집이 많은지 세어봐야 합니다. 흑이 1로 단수치고 3으로 계속해서 잡으러 가는 것은 무리입니다. 백이 4로 패를 들어가서 수를 늘리고 6~18의 수순으로 수를 줄이면 흑이 수부족입니다. 흑은 1로 늘어서 중앙 흑돌을 돌보면서 백 말을 잡으러 가는 것도 노립니다. (흑이 a로 당장 잡으러 가는 것은 백이 2자리에 나와서 오히려 흑이 곤란합니다). 2~6의 교환은 백 대마를 살리는 필연의 수순인데요, 백이 8교환 후 10이 맛을 좋게하자는 뜻이지만 통한의 패착입니다. 흑이 11을 두면서 승리를 확정지었습니다. 백은 중앙을 연결한 수로 눈 딱 감고 1, 3으로 하변을 뚫는 것이 정수였습니다. 중앙 쪽은 흑이 4로 두점을 연결해도 5로 두면 살아 있고 6을 두어도 7로 두면 우변도 완생이기 때문에 별로 크지 않은 자리입니다. 하변은 흑 사활 관계상 a도 선수로 듣고 있기 때문에 좌하 흑집이 얼마 나지 않습니다(하변을 손 빼면 패 맛이 있음). 백이 이렇게 두었다면 어려운 끝내기 승부지만 아직도 백이 해볼 만한 바둑이었습니다. 흑이 하변 한 점을 잡은 상황에서는 반면 10집 정도의 차이입니다. 이후에는 변화가 일어날 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하변을 뚫지 않고 중앙을 연결한 총보 214가 패착입니다. [해설/ 바람의검심 7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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