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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팅위는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
'바람의검심'의 눈으로 본 응씨배 결승4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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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9단과 판팅위 3단이 대결하는 응씨배 결승시리즈는 3국까지 백번필승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4국에서 박정환은 백번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초반을 잘 이끌었습니다. 기분 좋은 예감이 드는가도 했습니다만 중반 이후 판팅위의 끈덕진 버티기가 계속되면서 바둑은 역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5번기에서 3승을 해낸 판팅위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판팅위는 중국 신예 중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좀 더 주목할 만한 기사 정도로 평가되고 있었습니다. 또, 박정환에 비해 세계대회 경험이 부족한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문제 없이 이겨내는 침착함을 보여줬고 우승까지 해냈습니다. 잠재력을 폭발시켰습니다. 4년마다 찾아오는 응씨배이기에 박정환으로선 아까운 기회를 놓치게 됐지만 농심신라면배 한국 우승을 이끌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을 텐데도 정신력을 발휘해 응씨배 결승전에서 아주 잘 싸워줬다고 생각합니다. 제7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5번기 제4국 ●판팅위 3단(중국) ○박정환 9단 장소: 중국 상하이 응씨빌딩 8층 대국장 날짜: 2013년 3월 6일 결과: 299수 흑5점승 고수의 바둑에는 응수타진이 많이 등장합니다. 흑1~3까지 진행되었을 때 4가 고도의 응수타진. 고수의 향기가 물씬 풍깁니다. 4의 응수타진에 흑이 5, 7로 받아주는 것은 백의 주문. 이제 백8로 단수친 뒤 이하 12로 막아서 적시의 활용에 성공한 결과. 앞에서 말한 응수타진을 백이 하지 않고 바로 2, 4로 막는 것은 흑7로 끊었을 때 이하 11까지 흑이 좋은 싸움입니다. 실전에선 백4의 응수타진에 흑이 5로 최대한 버텨갔습니다. 그러자 작전이 바뀝니다. 백이 이번에는 6, 8로 최대한 쉽게 처리합니다. 응수에 따라서 작전도 달라집니다. 4의 응수타진이 큰 이득이니까 이렇게 쉽게 처리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죠(수순 중 흑이 11 대신 단수치는 것은 백에게 a의 팻감이 있어서 무리입니다). 흑이 1로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자 2로 바로 귀의 뒷맛을 노려 갑니다. 흑도 잡으러 가는 것은 무리라서 패 모양으로 백이 수를 냈습니다. 흑의 귀에서 백이 수를 냈기 때문에 백이 선취점을 올린 모습입니다. 수순이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흑은 1로 찝어서 백 6점을 잡자고 합니다. 백도 2로 이득을 보고 4로 둔 것은 정수였습니다. 만약 백이 4로 5 자리에 둔다면 흑a, 백4, 흑b 의 수순으로 백이 곤란합니다. 흑5까지 일단락되고 선택의 기로입니다. 백은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1로 두는 것이 보이지 않는 급소였습니다. 그 이유는 1의 교환으로 우상 백 사활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1을 교환해 놓고 백3으로 향했다면 계속된 백 우세의 흐름이었습니다. 4로 잡으러 오는 것이 부분적인 사활 맥점으로 이하 11까지 패가 납니다. 그러나 백에게는 자체 팻감이 많습니다. 흑은 1의 수를 응수하지 않은 채 흑2로 둘 수도 있는데요. 그러면 백은 3으로 따내어 우상을 확실하게 살려 놓고 5로 흑을 계속해서 공격할 것입니다. 이 변화도 백이 좋습니다. 참고로 백1이 교환되어 있으면 흑5의 공격은 불가능합니다. 백5로 흑6과 교환한 뒤 백7으로 쏙 빠져 나가면 살게 됩니다. 팻감이 없는 백은 11로 타협했는데 12로 따낸 모양이 기분 좋습니다. 12까지 흑이 초반 실점을 만회한 모습입니다. 따라잡힌 백도 바쁩니다. 1로 반상최대를 선점하며 집으로 앞서자고 하는데요. 2, 4가 사전공작입니다. 백이 받아준다면 흑이 10, 12 로 끊어서 노림을 결행합니다. 백은 25까지 우변을 잡을 수 있겠지만 흑이 26을 두면 중앙이 다 잡히므로 겁나는 진행입니다. 백도 5로 최강으로 버팁니다. 7, 9의 눈목자 두방이 호쾌합니다. 하지만 흑의 저항도 만만치 않습니다. 10으로 붙여서 탄력을 갖추니까 백도 만만치 않습니다. 백도 1, 3으로 두어 사전공작을 합니다. 하변을 두고 있지만 마음은 중앙에 가 있습니다. 이제 중앙이 승부입니다. 잡느냐 사느냐. 백도 13까지 최강으로 잡으러 갑니다. 고수의 바둑에서는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절묘한 타협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지금의 상황도 그렇습니다. 백이 6을 두면서 흑에게 패로 살아갈 여지를 줍니다. 흑도 유일한 탈출구인 7로 두어서 패가 났고요. 21까지 타협이 이루어졌습니다. 백이 패도 안 내주고 잡으러 갈 수는 없었을까요? 1로 두면 다 잡을 것처럼 보입니다. 흑은 백의 약점을 찌르면서 2~16으로 두어 올 텐데요. 17~25까지 백이 다 잡았습니다. 그렇다면 박정환은 왜 이렇게 두지 않았을까요? 흑은 2를 두고 4로 끊는것이 흑의 강렬한 저항입니다. 박정환 9단이 1로 잡으러 못 간 이유입니다. 백이 5~9로 지킬 수밖에 없는데요 10~18로 백이 걸렸습니다. 실전은 타협이 된 상황인데요, 박정환 9단으로서는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박정환 9단이 마음이 급해졌을까요? 곧바로 패착을 두고 맙니다. 1이 그것입니다. 2를 선수로 당하고 6으로 흑 두 점을 버린것이 좋았습니다. 이어서 8이 중앙을 선수로 지키는 이 바둑의 승착입니다. 백은 9는 어쩔 수 없습니다. 10, 12 가 큰자리여서 흑이 역전에 성공한 모습입니다. 백은 그냥 1로 두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전과 비슷한 진행이 되는데요, a와 b의 교환이 안되어 있는 만큼 백의 이득입니다. 이 진행이라면 15까지 끝내기 승부가 됩니다. 박정환 9단으로서는 아쉬운 한판입니다. 초반 선취득점을 해서 쉽게 이길 것 같았는데요. 판팅위 3단의 버티기가 매서웠습니다. 초반 조금 불리하게 출발했던 판팅위 3단, 중반에 1선 붙임의 기습과 중앙 전투에서의 버티기를 성공시키면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해설/ 바람의검심 7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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