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g){kind=logo}
|
설특집/ 2012년을 빛낸 묘수 10 (下)
대마 살상의 필살기에서 끝내기의 반집 묘수까지
|
||||||||
2012년엔 바둑대회가 많았다. 프로·아마를 막론하고 ‘리그’가 늘었고 세계대회는 격년제인 춘란배와 4년마다 돌아오는 응씨배까지 치러지는 등 바둑 풍년이었다. 전 세계의 별처럼 빛나는 기사들이 기량을 겨뤘고 묘수(妙手), 기수(奇手), 귀수(鬼手)가 넘쳐났다. 바둑팬들에게는 만족스러운 한해였을 것이다. 사이버오로는 우리 설을 맞이하면서 지난 2012년을 기억하게 할 묘수 10개를 선정해 上편과 下편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사이버오로에서 촌철살인의 해설로 ‘집중조명’을 집필해온 키르아 7단★이 해설을 맡았다.  2012년을 빛낸 묘수 10 (下)  ▲ 2012olleh배 바둑오픈챔피언십 결승1국에서 최철한에게 승리한 후 여유 있게 인터뷰하고 있는 이세돌. 이세돌은 나중에 우승을 차지한다. <묘수6> 난해한 수상전. 누구라도 이세돌과 복잡한 전투를 하는 건 원치 않는다.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걸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최철한이다. 최철한은 정면 대결을 벌여 결국 수상전에서 이긴다. 거기엔 심오한 수읽기가 담긴 최철한의 묘수가 있었다. 2012olleh배 바둑오픈챔피언십 결승1국 ●최철한9단 ○이세돌9단 장소: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12년 11월 1일 결과: 274수 백3집반승 흑1로 찔러가자 탄성이 터져 나온다. 성립하지 않는다면 ‘쫄딱’망한다. 흑5로 끊어 백6까지 진행됐는데 흑에겐 대책이 있는 것인가. 흑7이 최철한의 묘수였다. 앞 그림 흑7의 묘착을 두지 않고 지금처럼 바로 흑1로 막으면 백이 하변을 선수로 넘는 수가 있어서 이세돌의 대성공. 최철한도 어느 정도 두터워지기는 하지만 백은 하변을 도려내고 나서 좌변까지 차지하게 되므로 발 빠르다. 이렇게 되면 백은 ‘룰루랄라’이다. 흑1에 백2로 잡으면 어떻게 되나. 이것이야말로 최철한이 원하는 바다. 3~7까지 중앙을 틀어막고 나서 흑9로 막으면 하변 좌측 대마가 몰살한다. 애초 흑1, 백2가 백을 자충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흑1의 묘수에 이세돌은 직접 대응할 수 없었고 백2, 4로 변신했다. 중앙과 하변을 바꿔치기 한 셈. 그런데 나중에 이 바둑은 이세돌이 승리한다. 최철한은 묘수로 백 7점을 잡았지만 이세돌은 냉정을 찾고 제공권을 가지면서 중후반 운영에서 역전하게 된다.  ▲ 전통과 권위의 이름 국수전에서 박정환을 만난 이세돌. <묘수7> 전통과 권위의 이름 국수전. 이세돌은 제51기와 제52기에 국수를 차지한 바 있었다. 제56기 국수전 8강전에서 난적 박정환을 맞이한 이세돌은 맹공을 펼치며 강력한 후배 박정환을 따돌렸다. 박정환은 날렵한 바꿔치기로 판을 어지럽게 만들며 변환해 봤지만 이세돌은 숨쉴 틈 없이 상대를 몰아붙여 결국 승리, 4강에 진출한다. 제56기 국수전 8강 ●이세돌 ○박정환 장소: 한국기원 본선대국실 날짜: 2012년 8월 27일 결과: 233수 흑불계승 국면은 미세해지려 하고 있다. 한방이 있다면 바로 승부가 나게 되는데 과연 있었다. 이세돌이 상변 깊숙이 예리한 치중을 했는데, 이게 묘수였다. 흑1~3까지 책략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발상이 안 떠오르는 걸 나무랄 수는 없지만 이런 수에 안주하고만 있어선 안 된다. 백은 편안한 마음으로 4라는 호처를 차지한다. 흑1때 백2로 물러서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이 다음 흑3이면 치중한 흑1과 연결이 된다. 백으로선 실리 손해가 극심하다. 백2로 버티는 것은 강력하지만 흑은 당연히 대비하고 있다. 흑3~21까지 좌상과 연계해 패를 만든다. 백이 곤란하다. 실전에는 백2로 받았다. 앞 그림보다는 조금 낫지만 상변에는 시한 폭탄이 남는다. 흑3, 5가 좋은 수순으로 흑21로 찔러서 수가 났다. 흑25가 결정타로 흑이 선수로 넉점을 잡으면서 흑승이 결정됐다.   ▲ 독하다. olleh배 결승전에서 이세돌을 맞아 기선을 제압당한 최철한은 2국에서 무서운 반격을 보여준다. <묘수8> 1국을 졌다. 결승 첫 판을 졌을 때 빠른 정신적 회복이 절실하다. 최철한이 빨리 회복했다. 2국은 확실히 달랐다. 본디 공격력이 강한 최철한이지만 2012olleh배 바둑오픈챔피언십 결승5번기 제2국에선 이세돌을 맞아 중후함과 유연함으로 이겼다. 그러나 초반엔 이세돌의 묘수가 나와 흥미로웠다. 소개한다. 2012olleh 바둑오픈챔피언십 결승2국 ●이세돌 ○최철한 장소: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12년 11월 2일 결과: 198수 백불계승 좌변은 최철한이 이세돌을 압박하는 데 성공한 상황이다. 흑은 일단 살아야 하는데, 당하면서 산다면 형세가 불리해진다. ‘뭔가’ 필요하다. 이 때 흑1, 3이 재치있는 수순. 이것으로써 이세돌이 좌변에서 상당한 전과를 올리게 된다. 흑1, 3 정도가 보통 떠오르지 않을까. 그러나 이렇게 사는 것은 심한 굴복이어서 선택할 수 없는 그림이다. 흑1로 붙인 게 절묘했다. 만약 백2로 물러선다면 이제 흑3으로 살게 되는데, 앞 그림보다 득을 본 결과다. 걱정되는 것은 백2와 같은 강수다. 그러나 이세돌은 흑7, 9의 좋은 수순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하 흑15까지 백이 좌변 흑 몇 점을 잡지만 흑은 좌하를 몽땅 접수할 수 있다. 실전에서 최철한이 선택한 건 백2. 이세돌은 흑3~7까지 좌변에서 최대한 크게 살았다. 묘수가 톡톡히 구실을 했다. 이후 백8부터는 중반 전투가 시작되었다.  ▲ 옆에 있으면 피가 튀길 것처럼 격렬했던 전투를 펼쳤다. 김지석과 강동윤이 제대로 싸운 한판이었다. <묘수9> 타협을 몰랐다. 본능적인 전투 감각에 몸을 맡긴 김지석과 강동윤은 아찔한 전투로 처절하게 싸웠다. 동갑내기 전사들의 바둑은 어느 한쪽이 부러지면서 끝날 것 같았지만 절묘한 버팀과 바꿔치기가 이뤄지면서 예술적인 균형을 이뤘다. 원없이 싸워서 후회는 없었을 것이다. 이 바둑에서 김지석의 사활 묘수를 감상해 본다. 교과서에 기록되어도 좋을 만큼 짜임새있는 수였다. 2012olleh 바둑오픈챔피언십 8강 ●강동윤9단 ○김지석8단 장소: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12년 10월 4일 결과: 240수 백불계승 백1이 김지석8단의 기재를 보여주는 한수. 좌우를 맞보는데 이 상황에 정말 딱 들어맞는다. 흑2로 잡는다면 백3으로 넘으면서 흑2점을 챙긴다. 흑4엔 백5. 반대로 흑2처럼 잡는다면 백3이 이어지는 맥점. 갇힌 흑4점이 옴짝달싹할 수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묘수의 허를 찌르는 묘수가 등장한다. 강동윤이 찾아낸 흑2가 그것이다. 백은 3으로 두는 한 수인데 이하 백11까지 흑은 중앙 백9점을 잡았다. 김지석의 묘수는 부분적으로 성공했지만 이렇게 되자 중앙에 백이 입은 타격이 커서 전체적으로는 별게 없게 됐다. 결론적으로 김지석은 상변에 한칸뛰는 묘수를 알았더라도 사용하지 않는 편이 나았겠다. 지금처럼 백7까지 살아 두었다면 a의 패도 남아 괜찮은 진행이었다. 김지석은 이후, 뛰어난 응수타진을 보여준다. 흑1에 백2가 그것이다. 정말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흑으로선 대응에 고민이 된다. 흑2로 받는 것은 백3 정도로도 백이 좋다. 자체로 백이 넉집 가량 이득을 봤다. 실전에선 기세로 흑2에 받았지만 백3의 끊임이 선수가 되었다. 이하 7까지 백이 우세하다. 응수타진이 효과를 보았다.  ▲ 묘수를 밥먹듯이 잘 만들어내는 김지석. 이세돌을 맞아 신기한 묘수를 만들어냈지만 간단한 착오를 하고 있었으니…. <묘수10> 명인의 길은 이렇게 험난한 걸까. 이세돌, 박정환, 최철한, 박영훈, 백홍석 등 초일류들이 즐비했던 제40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의 8강. 김지석은 그중에서도 최고의 난적 이세돌을 만났다. 이세돌에게 이기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묘수가 펑펑 터져나오게 하는 묘수쟁이 김지석은 천하의 이세돌을 맞이해서도 초반부터 묘수를 잘 터뜨린 듯했는데 간단한 계산착오가 겹쳐 있었다. 어려운 걸 해내고 쉬운 걸 놓쳤으니 분할 만하다. 제40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8강 ●김지석8단 ○이세돌9단 장소: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12년 10월 2일 결과: 172수 백불계승 흑1, 3이 김지석의 묘수. 흑1은 우변에서 패를 내기 위한 준비동작이다. 승부처를 맞이했다. 흑1에 백2로 받으면 우변에서 꽃놀이패가 난다. 흑은 즐겁게 흑 9, 11로 팻감을 써서 좌하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 흑이 우세하다. 백2로 우변을 받는다면 흑은 3으로 패를 걸고 나서 백6 때 흑7로 팻감을 쓸 수 있다. 이로써 백 곤란. 김지석은 계책을 잘 세웠다고 생각했는데 하나 계산에서 빠뜨린 게 있었다. 흑1~8까지 진행시키고 득의의 팻감 9를 썼을 때 백10으로 패를 해소하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변의 크기가 달라진다. 여기까지 온 이상 흑11로 좌하를 관통했고 나름의 전과를 올렸지만 우변은 우변대로 생각지 못한 피해를 봤고 백이 16까지 다시 수습에 나서자 김지석이 꿈꾸던 것들은 다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
||||||||
|
||||||||
|
||||||||
|
||||||||
|
||||||||
하이디77
서울 중구 퇴계로27길 28(충무로3가) 한영빌딩 6층 [사업자정보확인]
제호 : 사이버오로 I 발행인 : 곽민호 I 편집인 : 정용진 I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아02753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병준 I 발행일자 : 2013년 7월 26일
E-mail:oper@cyberoro.com Tel:02-2285-6950 (상담시간10:00~14:00) Fax:02-2285-6955
Copyright ⓒ 세계사이버기원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