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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바둑
남아있는 시간이 고문이 된 사람들의 기록, 교도소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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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아는 사람들에게 자주 선물해주던 책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었다. 세상에 타협하지 않고 세상을 바꾸려다 감옥에 갇힌, 어떤 한 사람의 사색의 기록이다. 27년의 무게가 버거워서인지 한번에 독파하기가 이상스레 힘든 책이었다. 글이 어려워서는 아니었다. 아닌가? 아무튼 핑계만 생겼다하면 세상에 즐겨 타협하던 사람이 보기엔 약간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끝까지 읽지도 않고 이 책을 선물로 남발하던 내게 한 친구가 어떤 책을 생일에 선물로 준 적 있다. '개에게는 때때로 매가 필요하다' 제목이 살짝 모욕적이라 잊기 어려웠던 책인데, 이렇게 제목 자체가 매우 특이한 한 권의 책을 지난 16일 한국기원서 열린 바둑기자단 대회에서 받았다. '교도소 바둑'이다. 이 책은 세상에 타협하든 타협하지 않았든, 억울하든 억울하지 않든, 죄를 크게 지었든 작게 지었든 감옥에 끌려온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그들은 좋은 놈이건 나쁜 놈이건 어울려 틈만 나면 바둑을 둔다. 알콜과 담배가 금지된 한계상황에서 갇힌 인간의 신경을 마비시켜줄 수 있는 최상의 놀이는 '바둑'이기 때문이다.  감옥에 갇힌 사람들의 남은 시간이란 그 자체로서 '고문'이다. 다같이 고문을 받기 때문인지 좋은 놈과 나쁜 놈의 경계는 오래 같은 곳에 갇혀있을 수록 조금씩 허물어져간다. 갇힌 사람이 최대한 느낄 수 있는 '짜릿함'과 '우정'이 바둑을 매체로 해서 이뤄진다. 10층이상의 고층아파트를 타고 넘던 재기발랄한 도둑이 감옥에 갇혀 배운 바둑, 그 바둑으로 몇 판의 내기바둑을 둔 후 "세상에 이처럼 짜릿한 순간은 처음이었오"하는 고백은 진실에 가깝다. 바둑을 두는 시간이라 그가 잊고 있었을 뿐 그는 갖힌 채 '시간의 고문'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고문의 시간을 마비시킬 수단들이 없어지자, 바둑을 같이 둘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지자 재기발랄했던 도둑은 결국 목을 맨다. 교도소 바둑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소설가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필명을 쓴다. '비바람'이라는 '필명'이다. 필자는 80년대 감옥에 갔다 올 사연이 생겼고 그때의 경험을 소설로 남겼다. 사회에선 대기업과 언론에 몸담았으며 동두천서 유통에 종사하다 큰 수해를 당하기도 했다. 현재 경기도 연천군에서 마트를 열고 틈틈히 글을 쓰고 있다. '교도소 바둑',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좋아하지 않는 사람, 혹은 좋은 놈, 나쁜 놈 누구에게나 가볍게 일독을 권할만하다. 개에게도 때때로 바둑이 필요할까? 한권의 선물로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YES24, 교도소 바둑 보기 ☜ - 펴낸 곳 : 행복한 마음 - 지은이 : 비바람  ▲ 여기는 감옥이 아닙니다. 한국기원 2층 입니다. 6월 16일 바둑기자단 대회 모습, 3라운드 최종전(장고 때문에 가장 늦게 끝난 대국) 일명 세기의 대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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