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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돌'급 아마 유병용의 '프로 잡는 법'
유병용-박영훈 2라운드 화제국 집중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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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용 아마추어 7단은 일찌기 LG배 세계기왕전 통합예선에 나가 프로들을 꺾은 전적이 있다. 입단병목 현상이 심해질 때 유병용은 일단 군에 입대해 군 문제부터 해결했다. 그러나 군에 갔다왔어도 몸에 갖춘 기본기는 그대로여서 프로의 기량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역시 프로 입단이 유력한 아마추어임에 틀림없다.  2012년 olleh배는 군제대후 아마추어 신분으로 유병용의 존재를 알리는 본격적인 신호탄이다. 한국리거인 이호범 프로를 이겨 통합예선을 뚫더니 본선 1라운드에선 역시 잘나가는 한국리거 김정현을 이겼다. 2라운드에서는 이 대회 법칙에 따라 2라운드 랭킹 '최상위자'인 박영훈 9단을 만나게 되었다. 6월 4일의 만남이었다.'초일류급 프로'에게 유병용은 어떤 수법을 준비했을까? 어떤 내용을 보여줬는지 차근차근 해부해보자. 2012 olleh배 프로바둑 오픈 챔피언십 본선 2라운드 ● 유병용 아마7단 ○ 박영훈 9단 장소: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본선대국실 날짜: 2012년 6월 4일 결과: 179수 흑불계승 장면1(박영훈 舊길을 선택하다) 초반의 진행은 얼마 전 GS칼텍스배 결승 1국에서 박영훈 9단과 이세돌 9단이 둔 바둑과 비슷하다. 당시 박영훈 9단이 백으로 두었다. 이번에도 백이다. 나름의 연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도1-1(흑의 반발이 싫었다) 백이 좌변에서 a.b를 교환한 후에 우상귀 한점을 끌어갔다. 교환 없이 두어간다면 흑의 반발이 성립한다. 당장 싸운다면 백이 흑10.12 두점을 제압하기 쉽지 않다. 축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참고도1-2(박영훈 9단의 수읽기) △의 교환은 부분적으로 백이 악수. 하지만 흑이 반발하게 되면 △의 교환 때문에 축이 성립된다. 참고도1-3(이런 정도의 자리) 실전에서 좌변에 백이 교환 해둔 것은 흑에게 득이다. 때문에 실전처럼 물러서도 백이 불만인 모습이다. '좌변을 교환 하지 말고 그냥 뻗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국후 감상이 있었다. 물론 귀의 백이 죽긴 하지만 실전의 진행이 너무 악수여서 상대적으로 낫다는 것이다. 결국 실전이 무척 마음에 안들었다는 이야기. 참고도1-4(유병용의 반발) 백이 1로 들여다 보자 흑이 이어주질 않고 반발했다. 이것이 유병용의 기풍이다. 기세를 중시하는 모습이 잘 나타난 장면이다. 최근 응씨배에서 원성진과 천야오예의 실전에서도 비슷한 형태가 나왔었다. 그때는 흑10으로 a로 잇고 백이 중앙을 b의 날일자로 두었는데, 실전의 10은 발빠른 작전으로 보여진다. 장면2(전투가 시작되다!) 백이 중앙을 젖혀가고 흑이 끊어오면서 전투가 시작되었다. 전투를 통해 흑이 상변을 깨고 우변을 완성했다. 기분 좋은 흐름으로 보여진다. 수순중 흑12로 젖힌 수가 좋다. 우변을 깔끔하게 막는데 큰 도움이 된다. 참고도2-1 실전에는 백이 3으로 젖혀서 두었지만 참고도와 같이 늘 수도 있다. 흑이 4로 계속 키워온다면 a의 곳에 응수타진을 하거나 b방면으로 직접 삭감 할 수도 있어 보인다. 참고도2-2 (당장 끊는 것은 무리) 실전은 a로 끊어 전체를 공격했지만 이처럼 당장 끊어 가는 것은 무리이다. 하변이 백집으로 변하고 중앙도 타개가 되어서 흑의 실패다. 참고도2-3 (웅크린 이유) 실전에 흑10으로 꼬부리자 백은 11, a로 웅크렸다. 하변을 다르게 응수하는 것은 12로 나가는 것이 성립된다. 백a는 △의 흑돌을 확실하게 제압한 수 참고도2-4(보통의 예상 진행도) 장면2의 마지막 수는 백이△의 곳에 붙이는 수로 마무리 됐다. 흑이 1로 젖히는 그림이 보통이지만, 백이 상변도 두고 나중에 a로 잡는 수도 남아 이건 백의 주문이기도 하다. 장면3 (유병용의 승부 호흡!) 이 장면에서 유병용의 멋진 승부호흡이 빛났다. 이 후 강수를 난타하며 승기를 잡았는데, 39에 이르러서는 흑의 완연한 우세다. 좌상귀는 흑이 무척 잘 된 형태다. 확실한 흑의 우세! 참고도3-1(놀라운 배짱) 실전에 백이 △의 곳을 붙인 장면이다. 흑이 1.3으로 지나가는 길에 선수 끝내기를 하고 흑5로 붙여 간 것이 유병용의 승부 호흡. 백이 6으로 젖혀서 반발했는데 흑9로 한번 더 반발한 것이 강수!백입장에서는 이렇게까지 오리라고는 예상 못했을것이다. 이것은 놀라운 배짱이 아닐 수 없다. 흑△의 돌들이 약해 보이는데 17로 역습해 간다.5-17까지의 수순을 보면 수의 성립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흑이 이렇게 둘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참고도3-2(백의 정수) 흑5로 붙여 갔을 때 백은 냉정하게 5로 꼿꼿이 뻗는 게 좋아 보인다. 흑이 7로 상변에 터를 잡으면 백도 8로 제압해 만족. 귀의 실리가 커서 백도 계가승부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참고도3-3 변화도) 흑이 상변을 두지 않고 우변을 젖히는 것은 백도 받아주지 않는다. 이 그림은 백도 할만한 그림이다. 참고도3-4(흑의 역습) 실전의 승부는 장면3에서 결정이 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백이△의 곳을 두텁게 둔 장면, 흑이 강하게 1로 씌워 두텁게 정리가 되고 선수를 뽑아서는 흑의 의도가 성공했다. 참고도3-5(백의 승부수) 실전에는 a의 곳을 이어두었지만 흑이 중앙을 먼저 둬서 재미 없다. 당장 흑2로 a의 곳을 끊어 오는 것은 백5로 끊는 약점이 있어 흑도 당장은 어렵다. 백1로 중앙을 덮어 씌워가는 것이 흑의 입장에서 더 어려워 보인다. 장면4( 박영훈, 내가 지다니?!) 끝내기의 박영훈이지만, 유병용의 끝내기도 그 못지 않다. 종반 마무리도 흑이 잘 마무리해서 오히려 차이가 더 벌어졌다. '내가 지다니..', 이런 마음이었을까? 마지막엔 마음이 약간 흔들리는 느낌까지 수순에서 보이는 것 같다. 참고도4-1(마지막 흔들기) 실전에서 백이 3으로 a의 곳을 두어 흑이 b로 귀를 지켰다. 백이 해 볼 곳이 없다. 백이 3으로 끊어가 흔들어 보는 것이 실전보다는 좀 어려워 보인다. 참고도4-2(흑 걸림) 흑이 6으로 넘자고 하는 것은 욕심, 백이 7.9로 내려서 백의 수상전이 빠르다. 참고도4-3(흑 냉정) 하지만 흑이 냉정하게 두점을 잡는 것이 간명하다. 백이 7로 막을 때 흑이 젖혀 이어 a.b가 맞보기로 흑의 승리에는 변함이 없다. 이미 그것을 알기에 실전에선 박영훈이 막아간 것이다. 참고도4-4(흔드리는 모습) 실전에 백1은 두지 않아야 하는 수다. 2로 받아 악수다 3.4는 시간 연장책, 결국 다시 백11로 받게 되니 손해가 아닐 수 없다. --------- 이상과 같다. 이렇게 유병용이 이겼다. 이날 아마추어-정상급프로의 대결은 두판이었다. 원성진은 이겼고 박영훈은 졌다. 두 정상급 기사 모두 초반부터 시간을 들이며 마치 강적을 맞이한 것 같은 임전태도를 유지했다. 박영훈이 방심했다기는 보다는 이날 '유병용'이 정말 잘 둔 것이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유병용이 얼마나 잘 둔 판이었는가를 본 것이다. 이렇게 유병용은 olleh배 본선 3회전에 진출했다. 유병용 아마의 승리는 정상급 강자 박영훈을 이긴 것이라 유병용 개인에게 있어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3회전에서는 세계랭킹 1인자인 이세돌 9단을 맞이한다. 유병용이 어떤 승부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승부의 크기로 보아 3회전대국은 바둑 TV 방송 생중계로 진행될 것 같다. 방송대국이라는 분위기가 유병용에게 아주 유리할 것 같지는 않지만, 살짝 염색한 앞머리를 곧추세우는 패션 스타일로 보아 적극적으로 방송대국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승패를 떠나 '세돌급 아마추어' 유병용과 진짜 1인자 이세돌의 명승부를 기대한다. 둑흔!둑흔!. [글 | 키르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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