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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조치훈을 넘다'
키르아 7단★의 하이라이트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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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9단이 거장 조치훈 9단을 이기고 응씨배 4강에 우뚝섰다.  꿈의 무대 응씨배 준결승에 진출한 박정환이 조훈현-서봉수-유창혁-이창호-최철한의 계보를 이어 응씨배를 품을 수 있을까?지금의 기세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8강 대국에서 박정환은 실리작전을 펼치지만 초반은 고전이었다. 하지만 중반 이후 접전에서 우세한 형세를 만들어냈고, 이후 완벽한 마무리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박정환 9단이 어릴 적 기보로만 배웠던 대선배 조치훈 9단과는 첫 공식대국이었다. 국후 박정환은 "상대를 너무 의식해 바둑이 초반부터 실리위주로 흘렀다. 수를 잘못 본 부분이 있어 형세판단에도 착오가 있었다"는 감상을 말하기도 했다. 제7회 응창기배 박정환의 4강 진출기 수순을 다시 한번 따라가보자. 제7회 응창기배 8강전 ●조치훈 9단 ○박정환 9단 장소: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12년 5월 27일 결과: 184수 백불계승 박정환 9단은 초반 포석에서 조치훈 9단의 이름을 의식한 듯 곳곳에서 실리를 선택했다. 안정적인 선택이었을 테지만 한편 활기차게 판을 짜지 못하고 굳어져버린 감이 다분했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바둑도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중요하다. 박정환 9단의 초반 선택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흑이 좌변에 침입했다. 흑△의 돌은 심하게 공격 당할 모양은 아니지만 미생이라는 점이 신경쓰인다. 실전에서는 백a의 곳으로 둬 실리를 취했는데 평소의 기풍이라면 백1로 하나 들여다 보고 백7로 중앙을 뛰어 공격에 나설 수도 있었다. 백이 △의 곳을 교환하고 바로 상변에 들어가는 것은 생각하기 쉽지 않은 발상이지만 실전의 선택이었다. 잘 쓰이지는 않는 수법이지만, 박정환 9단은 이것 또한 둘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실리로는 지독한 작전이 아닐 수 없는데 이런 수법은 마치 전성기 때 조치훈 9단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백이 상변을 침입한다면 귀의 교환 없이 그냥 백1로 들어가는 것이 보통의 진행이다. 백은 다음에 a.b의 곳 기분 좋은 노림이 있다. 백의 침투에 마음 같아서는 바로 흑1로 틀어막고 싶은 자리지만 참고도와 같은 진행이 되어 쉽지 않다. 초반에 백이 실리를 많이 벌어들여 밋밋하게 흐를 경우 흑은 큰 덤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국면이다. 조치훈 9단이 하변의 흑진을 굳히며 균형을 맞췄다. 좌상귀의 실전진행이다. 흑3은 a의 약점을 노린 수다. 백4의 교환으로 그것을 방지했고, 백6은 흑9의 교환 후에 변을 받는 것이 중앙으로 조금이라도 이득이라는 판단이었다. 마찬가지로 실전진행인데 흑은 a의 곳에 약간의 빈틈이 있어 공격을 통해 그것을 해결하고자 중앙을 압박해갔다. 박정환 9단은 그냥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역습을 시도해 몸싸움이 벌어지게 되었다. 실전에서 박정환 9단은 b로 이어두었는데 백1로 하변을 밀어가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기분 좋은 형태다. 하지만 이때는 흑이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흑2로 반격해 a.b의 약점이 동시에 노출돼 백이 곤란하다. 백이 중앙대마를 돌보는 사이 흑은 재빠르게 좌상에서 수를 냈다. 집으로 앞서던 백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이 진행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실전에서 백은 a의 곳에 젖혀서 두었다. 좌상귀를 바로 잡으러가는 것은 상변으로 넘어가는 수가 성립한다. 백이 △의 곳들을 미는 교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우변을 정리했다. 하지만 이렇게 밀어두면서 a의 약점이 생겼다. 실전은 흑3으로 b의 곳에 두어 살고 △의 흑돌이 잡혔는데, 귀를 버리고 흑3으로 막아서 두는 것이 더 좋아보인다. 좌상귀는 죽지만 한점을 잡고, 이후 a의 곳을 찔러갔으면 백의 대처가 곤란해보인다. 전 참고도에 이어서 흑이 찔러갔을 때 백8로 두는 것은 끊어진 이후 살기가 어렵다. 결국 백8의 왼쪽을 잇고 a의 우하 패맛을 노려가는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이 13으로 중앙 삭감 후에는 박정환 9단의 아름다운 독무대이다. 결국 마지막은 하변에 수가 났지만 그 이전에도 이미 백이 조금 남는 형세였다. 어느덧 흑도 덤이 부담스러운 국면이 되었다. 조치훈 9단은 실전진행에서 a의 곳을 때렸는데 이것은 실수다. 흑1로 지켜두는 것이 정수로 보여진다. 백4로 중앙을 붙인 것이 좋은 수다. 흑이 달리 반발하기는 쉽지 않다. 그림과 같은 수순을 음미해 보시라. 흑이 △ 두 점이 떨어지는 것이 싫어 다 살리려는 것은 무리. 오히려 흑 전체가 잡히게 된다. 좌변에서 박정환 9단은 장면도 31의 수로 붙여가서 흑은 딱 3집을 내며 살았다. 참고도처럼 백이 그냥 찌르는 것과 비교해 약 2집의 차이다. 실전은 흑이 참고도의 1로 백2 자리에 이어서 두었다. 참고도처럼 밑으로 받으면 수는 안 나지만 백의 승리가 결정적이다. 이미 백쪽으로 승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조치훈 9단이 던질 곳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글/해설 ㅣ 키르아 7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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