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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후회한 이 한수!
물가정보배 8강전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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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상 8단이 이세돌 9단을 물리치는 이변을 토해내면서 이번 물가정보배 우승 향방은 그 어느 때보다도 흥미로워지고 있다. 윤준상 8단은 하변 전투에서 등장한 단 한 번의 찬스를 승리로 연결시켜 최근의 좋은 성적이 단지 운으로만 이뤄진 게 아니란 것을 입증해보였다. 최철한 9단 역시 목진석 9단에게 엎어치기 한판승을 거뒀다. 불리한 초반을 극복하고자 중반부터 미친 듯이 싸워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저 지독함의 본체가 없다면 오늘날의 최철한 바둑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두 판 모두 단 한 끗발 차이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공격과 타개는 어느 쪽이 유리하고 어느 쪽이 불리하다 말할 수 없는 미묘한 경계선에 위치해있다. 선택의 선악을 바로 알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악수와 호수의 판가름은 바둑이 끝난 뒤에만 증명이 된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제7기 물가정보배 프로기전 본선 8강전 ●윤준상 8단 ○ 이세돌 9단 장소: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11년 7월 6일 결과: 273수 흑불계승  초반 이세돌 9단의 멋진 사석작전으로 인해 흑이 불리한 국면이다. 흑1의 삭감은 조금 이른 것 같지만 좌중앙이 더 커져선 안 된다는 본능적인 승부수겠다. 흑5, 7의 껴붙임부터 흑17까지 분주한 흑의 행마가 현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는 듯하다. 백의 다음 한 수는 어디였을까? 백은 중앙 흑대마를 꼭 잡지 않아도 된다. 슬슬 공격하면서 적당한 대가를 받아내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런 의미에서 백3은 초반의 유리함을 몽땅 날려먹은 성급한 일착이었다. 실전을 보면 알겠지만 흑10, 12의 이단젖힘에 백은 다음 수가 마땅치 않아졌다. 억지로 패를 들어갔지만 다음 팻감이 없는 백은 19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흑20으로 패를 해소하게 되자 이젠 누가 누구를 공격하는지 모를 아리송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국후 이세돌 9단 역시 실전진행1 백3을 크게 후회했다. 이 수로는 그냥 백1로 호구치는 것이 좋았다는 감상이다. 흑2로 연결해가면 A, B등의 선수를 발판으로 백3의 모자씌움을 둘 수 있다. 보기만 해도 흑이 굉장히 답답하다. 더 쉬운 그림은 그냥 솔직하게 1로 빠지는 것이다. 백3까지 선수 처리한 다음, 백5로 훨훨 날아가면 중앙제공권을 단숨에 움켜쥘 수 있었다. 아마 이세돌 9단은 백3으로 밀었을 때 흑4로 받아준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흑4로 받아만 준다면 백5로 밀어가는 자세가 워낙 훌륭하다. 그러나 이건 자기만의 수읽기에 불과했다. 팻감이 없다고 패를 피할 수는 없다. 당장 12로 끊기면 백돌의 사분오열을 막을 수가 없을 것이다. 흑16다음 A와 B가 맞보기다. 백2로 팻감을 쓰는 것은 어떨까? 흑은 무조건 3으로 패를 해소할 것이다. 백4로 잇는다면 다음 흑5로 하변 백돌을 크게 공격한다. A의 보너스도 남아있어 이건 이해타산이 맞질 않는다. 이어지는 실전진행이다. 백5로 공격을 해보지만 이하 흑6부터 14까지 깔끔하게 두 집을 냈다. 백으로선 하변도 살려주고 중앙도 살려줬지만 아무 것도 얻어낸 것이 없다. 된통 가죽장사를 하고만 꼴이다. 제7기 물가정보배 프로기전 본선 8강전 ●목진석 9단 ○ 최철한 9단 장소: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11년 7월 13일 결과: 271수 백10집반승 상변 팻감으로 흑4를 썼지만 백5로 패를 해소해버렸다. 흑8까지 백대마를 몽땅 잡자고 나서지만 오히려 백9로 전체를 살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 백대마의 운명은 어찌 되는 것일까? 백1의 붙임에 흑2로 들여다보며 안형의 여지를 아예 주지 않으려한다. 백대마가 사면초가에 놓여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다음에 떨어진 백3의 건너붙임이 기막힌 생명줄 역할을 하면서 이 대마는 유유히 살아가버린다. 이어진 13, 19, 21의 3연타가 백3의 건너붙임과 연계된 타개의 맥점이다. 실전은 옆으로 비껴났는데 흑2로 끊을 수 없었던 것일까? 백5로 이어만준다면 보는 바와 같이 아무런 수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백5로 먼저 젖히는 수가 있다. 7까지 된다면 A와 B가 맞보기다. 실전진행3 흑4의 물러남은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흑1부터 9까지 계속 공격의 자세를 취해보지만 이 백돌들은 더 이상 잡을 수 있는 돌이 아니다. 백14로 연결해가면서 모든 승부처가 눈 녹듯이 사라졌다. 흑4로 잇고 버티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보는 바와 같이 솔솔 빠져나가는 오솔길이 있다. 백9까지 연결에 아무 이상이 없는 모습이다. 흑은 초반 흐름이 굉장히 좋았다. 사실 흑1 정도로 무난하게 두었다면 초반의 유리함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전의 복잡한 변화를 구하는 것보다 간명책을 택했다면 어땠을까? 싸움꾼 목진석 9단이기에 이런 밋밋한 구상은 안중에도 없었을지 모르겠다.  [글 ㅣ 김상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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