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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돌의 폭풍 공격, ‘나는 킬러다!’
결승 1국, 씨에허의 넋을 빼버린 센돌의 두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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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전적 4승 1패. 천하를 호령하는 이세돌 9단에게 이 정도의 성적이라면 가히 천적 소리를 들을만하다. 유독 이세돌 9단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던 씨에허 7단은 이번 춘란배 결승이 세계대회 첫 월계관을 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큰 고기도 먹어 본 사람만이 먹을 줄 아는 법이다. 결승 1국은 두 사이가 천적관계였나 싶을 정도로 이세돌 9단의 일방적인 우위였다. 이세돌 9단은 마치 그동안의 패배가 억울했다는 듯 전판을 사정없이 옥죄였고 씨에허 7단은 이렇다 할 반격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일찌감치 무장해제를 선언하고 말았다. 아직 2국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 한판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순 없다. 허나 이렇게 일방적인 패배를 당한다면 적잖은 심리적 충격이 있지 않을까? 큰 무대의 경험차란 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초일류가 되기 위해선 꼭 넘어야 할 산이란 것을, 아마 씨에허 7단은 결승 1국이 끝난 후 꽤나 절감했을 듯싶다.  ------------------------------------------------------------------------ 제8회 춘란배 결승 1국 ●이세돌 9단 ○씨에허 7단(中) 장소: 중국 충칭 크라운홀리데이 호텔 날짜: 2011년 6월 27일 결과: 169수 흑불계승 ------------------------------------------------------------------------ 좌하귀 싸움이 일단락된 장면이다. 선수를 뽑은 흑이 흑1의 절호점을 차지하면서 다음 백의 행마가 어려워진 장면이다. 흑1은 좌하 흑세력을 밑바탕에 한 공격적 침투로 백△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있다. 백의 다음 선택이 어렵다. 실전진행을 보자. 백2, 4의 붙여 끊음은 보통 상황에서 쓰기 힘든 수지만 지금은 주위 배석을 고려한 멋진 임기응변이었다. 여기서 흑의 처리가 기막힌데 흑은 태연하게 5부터 15까지 20집이 넘는 좌하귀 실리를 허용하며 중앙을 두텁게 처리했다. 백 두 점을 확실히 잡는다는 의미가 있지만 실리의 손실이 꽤 크다. 평소 실리에 민감한 이세돌 9단이 이런 변화를 택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흑5부터 13까지 좌상귀를 크게 차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 그림과 실전진행1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변화는 좌상귀 실리가 좋더라도 좌변 흑세력의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실리는 내줄지언정 두터운 바둑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애초 이세돌 9단의 전략이 있었던 것일까? 좌상귀를 살 요량이라면 흑5의 마늘모가 더 좋은 수다. 백은 이하 12까지 두터움을 취할 수밖에 없는데 흑13까지 크게 살 수 있다. 참고도1보다 약간 더 좋은 변화다. 실전진행1에 이은 경과 수순이다. 이어지는 수순들을 보면 왜 이세돌 9단이 두터움을 택했는지 잘 알 수가 있다. 백1은 일견 통렬한 침입으로 보이지만 이하 흑6까지 뛰어나오자 별 위력이 없는 침입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좌변 흑세력이 중앙 전투에 큰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백돌들을 밖으로 모는 와중에 흑22의 붙임수가 이 판의 결정타로 작용한다. 실전진행2의 수순을 하나하나씩 짚어보자. 우선 흑은 1부터 5까지 좌변 백△를 크게 접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수순을 결행하면 중앙 흑돌이 엷어질 수 있다. 괜한 욕심을 부리다 백에게 빌미를 줄지 모른다는 얘기다. 실전이 잘 설명해주고 있지만 흑은 이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두터움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백1로 끼워 흑모양을 무너뜨릴 수 있지 않을까? 될 수만 있다면 끼우고 싶은 모양이다. 그러나 끼우는 수는 흑4의 교묘한 젖힘부터 10의 찌르는 반발이 기다리고 있어 되레 백이 망한다. 흑▲의 붙임에 백의 응수는 백1의 이음이었다. 그러나 이 수는 안타깝게도 패착의 멍에를 뒤집어쓰고 말았다. 이세돌 9단은 백1을 보자마자 흑2의 젖힘부터 24까지의 카드를 주르륵 펼쳐 보인다. 거부할 수 없게 사지로 몰아가는 전율의 수순이다. 실전진행3의 수순은 백의 어떠한 반발도 허용하지 않는다. 백1로 단수치는 변화는 이하 흑6까지 우변 백△를 포기해야만 한다. 우변 백△가 들어간다면 그동안 열심히 벌어놓았던 실리를 단 한 방에 까먹어버린다. 흑1로 이었을 때 백2로 중앙을 살리면 어떻게 될까? 흑5의 날카로운 치중이 대기하고 있다. 백6의 붙임으로 변화를 꾀해보지만 보는 바와 같이 백돌의 탈출은 요원하다. 백1로 두고 백 넉 점을 떼어주는 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같으나 흑16을 당해서 더 괴로워진다. 백1을 둔 이상 백13, 15는 생략할 수 없는 큰 자리다. 이래저래 변화를 해보지만 매한가지의 결과만이 기다리고 있다.  중앙이 크게 들어간 마당에 백으로선 상변을 크게 키우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 됐다. 백1을 선수교환하고 백3으로 막아 상변을 한껏 키운다. 백의 마지막 승부수다. 만약에 상변 백모양이 모두 백집으로 굳어진다면 흑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세돌 9단은 유리할 때 확실히 끝내버릴 줄 안다. 유리할 때 추위를 타다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지만, 이세돌 9단의 바둑에선 그런 상황을 구경하기가 힘들다. 흑1의 침입은 이 바둑의 확실한 마침표가 된다. 흑15의 껴붙임에 백16으로 내려서는 눈물겨운 반발 이 이어지지만 흑19의 카운터펀치가 백의 마지막 의지를 꺾어버린다. 되레 중앙 백대마가 몽땅 몰살되고 만 것이다. 속칭 ‘만방바둑’이다. 상변 흑돌과 수상전이 안 될까? 얼핏 보기에 상변 흑돌을 끊는다면 수상전으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백모양의 자충이 보기보다 심하다. 이 수상전은 백이 이길 수 없다. 그렇다면 반대쪽 흑돌과 수상전을 벌인다면? 백1로 수를 늘려보지만 이 변화도 절망만이 기다린다. 백의 마지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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