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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강심장'!
천지대패를 굴복시킨 센돌의 강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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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의 최대 강점은 무얼까? 아마 열이면 열, 모두 다 그의 현란한 전투 능력을 꼽을 것이다.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수읽기와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탁월한 임기응변, 승부수의 타이밍을 아는 동물적인 감각은 타고난 승부사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천야오예 9단과 맞닥뜨린 비씨카드배 8강전은 이세돌 9단의 그런 천부적인 능력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게 해준 한판이었다. 공격실패로 비롯된 국면의 어려움을 상식 밖의 승부수로 만회해가는 능력, 추측컨대 천야오예 9단은 이 바둑을 지고 나서 자신의 안일함에 엄청난 눈물을 쏟았을 것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이세돌의 강심장을 집중조명으로 감상해보자.제3회 BC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8강전 ●이세돌 9단 ○천야오예(陳耀燁) 9단(中) 장소: 서울 성동구 홍익동 (재)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11년 4월 1일 결과: 324수 흑2집반승 장면1 (기회가 오다) 흑이 난처해진 장면이다. 상변 백대마를 공격해 큰 이득을 보려했지만 백4의 멋진 타개수단에 막혀 애초의 계획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흑15까지 두어진 시점에서 백은 상변 정리 여하에 따라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는데 천야오예 9단의 다음 선택은 어떤 것이었을까? 실전진행1 (선수를 외면하다) 백의 입장에선 상변을 선수로 정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실전에선 공배이음과 같은 백1의 이음이 두어지고 백3의 가일수를 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수순들은 굉장히 안일한 방심의 수순들로 선수를 뽑을 수 있는 자리에서 후수를 뽑은 어리석은 처사가 되고 말았다. 선수를 잡은 흑이 흑4의 특공대를 떨어뜨리자 국면은 다시 혼란스러워지고 만다. 참고도1(엄청난 차이) 이 장면에서 선수를 잡는 것은 10집 이상의 위력이 있다. 백1로 끊어두었다면 어땠을까? 백5까지 선수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며 한 눈에 보이는 백7의 대세점에도 손이 갈 수 있다. 한눈에 봐도 실전진행과는 엄청난 차이다. 상변 타개가 생각보다 잘된 천야오예 9단으로선 적당한 선에서 매듭지어도 그만이라는 방심의 유혹에 꼴까닥 넘어갔다고 해야 할까? 장면2(배짱을 부리다?) 계속되는 장면이다. 흑1의 침입에 백2의 철주는 당연한 응수다. 흑1을 돌보지 않고 흑3의 큰 자리를 차지한 것은 조금 과하다는 느낌이지만 국면의 불리함을 각오한 승부 호흡이라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백으로선 흑1을 공격하고 싶은 대목인데 일견 백4의 씌움이 통렬해 보인다. 하변 공략과 좌변 흑 한 점 공격을 맞보기로 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흑5의 스텝을 밟으며 마음대로 해보라고 배짱을 부린다. 흑의 테스트에 백의 답안은 무엇이었을까? 실전진행2(천지대패를 이기다!) 실전진행부터 보자. 축이 유리하다 본 천야오예 9단은 백1로 붙여가는 응징책을 구한다. 백9까진 백의 당연한 권리라 볼 수 있건만 이세돌 9단은 흑10의 교환 후 12로 패를 단행하는 기가 막힌 승부수를 띄웠다. 보통 저런 패는 천지대패이기 때문에 웬만한 팻감 없이는 패를 결행할 수가 없는 형태이다. 그러나 10, 11의 교환 때문에 흑14란 절대팻감이 생겨버렸고 흑은 천지대패를 말도 안 되게 이겨버렸다. 이 결과는 흑의 대성공! 사이버오로 해설을 맡은 최철한 9단은 패를 들어간 발상에 끔찍한 경의를 표하며 자기보다 더 지독하다고 혀를 내두른다. 참고도2(백의 주문) 백1의 씌움에 흑2로 받아주는 것은 백의 주문에 그대로 응해주는 꼴이다. 백3으로 씌우면 흑 한 점은 살아갈 길이 없다. 흑 한 점이 잡히면 바둑은 더 이상 해볼 곳이 없게 된다. 참고도3(성립이 안 된다) 저 모양에선 보통 백1로 붙이는 것이 일반적 감각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선 흑▲가 기막힌 자리에 위치하면서 붙이는 수의 성립을 방해하고 있다. 보는 바와 같이 흑12까지 백이 망하고 만다. 참고도4(백의 수읽기) 백의 수읽기는 이랬다. 백1의 단수에 무조건 흑2로 잇는다보고 백7까지 중앙을 두텁게 틀어막으면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얘기다. 이 결과는 하변 흑진이 납작해진데다 좌변 흑 두 점의 엷음도 심하게 노출된다. 흑 두 점이 살아가더라도 A의 노림수에 손이 돌아온다면 넉넉하게 유리하단 판단이었는데 감히 천지대패를 들어올 줄이야…. 어안이 벙벙해지고도 남았을 노릇이다. 참고도5(먼저 큰 손해를 본다) 그렇다면 흑2로 밀고 들어왔을 때 백3으로 먼저 패를 따내면 어떨까?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그림이겠지만 흑4로 밀고 들어가면 대책이 없다. 백5의 이음을 생략할 수 없을 때 다시 흑6으로 때리면 이 패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먼저 큰 손해를 보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A방면의 절대 팻감이 더 나오게 된다. 참고도6(치중이 정답) 그렇다면 백은 이도 저도 못하고 흑의 의도에 꼼짝없이 말려들 수밖에 없는 것일까? 아니다. 확실한 응징책이 있었다. 백1의 치중이 교묘한 급소로 하변 흑진은 순식간에 거덜이 난다. 백1이 놓였다면 흑은 이렇다 할 반발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참고도7(반발은 없다) 백5로 늘어섰을 때 흑6으로 막는 강수는 없을까? 있다면야 좋겠지만 보는바와 같이 쫄딱 망하는 결과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반발은 없다. 참고도8(솔직담백하게) 이도 저도 아니면 차라리 솔직담백하게 백1로 붙여가는 수가 가장 성동격서(聲東擊西)다운 공격법이었다. 백에게 리듬을 주지 않고 한 점을 살리려면 2로 늘어야하건만 이하 백5의 씌움을 피할 수가 없게 된다. 차라리 이 그림을 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었을 것이다. 국후 이세돌 9단도 붙여가는 수를 지목하며 자신이 곤란했을 것이란 감상을 밝혔다. 이후 하변 전투의 내상을 입은 천야오예 9단은 종반 끝내기에서 몇 번의 완착을 범하며 패배의 쓴잔을 마시고 만다. 타개의 귀재란 별칭에 걸맞게 판을 잘 짰던 천야오예 9단으로선 생각지도 못한 수읽기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바둑판은 참 넓고도 넓고 변화도 참 많고도 많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 그것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다. 그러나 이 선택이 최선인지 아닌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자신의 수읽기 능력과 상대방의 응수가 선악을 분별해줄 뿐이다. 문득 바둑뿐만 아니라 우리네 인생도 이 질문의 연장선이란 망망한 깨달음에 짙은 허무감이 스치고 지나간다. [글 | 김상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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捨小取大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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