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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왕 박정환 "여자친구는 세계대회 우승하면·…"
2-0으로 백홍석 꺾으며 KBS바둑왕전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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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9단이 KBS 바둑왕전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방송 별관에서 벌어진 제29기 KBS바둑왕전 결승3번기 2국에서 박 9단은 백홍석 7단을 맞아 134수 만에 백불계로 승리했다. 지난 1국 승리를 포함해 종합전적 2-0으로 바둑왕에 올랐다. 초반 하변에서 박 9단은 흑 대마를 잡으며 실리에서 크게 앞섰다. 비세에 빠진 백 7단이 유일하게 기대할 수 있던 것은 중앙 세력을 바탕으로 상변과 우상 방면을 키우는 작전이었는데, 백이 이곳마저 부수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만18세의 랭킹 3위 박정환 9단은 2009년에 십단전과 천원전에서 우승하면서 정상권의 문을 두드렸다. 2010년에 십단전 2연패를 이루고 하반기에 아시안게임 남자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최연소 9단(17세 11개월)이 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금에 이른다. 현재 세계대회인 비씨카드배 8강에도 올라 있어 타이틀 추가도 노린다. 바둑왕전 우승자는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에 자동출전권을 얻는 규정에 따라 박 9단은 오는 6월 7일부터 중국에서 열릴 예정인 23회 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한다.  ▲ 박정환 9단(왼쪽)과 백홍석 7단이 초반 흑이 실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짚어 보고 있다.인터뷰/ 바둑왕 박정환 - 바둑이 단명국이었다. 총평을 부탁한다. “초반에 잘 풀렸다. 백홍석 7단이 교환 하나를 빠뜨리는 바람에 흑이 어려워졌다. ” - 상대가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걸 느꼈나? “스코어로 0-1로 밀리는 백홍석 7단 쪽이 더 부담이 컸을 것이다. 나는 편안하게 둘 수 있었다.” - 바둑왕전 첫 우승이다. 소감은? “기쁘고, 오랜만의 우승이라 기분 좋다.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 속기전과 그렇지 않은 기전, 어느 쪽을 선호하나? “평소에 속기를 많이 연습하기 때문에 속기가 익숙하고 편하다. 속기에 임할 때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가파른 상승세가 뚜렷하다. “그렇지만 이틀 전 십단전 4강전에서 강유택 3단에게 완패해 충격이 컸다. 아울러 십단전 3연패도 물건너 갔다. 그 여파가 오늘 바둑에도 영향을 미칠 뻔했다. 오늘 이겨서 만회하려 했다.”  - 밥 먹으러 갈 때도 사활 책을 들고 갈 정도인 공부벌레로 알려져 있다. 어떤 식으로 공부하나?“밥 먹으러 갈 때는 밥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무료해서 바둑 책을 들고 가는 것인데…. 음악을 듣거나 낮잠을 자면서 쉴 때를 제외곤 모든 시간을 바둑을 연구하면서 보낸다. 연구회는 신사연구회 한 곳만 다니고 있는데, 거기서 공부하는 게 많이 도움 된다.” - 여자 친구는 있나? “없다. (사귈 계획은?) 세계기전에서 성적을 내고 나서 생각해 보려 한다.” - 여담인데, 이창호 9단은 언제 회복될까? “회복이랄 것도 없다. 지금도 강하다. 한데 최근엔 후반 집중력이 떨어지시는 것 같다. 마지막 순간의 착각이 눈에 띈다. 체력적인 면이 문제일 수 있다.” - ‘포스트 이세돌’로 평가된다. “실력으로 따라가려면 아직도 멀었다.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 (스타일은 이세돌 9단처럼 전투바둑인데…) 이세돌 9단도 전투바둑이고 나도 그렇지만 이 9단이 더 격렬한 전투를 한다. 나는 유리하면 타협할 때도 있지만 이 9단에겐 타협이 없다.” - 비씨카드배 8강전 중국 저우루이양 5단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준비는 잘 되어가나?“상대는 중국랭킹 1위인 데다 감각이 좋고, 수읽기도 센 만큼 저우루이양 5단의 바둑을 많이 연구하고 있다. 대국까지 약 1주일 정도 남았다. 실전 연습도 많이 해서 충분히 준비하겠다.” ■ 아쉬움 남긴 백홍석 "한동안 슬럼프도 있었는데 올 한해는 확실히 바둑만 생각하겠다."  ‘준우승 제조기’란 오명을 이번에도 씻지 못한 백홍석의 얼굴엔 아쉬움이 섞여 있었지만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는 투지도 보였다. 신예기전을 제외하고 우승 할 기회가 여럿 있었는데 살리지 못했다. 2007년 십단전 준우승, 2008년 기성전 준우승, 2009년 십단전 준우승 그리고 이번 바둑왕전에서 다시 준우승을 기록했다.천하의 이세돌 9단을 꺾고 올라왔지만 결승전 대진은 최악이었다. 천적 박정환과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상대전적에서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었다. 2국 전까지 7전 1승 6패였다(2007년 물가정보배에서 한 번 승리한 후 6연패). 어떤 연구생은 "차라리 결승전에서 이세돌 9단과 맞붙었으면 더 승산이 있었을 텐데…"라고 말했을 정도. 이세돌 9단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것에 대해 백 7단은 “실력으론 내가 안 되는데 이 9단이 방심하는 것 같다”고 겸양했다. 우승을 자꾸 놓치는 것에 대해선 “결승까지 오르는 것도 좋은 일이긴 하지만 마지막 무대인 결승전에서 집중력을 잃는 것 같다. 이번 바둑왕전 준우승은 만족한다.”고 말했다. 백홍석 7단은 바둑왕전 준우승자 자격으로 23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에 한국 대표로 박정환 9단과 함께 출전한다.  ▲ 시상 후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한국기원 한상열 사무총장, 우승자 박정환 9단, KBS 박영문 스포츠국장, 준우승자 백홍석 7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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