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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루이, "타이틀보다 더 큰 의미 있다"
도전3번기서 2-1로 방어, 대회 7연패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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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49세. ‘무적 아줌아’ 루이의 힘은 줄지 않았다. 바둑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과 성실한 공부 자세 때문이다. 2월 1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SKY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쳐진 제12기 STX배 여류명인전 도전3번기 최종국(3국)에서 여류명인 보유자 루이나이웨이 9단이 도전자 조혜연 9단에게 205수 만에 흑불계승 하며 종합전적 2-1로 방어에 성공했다. 이로써 여류명인ㆍ여류국수의 2관왕을 유지하게 됐다. 후배들의 추격이 거세지만 ‘철녀’의 저력은 아직 유효하다. 1시간 10분 여의 복기가 끝난 뒤에야 승자 루이 9단을 만나 볼 수 있었다. - 축하한다. 먼저 소감 한 마디. “안 될 줄 알았는데…, 2국에서 워낙 완패해서… 이겨서 기쁘다.” - 오늘 3국을 총평 해 보면? “초반에 서로 만만치 않은 형세였다. 좌변에서 (조)혜연이가 강하게 두지 않아 흑이 선수를 잡고 하변을 지키게 돼 편해졌다. 하지만 그 뒤 중앙으로 두칸 뛴 수가 심각한 문제수였다. 거길 두는 바람에 하변에서 빵따냄을 당해 손실이 컸다. (두칸 뛴 수는 상변 끊는 수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인가?) 그렇다. 당시에는 거기가 커 보였는데, 나중에 보니 그렇지 않았다. 여기에서 백이 알기쉽게 두었으면 어려운 바둑이 되었을 것이다. 또 마지막 순간에도 백은 중앙 방면을 손질할 것이 아니라 우상귀에서 버텼어야 한다. 그 접전에서 승리를 확신했다. 실전에서는 백이 우상귀에서 한참 뜯겨 이미 실리로 지게 됐다. 버텼으면 혜연이에게도 기회는 있었을 것이다.” - 여자 기사들의 실력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후배들의 추격이 거센데 본인의 느낌은? “부담도 안 갈 정도이다. 워낙 다들 세니까, 내가 지더라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난 이제 나이도 많이 들었다.” - 유망한 후배들을 꼽아봐 달라. “최근에 정관장배에서 봤듯이 문도원이 있겠고, 김윤영도 세고 박지연도 빼놓을 수 없다. 김미리도 괜찮다.” - 오늘 여류명인을 지켜냈기 때문에 다음 주 여류국수전 김윤영 3단과의 도전기도 부담이 줄었겠다. “그렇다. 오늘 승리가 여류국수전 도전기에 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조혜연 9단과 숱하게 맞겨뤘고(51회) 조 9단이 많이 졌다. 루이 9단이 조 9단의 천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 9단이 유독 루이 9단에게 약한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내가 다른 기사들과 둘 때나 혜연이와 둘 때나 큰 차이는 없다. 혜연이로서는 나와 기풍상 잘 안 맞는 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영향은 적다고 할 수 있다. 나에게 운이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혜연이를 참 좋아한다. 머리가 좋고 여러 방면에 재능이 있다. 바둑만 갖고 따지라고 한다면 아쉬운 생각은 든다. 학교에 안 다니고 바둑에 전념했다면 더 무서운 실력의 기사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 중국에서 새로 개최되는 국제 여자단체전(팀당 3명) ‘황룡사 가원배’에는 참가하나? “참가하지 않는다. 황룡사 가원배의 스폰서는 다른 기전의 스폰서이기도 한데 그 기전의 우승자와 준우승자가 시드를 받고 나머지 1명을 선발하는 것으로 안다.” - 바둑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나? “토요일에 열리는 소소회리그에 다닌다. 이번 리그전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난 3승 1패를 거뒀는데 남자기사 2명과 갓 입단한 여자 신예 1명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1패는 김윤영 3단에게 당했다.” - 루이 9단은 취미가 많다고 알려졌다. 여가는 어떻게 활용하나? “DSLR카메라를 들고 다니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여행할 때만 쓰는 것 같다. 요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남편과 가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요즘은 서예에 푹 빠져 있다. 밤에 1시간~1시간 30분 정도 꼭 서예를 한다.” -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 “집(한국기원 부근에 있음) 근처를 산책한다. 매일 하진 않고 시간대는 저녁 먹기 전이나 후를 택한다.” - 잠시 화제를 돌려본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 루이 9단이 중국 대표로 참가했다. 결승판에서 루이 9단은 패해 아쉬움이 많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당시 분위기를 듣고 싶다. “같은 중국 여자 팀원들은… 다들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그냥 울었다. 나도 많이 아쉬웠다.” - 지금과 같은 ‘절대자’의 면모는 언제까지 유지할 자신이 있나? “내 기쁨은 바둑에 빠져들어 열심히 싸우며 최선을 다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데 있다. 지고 이기는 것보다 더 큰 의미다. 그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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