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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친선교류전(1부)-“日本, 곤니찌와!”
첫째 날, 친선 교류전 전야제 및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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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일본 오사카 알프스 바둑클럽에서 제6회 한·일 OB·OG(Old Boy&Old Girl) 친선교류전(이하 ‘한·일 교류전’으로 표기)이 열렸습니다. 오사카에는 총25명의 선수단과 응원단(?)이 방문 했는데, 저도 교류전선수(명지대 OG선수) 겸 취재차로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사이버오로 바티즌들을 위해 한·일 교류전의 모습과 대회 이모저모를 1·2부 취재수첩으로 준비했습니다.  ◇13일 09:00AM - 비오는 하늘을 날다 13일의 아침하늘은 유난히 검었다. 비바람에 간간히 번쩍이는 천둥까지. 잔뜩 옷을 껴입고 김포공항을 향하는 길, ‘이러다 결항되는 거 아냐?’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노트북과 옷가지가 든 여행용 가방, 카메라 가방, 작은 가방. 출장을 갈 때면 어김없이 동행하는 세 친구. 오전 7시 경, 한·일 교류전에 참가하는 19명의 선수단 중 6명(한건석·김원태-외대, 김달수-중앙대, 김진환-명지대, 박애영-이대, 김향희-동의과학대)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김포공항에 집합했다. 서울대의 임동욱(66학번) 씨, 신병식(70학번) 씨, 이재철(86학번) 씨, 연세대의 채영석(85학번) 씨, 외국어대학교의 유종수(73학번) 씨, 한양대의 강병두(78학번) 씨, 안병운(81학번) 씨, 건국대의 임진영(88학번) 씨, 홍익대의 남궁선(78학번) 씨, 박장우(83학번) 씨, 숭실대의 곽웅구(78학번 씨), 부산대의 양성원(80학번) 씨, 그리고 명지대 선수인 기자. 하여 총 13명. 사나운 날씨 탓에 이날 국내행 비행기는 대부분 결항됐다. 다행히도 선수단을 태운 오사카행은 오전 9시 정시에 무사히 이륙했다. 심하게 흔들리는 기체로 기자는 1시간 45분 동안 놀이기구를 타는 것 같은 괴로움에 시달려야 했지만(기자는 놀이기구 타기를 굶는 것보다 싫어한다), 일본에 간다는 설렘 하나로 꿋꿋이 버텼다.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나라, 일본으로의 해외 첫 출장.  ▲ 일본 오사카 중심의 한 풍경. ◇13일 11:45AM - “日本, 곤니찌와!(안녕)” “일본 오사카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어느새 빗줄기는 멎어 있었다. 기차와 비슷하게 생긴(?) 열차(혹은 전철)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혹시라도 일본에 방문할 계획이 있는 바티즌이 있다면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길 . 일본의 교통요금은 상상을 초월한다. 조금만 내달리면 10만원은 순식간. 푸른 바다를 보면서 지하철을 애용하는 것도 꽤 낭만적이다.) 오사카 시내 중심지에 위치한 ‘원 민박’에 짐을 풀었다. 숙소 내부를 두리번거렸으나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인터넷 랜선. “저···. 랜선 어디에 있나요?” “없어요.” 헉! 힘들게 데려온 첫 번째 친구(노트북)가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노트북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여행용 가방 안에서 편안히 취침 중. (하여 이틀이 지난 후에야 취재수첩을 올리게 됐으니 널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근처 식당가에서 허기진 배를 달래고 한·일 교류전 일정을 살폈다. 13일 18시 - 제6회 한·일 교류전 전야제 14일 10시 - 교류전 1회전 개시 14일 14시 - 교류전 2회전 개시 14일 18시 - 만찬 및 뒤풀이 한·일 교류전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대학교류전을 기획하여 2004년 한국에서의 1회 개최를 출두로 지금까지 격년제로 이어져오고 있다.(매년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열린다.) 다섯 번 친선경기를 펼친 결과 한국이 3승 1무 1패.  왼쪽부터 양성원 씨, 신병식 씨, 박장우 씨, 임동욱 씨, 주미란 씨(박장우 씨의 부인), 남궁선 씨, 채영석 씨, 임진영 씨, 이재철 씨.  ▲ 오사카성 입장권.  ◇13일 02:00PM - 오사카 성 방문전야제를 앞두고 선수단에게 허락된 자유시간은 4시간 남짓. 전야제가 열리는 행사장 부근에 오사카 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오사카성은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통일의 거점으로서 권력을 상징하는 천수각을 쌓아 올린 것으로 당시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성으로 평가를 받은 문화재다. (오사카 성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멀찍이서 렌즈에 담을 수밖에 없었다.) ◇13일 06:00PM - 제6회 한·일 친선교류전 전야제 한·일 교류전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단이 집합했다. 한철균 七단은 한국선수단의 단장 및 고문으로 오사카를 방문했다. 그들의 저녁은 웃음꽃이 만개했다. 비록 언어소통의 문제점이 없지 않았지만, 사진을 찍고 음식을 권하며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못 다한 이야기1 - 일본의 초시계 한·일 교류전의 제한시간은 1시간에 3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일본에서도 초시계를 사용할 텐데, 문득 일본 초시계는 한국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졌다. 일본에서 대중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초시계의 모습이다.(왼쪽 마지막 사진) 한국 초시계는 누르는 버튼이 흑백으로 구분되어 있는 반면 일본 초시계는 양쪽 모두 하얀색 버튼이다. 이상하다. “시계 놓는 자리는 왼쪽에 놓던, 오른쪽에 놓던 백에게 선택권이 있어요. 백이 본인이 편한 자리에 놓고 시계를 누르게 되지요. 그래서 버튼에 흑백 구분이 없어요.”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동시통역을 맡고 있는 무라마츠 기타로(동일본대학 바둑회 간사) 씨의 설명이다. 한국 시계는 마지막 10초를 남겨놓고 소리가 난다. “마지막 10초, 하나·둘·셋···.” 일본 시계는? “띠- 띠- 띠- 띠--------” 특이하게 전자음으로 시간을 나타낸다. 전자음 소리가 길면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뜻이란다. *못 다한 이야기2 - 늦은 밤거리 풍경 숙소로 돌아가는 길, 구슬비가 내리는 늦은 밤거리의 풍경을 글로 전한다. 기분 좋게 취기가 오른 일본 선수는 한국 선수단을 위해 택시를 잡고 길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택시 앞·뒤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반쯤 몸을 걸친 엉거주춤한 자세로 바지가 비에 다 젖어가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5분정도 지났을까. “한국이었으면 택시기사가 욕을 바가지로 퍼부었을 거야. 비 오는 날 저렇게 문을 열어 놓고 길을 설명하는데 그걸 다 듣고 있네. 사람들이 여유롭다고 해야 하나, 속 편하다고 해야 하나?” 그는 택시를 타고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연신 손을 흔들었다. 밝은 미소와 함께. 우리는 낯선 땅에서 한 일본인이 베푼 작은 배려로 한없이 가슴이 따뜻해졌다. 그 덕분에 빠른 길로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던 한국선수단은, 시합을 앞두고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마음 곳간을 ‘배려’와 ‘미소’로 가득 채운, 일본에서의 따뜻했던 첫째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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