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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을~텐~데~~ 너의 손 꼭 잡고….
바둑리그 시상식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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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잔치는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시상대에 오른 기사들은 앞다투어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했고 참석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이에 환호했다. 포연이 사라진 전장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시상대에 오른 기사들의 즐거운 입심대결을 모았다. 여기 오느라고 많이 혼났습니다. 김학도 씨가 바둑리그 시상식 사회를 보기 위해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을 하루 전 녹음으로 대체하고 왔는데 마침 오늘 눈이 내렸고, 이 바람에 라디오 국장으로부터 이런 날 생방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한 소리 들었다며 한마디. 하지만 "라디오 방송국 국장에게 야단을 맞았지만 바둑대상은 꼭 참석하고 싶은 행사였기에 아프지 않았다(?)"며 바둑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혼자보다는 둘이고 둘보다는 셋이 강하죠. 결혼과 성적의 상관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세돌 9단. "어려운 질문입니다만…"하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하나 일 때보다는 아내가 가세한 둘이 더 강하고 둘보다는 아이가 생겨 셋이 되면 더 강하다. 아무래도 가정을 갖고 안정되면 책임감도 강해지고 바둑에도 집중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명쾌하게 답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에 사회자가 "지금도 최강인데 둘째까지 낳으면 큰일나겠네요."라고 재치 있게 응수. 저는 실력이 점점 줄고 있어요.  "다음 바둑리그에서는 우승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조한승 9단은 자신은 전성기가 지났다며 자신 없다고 엄살을 부렸다. 저만 빠지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신성건설이 올해에는 우승할 수 있겠느냐는 김학도 씨의 질문에 조한승 9단이 자신은 점점 실력이 줄고 있다고 답하자 머쓱해진 사회자가 최원용 5단에게 마이크를 돌렸고 최5단 역시 엄살을 부렸다. 그러자 격분한(?) 사회자가 "이 팀은 해체해야겠네요."라고 반격. 우리 감독님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에요. 우승팀이 무대에 오르고 스파르타 식 조련을 강조한 최규병 감독의 1년 전 인터뷰 영상이 나가자 이영구 6단이 오해하지 말라며 한 마디. 하지만 "사실 저도 처음엔 무지 겁먹었습니다."라는 말을 빼먹지 않았다. 좋을~텐~데~~ 너의 손 꼭 잡고…. 우승팀 영남일보 선수들에게 김학도 씨가 즉석에서 노래를 주문했고 대표선수로 홍민표 6단이 지목되었으나 갑자기 노래가 생각나지 않는다며 끝까지 고사하자 막내인 김지석 4단이 애꿎은 희생양(?)으로 걸려 부른 성시경의 노래. 성시경의 '좋을텐데'라는 노래를 떨리는 음성으로 부르던 김지석 4단은 몇 분 뒤 MVP로 호명됐고 노래 가사대로 트로피를 손에 꼭 쥔 채로 행복한 순간을 만끽했다. 여기서 울면 바둑 그만두고 얼굴 고친 뒤 연기자를 해야죠. 3년 전 바둑리그 챔피언을 결정짓는 페어바둑에서 져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던 이영구 6단에게 사회자 한혜원 2단이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을 보여달라"고 주문하자 이영구 6단은 "우승한 지 여러날 지났고…그래도 지금 눈물을 흘린다면 연기자로 나가야겠죠"라며 응수. 잠시 뒤 이영구 6단은 "만약 결정판을 자신이 이겼다면 대국을 마치고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 한해원 2단의 노래에 맞춰 원더걸스의 깜찍한 표정을 흉내내는 이영구 6단 여기서 더 하면 안될 거 같습니다. 이영구 6단의 노래를 듣는데 실패한 사회자가 원더걸스 흉내를 내보라고 재차 주문했다. 이영구 6단을 골려 준 사회자가 다른 기사도 시키려고 하자 이영구 6단은 "관중들에게 돌 날아올지도 모른다."며 만류. 일단 오른손에 두 개를 들고 있어서… 개인기록 2관왕을 수상한 강동윤 7단이 "연승상과 다승상을 모두 차지했는데 어떤 상이 더 무게 있고 가치 있다고 느끼시나요?"라는 질문에 답한 위트 넘친 답변. 팀원들로부터 꽃다발 세례에 손이 모자랄 지경이었고 이 바람에 오른손에 두 개의 트로피를 모두 들고 있었다. 직후 "내겐 둘 다 과분한 상이어서 다 가치있고 무게 있다."는 접대성(?) 멘트도 잊지 않았다. 제가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MVP를 수상한 김지석 4단이 바둑대상 MVP 이세돌 9단과 같은 소감을 말했다. 이에 톡톡 튀는 한 마디를 기대했던 기자들은 "바둑 시상식은 이제 자격론이 대세인가?", "바둑만 배우지 소감까지 배우나?" 등등의 말을 하며 웃음을 보였다.  저의 집엔 바둑TV가 안 나와서요. 집에서 바둑TV를 가족에게 인사 한마디 하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김지석 4단, 자기 집엔 바둑TV가 안 나온다며 시청을 자주 하시는 할머니께 대신 인사. 아직 어린 나이라 홍수환 선수처럼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하지 않을까 하는 어리광(?) 수준을 예상했는데 점잖게 "할머니, 저 상받았습니다."라고 인사. 우리는 무조건 N분의 1이죠. 우승팀 영남일보의 최규병 9단에게 상금 배분에 대해 살짝 물어보자 간단한 대답이 들려왔다. 감독은 감독수당을 받으니 선수들끼리 똑같이 나누면 된다는 말이었다. 이에 옆에 있던 정수현 9단은 선수들이 알아서 감독님 상납분(?)을 제외하고 나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부러운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최딩크 덕분에 감독 가치가 많이 올라갔어요. 한게임팀의 감독을 맡았던 정수현 9단이 최규병 9단의 우승을 축하하며 한 마디. 예전에는 바둑리그 감독들의 역할을 그리 인정해주지 않았는데 최규병 9단이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의 우승을 이끌자 주변에서 감독을 보는 눈들이 달라졌다며. 최딩크는 히딩크 감독을 빗댄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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