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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 미끼로 낚은 거목 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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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3장으로 출전한 목진석 9단이 일본의 야마다와 중국의 후야오위를 연파한 것만으로도 한국으로서는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그러나 목진석은 아직 배가 덜 채워졌다며 세 번째 상대 요다 노리모토마저 꺾어버렸다. 한때 '한국 기사 킬러'로 명성을 떨쳤던 요다 9단. 그를 상대로 목진석 9단은 통쾌한 승리를 얻어냈다. 두 차례의 큰 바꿔치기를 거쳐 완승한 명국을 집중 해부해 보았다.  제9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9국 백: 요다 노리모토(일본2장) 흑: 목진석 9단(한국3장) 장소: 부산 농심호텔 특별대국실 날짜: 2007년 11월 30일 결과: 242수 끝, 흑6집반승 장면 (목진석의 착각?) 우변 바꿔치기를 끝낸 목진석 9단은 반상 최대의 곳 좌상귀로 발길을 옮겼다. 흑1 이하 11까지는 잘 알려진 정석. 흑이 충분히 살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흑13이 검토실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14의 곳으로 끊으면 무난히 둥지를 틀 수 있는 대목에서 목진석의 착각이 있었던 것일까? 참고도1 (귀중한 선수) 백A를 생략하고 바깥(백1)부터 막는 것은 흑의 바람이다. 흑4 이을 때 백5 보강이 불가피하다. 그때 흑은 6·8로 젖혀잇고 귀를 살린다. 더는 보강할 필요가 없으므로 귀중한 선수를 흑이 잡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지금처럼 선수의 가치가 큰 시점에서 백1은 치명적인 실수임에 틀림없다. 요다 9단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실전처럼 귀쪽(A)을 먼저 젖혀간 것이다. 참고도2 (쉽게 사는 길) 흑2가 부분적으로는 정수다. 이것으로 간단히 살 수 있다. 문제는 선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은 선수를 잡는 게 무척 중요하다. A쪽 단점은 백한테 크게 걱정거리가 아니다. 흑A를 당하더라도 백B로 끊어잡고 쉽게 안정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수는 백의 몫이라는 얘기. 이것은 목진석 9단이 바라는 그림이 아니었다. 실전진행1 (과감한 사석작전) 목진석 9단은 고심 끝에 좌상귀를 버리고 두는 작전을 찾아냈다. 그렇더라도 당시 검토를 하던 한국 선수들의 가슴을 졸이게 한 것도 사실이다. 자칫하면 여기서 그대로 승부가 끝날 수도 었었으니 당연한 염려가 아니겠는가. 사실 이런 대마를 죽이는 발상은 쉽지 않다. 백8을 당해 귀의 흑은 일단 죽었다. 과연 목진석은 그 대가로 무엇을 얻어내려 했던 것일까? 참고도3 (없는 그림) 일부지만 귀를 살릴 방법도 있었다. 허나 백4로 따내는 자세가 너무 훌륭해 흑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모습이다. 이럴 바엔 애초 <참고도2>처럼 평범한 삶을 선택했을 터. 이 그림은 목진석 9단의 머릿속엔 전혀 그리지도 않았으리라. 참고도4 (검토실의 걱정) 검토실에서는 흑1을 예상하고 있었다. 백2 보강을 기다려 흑3으로 씌워간 다음 흑5까지 조이는 정도. 여기서가 문제다. 좌상귀를 크게 죽인 상황이니 그 대가를 좌변 백△ 두점에서 얻어내야 하는데, 도무지 공격하기가 쉽지 않다. 일감인 흑A는 백B로 쉽게 틀을 잡아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실전진행2 (비장의 카드) 수는 대국자가 잘 본다는 얘기가 있다. 목진석 9단이 일찌감치 읽어둔 회심의 일타 흑1이 반상에 떨어지는 순간, 검토실은 '이거였구나' 하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백이 이 한점을 잡을 수밖에 없는 틈을 타 목진석은 변을 훨씬 두텁게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가슴에 숨겨둔 칼을 꺼내 흑13으로 씌워갔다. 이젠 백△가 운신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흑이 좌변만 수중에 넣으면 좌상귀의 손해를 만회하고도 남는다. 승리도 목진석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참고도5 (앉아서 지는 길) 백이 좌변을 살리려고 애쓰면 가능했다. 문제는 살려야 낙이 없다는 데 있다. 백11까지면 옹졸하나마 대충 똬리를 틀 수 있다. 허나 흑12를 허용하는 순간, 하변에서 중앙까지 이르는 흑의 대가를 백이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그대로 앉아서 지는 길이 확실하다. 실전진행3 (걸려든 요다) 요다 9단인 백1로 먼저 붙여 응수를 물은 까닭도 앞서 보여드린 <참고도5>와 같은 맥락이다. 죽일 때 죽이더라도 하변쪽에서 조금이라도 맛을 남겨두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요다 9단은 애상대로 좌변을 살리지 못한다. 중앙쪽 단점을 만들어 반격하려는 생각이다. 허나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좌변을 송두리째 쓸어담은 목진석은 이후 크게 무리하지 않고 쉽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실로 멋진 대 사석작전이 아닐 수 없었다. 참고도6 (수상전 불가) <실전진행3>에 이어 백이 1·3으로 수상전을 벌이려는 것은 소용없다. 흑4에 붙이는 맥점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 백은 어느 쪽으로는 젖혀야 하는데, 가령 백5면 흑6 이하 10까지 수부족이다. 백5로써 백6도 백5에 끌면 수상전에서 백이 진다. 거목 요다마저 꺾고 3연승을 거둔 목진석의 연승 행진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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