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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1억원 짜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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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매머드 기전으로 거듭난 명인전 우승컵은 절정의 고수 쎈돌 이세돌 9단이 품에 안았다. 함께 결승에 오른 조한승 9단이 이세돌에게는 천적이라 3 : 0 승부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싱겁게 이세돌의 완봉승으로 끝나버렸다. 승부를 결정지은 3국을 종반 승부처를 중심으로 그려보았다.  제35기 강원랜드배 명인전 결승5번기 3국 백: 조한승 9단(2패) 흑: 이세돌 9단(2승) 장소: 강원랜드 메인호텔 특설대국실 날짜: 2007년 10월 30일 결과: 183수 끝, 흑불계승 장면 (응수타진을 응수타진으로 대응) 이세돌 9단이 흑1로 흑▲와 연결을 꽤하자 조한승 9단은 백2로 찝어 동태를 살핀다. 당장 흑A로 이어갈 수 있느냐고 물은 것이다. 그러자 이세돌은 대답을 보류하고 발길을 좌하귀로 돌렸다. 묘한 곳 흑3에 붙여 역으로 응수를 물어갔다. 고심 끝에 조한승의 대답은 백4. 백B로 차단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텐데, 어찌된 영문인지 물러서고 말았다. 참고도1 (뒷맛) 이세돌 9단이 당장 흑1로 좌변 한점을 연결하지 못한 까닭부터 알아보자. 흑1엔 백2가 기다리고 있다. 이에 흑은 A, B 두 군데 단점을 한방에 해소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어느 쪽이든 선수로 끊기는 수를 없애면 흑1 연결이 강력해진다. 이세돌 9단은 그 맛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참고도2 (백2 못둔 까닭) 이번에는 조한승 9단이 귀에서 물러선 이유를 알아볼 차례. 흑1에 기세로는 백2로 차단을 해야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두지 못한 것은 흑3으로 잇는 수가 생기기 때문이다. 백4에 여전히 흑은 연결을 할 수 없는 처지이지만, 귀에서 큰 수를 만들어 백을 괴롭히는 수단이 있다. 흑5로 끊은 뒤 흑15까지면 백이 곤란한 모습이다. 어느 쪽으로든 수가 난다. 실전진행1 (관심은 좌변) 이처럼 좌변 흑 한점(▲)을 둘러싼 두 선수의 신경전은 이후 진행된 수순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흑1 이하 흑7까지 중앙과 좌하귀 언저리를 두고 있었지만 이세돌 9단은 어떻게든 흑▲의 생환을 노렸고, 반대로 조한승 9단은 그러한 맛을 없애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흑7 끊음에 백의 응수가 쉽지 않는데…. 참고도3 (흑의 바람) 부분적인 모양만 보면 백1 단수로 몬 다음 백3으로 잡고 싶은 장면이다. 문제는, 그게 흑의 바람이라는 데 있다. 흑4가 선수로 들으니 흑은 원하던 좌변 생환을 이룰 수 있다. 흑4가 있어 아래쪽 끊김은 사라졌다. 그래서 백7에도 흑은 8로 몽땅 연결할 수 있다. 참고도4 (백, 힘겹다) 그렇다고 백1·3으로 뒤에서 몰아가기도 힘들다. 상변에서 중앙으로 뻗어 나온 백 대마가 웅크리고 살아야 하는 데다가, 흑6으로 나오면 백은 응수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역시 중앙 단점이 선수로 보강되면 흑A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전진행2 (묘수 흑14) 그런 뒷맛들이 있어 조한승 9단은 백3으로 물러서고 말았다. <참고도3>처럼 흑A가 선수면 곤란한 탓이다. 그런데 이세돌 9단은 흑4로 이어 수를 내러갔다. 흑A가 선수가 아니어도 수가 난다는 뜻이었다. 놀랍게도 정말 맛이 있었다. 백13에 흑14가 음미할 기발한 묘수였다. 좌변을 선수로 넘은 다음 중앙에 남은 맛을 처리하겠다는 의도다. 그것으로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백17은 버틴 수. 조한승 9단 역시 자신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흑18로 살아서는 흑이 질 수 없는 바둑이 되었다. 참고도6 (패는 불가) 흑1에 대해 백2는 불가하다. 흑3이 선수로 듣고 있기 때문이다. 흑돌을 통째로 잡으려면 백4 단수를 쳐야 한다. 그리고 백8로 한집을 파호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일이다. 물론 흑은 자체로는 두집이 없는 모습이지만 백A로 물러설 경우 흑B로 젖히는 수가 있다. 이 패는 백도 부담이 크기에 감행하기 힘들다. 흑은 자체 팻감도 몇 개 갖고 있어 더욱 유리한 입장이다. 참고도7 (이길 수밖에) 백1이면 일단 좌변은 접수할 수 있다. 그럼에도 조한승 9단이 그렇게 두지 못한 이유는, 이길 수 없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이세돌 9단은 흑▲로 넘는 만큼 좌변에서 선수 이득을 보았다. 그리고 그림처럼 좌변을 잡으면 중앙에서 추가로 이득을 볼 수 있다. 게다가 또 선수를 잡는다. 이것은 명확한 흑의 승리. 물론 실전처럼 살아가서도 승부는 끝났다. 마지막 이세돌 9단의 깊은 수읽기에 조한승 9단은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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