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자방담은 8월 말에 했으나 기자의 사정으로 예정보다 업데이트가 다소 늦어졌습니다. 지연한 데 대해 독자 여러분께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

<방담> 정용진 사이버오로 컨텐츠이사, 김경동 사이버오로 컨텐츠팀장, 구기호 월간바둑 편집장, 차영구 월간바둑 기자, 김상우 사이버오로 기자, 이인철 사이버오로 기자
<정리> 김상우

이창호 9단, 중환배 우승으로 세계대회 완전 석권!!

●···이야! 이창호 9단이 중환배를 우승했어! 이게 얼마만의 우승이야?

○···대략 2년 만이지. 춘란배 우승이 세계대회 마지막이었으니 정말 오랜만에 우승을 했어. 아무튼 중환배를 우승하면서 지금까지 진행됐던 세계대회는 한 번 이상씩 모두 우승 축배를 들이켰네? 정말 대단해!

●···하긴, 이창호 9단이 지금까지 이뤄온 업적을 보면 지금 잠깐의 부진은 아무것도 아니겠지. 이번 중환배에서 이창호 9단이 보여준 대국내용, 굉장히 훌륭하지 않았어? 특히 다카오 신지 9단이랑 둔 바둑은 가히 환상적이더군. 팬들도 이 바둑을 보고 감탄에 감탄을 마다하지 않던데. 거의 현현기경이나 기경중묘에 나올 법한 대형 묘수풀이라 극찬을 하더라? 다들 어떻게 생각해?
○···아, 그 바둑! 나도 무척 재미있게 봤어. 거의 후절수와 비슷하게 된 신기한 모양이 나왔데? 흑돌을 잡고서도 백대마가 죽는 모양이 굉장히 웃기더군(?). 월간바둑의 L모 관전필자가 그러던데 이창호 9단도 처음엔 그 수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대. 처음엔 잡을 생각이 안중에도 없다가 나중에 잡는 수가 자연스레 보여서 두동강을 냈다지? 

●···암튼 이창호 9단도 대단했지만 다카오 신지 9단도 갑자기 돌을 거둬서 당황스러웠어. 그 거대한 돌들이 다 죽어 버린 건지 어떻게 알아? 나 같은 하수들은 다 들춰내봐야 똥인지 된장인지 분간하지. 다카오 9단도 팬서비스 차원에서 확인사살까지 다 해주었어야지. 안 그래? ㅎㅎ

○···중환배에서 이창호 9단의 바둑내용을 보면 이제 완연히 제 컨디션을 회복한 것 같아. 아직까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장쉬, 다카오, 조한승, 박정상 9단과 둔 바둑은 큰 실수 없이 정교한 수순을 보여주던데. 개인적으론 언제 한 번 큰 무대에서 이세돌 9단과 번기 대결을 해봤으면 좋겠어. 예전 LG배 결승에서 두 차례나 번기 대결을 했을 때 바둑내용도 굉장히 재미있었고 팬들도 얼마나 열광했었어? 그날이 언제 다시 오려나.

●···참 재미있지? 한국랭킹을 엎치락뒤치락 하는 두 기사가 올해 공식기전에서 딱 두 번 밖에 만나지 못한 것도 얘깃거리지. 예전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이 사제 대쟁기를 벌인 것처럼 두 기사가 적어도 10번기 정도는 벌여서 진하게 싸워봤으면 좋겠어.

○···이창호 9단이 중환배 우승 하던 날 우승 기념으로 VIP방을 잡아주었다지? 하룻밤 숙박료가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어휴~ 그런 방에서 자면 잠이 잘 올까? 우리 같은 사람들은 본전 생각나서 잠이 더 안 올 것 같아. 아마 눈 뜨고 자겠지? ㅋㅋ

○···방이 미로처럼 돼 있다던데 신기한 게 많다는군. 방 크기만 무려 40평수니 말 다했지.

●···나는 그런 방에서 언제 한 번 자볼까? 아, 불쌍한 서민들이여!

바둑판을 메고 대중 속으로!!

○···남방장성배 얘기도 빼놓을 수 없지? 출장 가서 재미있는 일은 없었어? 보따리 좀 풀어봐.

●···베이징에서 했던 1차전을 갔다 왔었는데 정말 대단했어. 아마추어 대회에 카메라가 들이닥치는 건 처음 보는 광경이라 조금 당황스럽기까지 하더군. 대회가 끝나자마자 인터뷰도 즉석에서 했는데 하성봉 아마7단은 아마추어 대회에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신기해하더군. 대회도 야외 경치 좋은 곳에서 진행돼서 참가 선수들도 모두 만족했다고 해.

○···남방장성배 예산이 얼마였더라? 대충 16억 원 정도 한다던가? 그러고 보니 웬만한 세계기전과 맞먹는 규모네? 이벤트 행사인데도 이 정도로 추진하다니 놀라울 따름이야. 남방장성배 후원사가 무슨 회사야? 대기업인가?

●···북경 유한회사라고 우리나라로 말하면 일반 관광회사지. 중국 내 유명한 관광명소들을 중심으로 관광코스 개발과 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맡는다고 해. 남방장성도 그쪽 관광코스 중에 하나이고. 아무튼 짧은 기간에 이런 큰 돈을 들여 대회를 유치한 것과 다양한 방식의 대회를 선보였다는 건 높이 평가할만해.

○···중국바둑계는 기전의 다변화를 추구하는 능력이 대단한 것 같아. 현재 국내 최대규모인 한국바둑리그도 중국바둑리그를 벤치마킹한 사례잖아. 바둑을 가장 먼저 스포츠로 인정했던 여유랄까? 중국바둑계는 무엇보다 대중의 인기를 끄는 요소들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아. 아무튼 남방장성배가 홍보 효과를 얼마나 볼지는 모르겠지만 스케일이 웅장하고 기획과 의도가 잘 맞아떨어지는 대회란 것만은 부인할 수 없군.

●···우리의 사정과 비교해보자면 조금 안타깝기도 해. 바둑도 변화의 바람을 피해갈 수 없는데 우리는 아직까지 새로운 모험에 대해 조금은 두려워하는 건 아닌지 몰라. 근래 들어 새로운 시도와 변화의 바람이 불곤 하지만 팬들이 호응할만한 꺼리가 부족한 것만은 사실이잖아? 시상식만 하더라도 얼마나 식상해. 밀폐된 공간에서 악수 한 번 하고 상패 받고 사진 몇 방 찍고. 그걸로 끝나는 시상식 보다는 뭔가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시상식을 여는 방법은 없을까?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해본다면 지금보다 훨씬 흥미롭게 재미있는 아이템이 많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롯데호텔에서 결승 최종국을 열고 폐막식 겸 시상식을 바둑팬, 관계자들과 함께 한 한국물가정보배의 기획은 감회가 남달랐지.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상대지명제는 어땠어? 참신하지 않아? K-1이나 스타리그에서 종종 보았지만 바둑에서 시도하니깐 아주 색다른 맛이던데?

●···재미있긴 재미있지. 지명하는 기사나 지명받는 기사나 기분이 묘할 거야. 조훈현 국수는 상대 지명제를 반대했다고 그러던데. ‘내가 왜 선택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하셨다고 해. 이벤트 기전에서나 어울릴 법한 쇼를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