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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공격이란 이런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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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선수 지명제를 도입한 이번 삼성화재배는 한중전으로 압축됐다. 첫날 열린 32강전에서 대승을 거둬 12명이나 16강에 올린 한국은 그러나 이틀 뒤에 이어진 16강전에서는 중국에 전패를 당해 8강 자리의 반을 내줘야 했다. 첫날 중국랭킹2위 콩지에 7단이 유창혁 9단에게 패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중국은 16강전에서 전열을 가다듬어 반격에 나섰다. 중국랭킹1위 구리 9단을 중심으로 창하오 9단, 후야오위 8단, 황이중 6단 등 16강에 오른 중국 선수 전원이 8강 티켓을 거머쥐며, 인해전술을 펼친 한국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물론 한국도 나름대로 수확을 거둔 셈이다. 한국은 한상훈 초단이 이창호 9단을 물리쳐 LG배에 이어 또 다시 초단 돌풍을 일으켰고. 모처럼 유창혁 9단도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도 '어린 황제' 박영훈 9단과 '절정의 고수' 이세돌 9단이 살아 있다는 점이 든든하다.  제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16강전 백: 박정환 2단(한국) 흑: 이세돌 9단(한국) 장소: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특설대국실 날짜: 2007년 9월 6일 결과: 149수 끝, 흑불계승 장면 (이세돌=공격바둑) 귀를 차지할 수도 있었던 흑1은 이세돌 9단의 기풍을 잘 말해주는 한수라 하겠다. 전투는 이세돌 바둑 하면 퍼뜩 떠오른 단어다. 흑3·5·7 역시 작전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수순이다. 허나 이세돌 9단의 마음은 다른 데 가 있었다. 당장은 좌상귀를 공격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타켓은 아래 백△ 일단이다. 어쨌거나 흑9는 기분 좋은 봉쇄다. 참고도1 (흑1은 밋밋) 이세돌 9단에게는 흑1은 머릿속에서 없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두더라도 흑은 둘만하다. 어차피 하변 백△가 두터운 흑 세력 때문에 보강이 필요한 곳이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은 성격상 흑1 같은 밋밋한 벌림을 싫어한다. 실전처럼 적극적이고 호전적인 수단을 펼치는 게 이세돌다운 운신이다. 게다가 상대가 후배 기사이므로 이번 기회에 매운 맛을 한번 보여주고 싶었을 지도 모르겠다. 참고도2 (의문) 한가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 있다. 실전에서 흑1로 뒀을 때 박정환 2단이 왜 봉쇄를 피해 백2에 두지 않았던 것일까? 흑3으로 다가서더라도 백4 정도로 뛰어들면 충분히 좌변을 지울 수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도 백2처럼 머리를 내밀고 있어야 중앙에서 힘을 쓸 수 있는데, 이곳을 흑한테 거꾸로 당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실전진행1 (포문은 열리고) 흑한테 봉쇄를 당한 마당이니 백3쪽을 막고 살아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때를 놓칠세라. 이세돌 9단은 일찌감치 노려왔던 하변 공격에 나선다. 여기서 박정환 2단은 몽땅 살리기엔 부담을 느꼈던지 타협책을 내놓는다. 흑6 단수에 불청하고 백7로 중앙 보강에 나선 것. 그런 다음 선수를 잡아 백9·11로 나와 끊어 전단을 모색한다. 이후 흑18까지 얽히고 설킨 몸싸움은 어떻게 마무리될는지. 참고도3 (공격당하면 위험) 흑1 단수쳤을 때 백2로 돌려치고 버틸 수는 있다. 다만 박정환 2단은 흑한테 7 정도로 계속 공격을 당하면 위험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흑은 7 대신 흑A나 흑B의 공격도 생각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상대가 공격의 일인자 이세돌 9단이기에 박정환 2단으로서도 몸을 사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참고도4 (박정환의 바람) 박정환 2단이 중앙에서 백1로 뻗었을 때 이세돌 9단은 흑2로 지키지 않았다. 흑A로 강하게 응수했다. 사실 흑2는 백이 원하는 바. 한눈에 백3을 들어오지 않는가. 이것이라면 공수가 역전된 느낌이다. 중앙 전투에서 흑이 밀리면 애초 공격을 노린 백△도 쉽게 수습할 수 있게 마련이다. 게다가 흑▲가 갑자기 외로워지고 왼쪽 흑● 또한 엷은 모습이다. 이런 식으로 쫓기면 흑이 이기기는 어렵다. 실전진행2 (멋진 수습) 사실 진짜 전투는 지금부터였다. 흑은 좌상귀가 아직 못 살아 있는 상황이고, 백도 하변에서 뻗어나온 대마가 미생이다. 둘다 대마를 얼마만큼 능률적으로 살리는 게 관건이다. 흑4·6은 부분적으로는 손해이지만 대마 수습의 발판을 마련한 멋진 처리였다. 이어 이세돌 9단은 아래 백 대마를 적극적으로 공격하며 자연스럽게 좌상귀 흑 대마를 살려낸다. 흑12 이하 수순을 감상해 보시라. 참고도5 (바꿔치기는 불가) 흑▲에 뒀을 때 부분적인 사활만 보면 백1로 좌상귀는 살기 힘들다. 그럼에도 박정환 2단은 그림처럼 잡으러 오지 못했다. 이유가 뭘까? 흑은 좌상귀를 죽이는 과정에서 10까지 선수 행사를 할 수 있다. 그런 다음 흑12 정도면 하변에서 뻗어나온 백△가 두집을 만들기는 어려워 보인다. 탈출할 길도 없다. 이 바꿔치기는 확실하게 흑의 성공이다. 참고도6 (공격이란 이런 것) <실전진행2>에서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수순을 짚어보자. 박정환 2단이 백1로 뻗을 때 이세돌 9단은 흑2로 건너붙여 위쪽 돌과 차단을 시켰다. 그러자 박2단은 손을 돌려 백3으로 끊어 귀의 삶을 강요했다. 허나 이세돌 9단은 아랑곳하지 않고 흑4로 젖혀 역습을 펼쳤다. 역시 좌상귀보다는 하중앙이 더 크다는 얘기다. 결국 백은 A로 비집고 나오고 살아가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중앙 백 두점을 흑한테 내줬으니, 백3으로는 애초 백B에 두는 것만 못했다. 공격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보여준 일국이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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