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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깜짝 실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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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담: 구기호 월간바둑 편집장, 차영구 월간바둑 기자, 김상우 사이버오로 기자, 이인철 사이버오로 기자 정리: 이인철 * 첨부한 사진은 본문과 아무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 ○… 안녕하세요. 이거 너무 오랜만인데요. 기자방담을 기다리는 애독자분들께 너무 죄송하네요. ○… 그러게요. 원래 목표는 일주일에 한 번인데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그런데 애독자분들은 정말 있는 건가요? ○… 그나마 극소수로 몇 분 계신데 점점 줄고 있는 것 같아요. 뭔가 색다른 이야기 보따리를 풀지 않으면 그만 본다는 협박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 없나요? ○… 있긴 있는데……. 여기 계신 분들만 동의 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업데이트도 계속 늦어지고 있는데 사과하는 의미로 살신성인 합시다. ○… 뭔데요? 어떻게 해야 살신성인 하는 거죠? ○… 우리 기자들이 현장을 누비며 저지른 실수담을 공개하는 건 어떨까요? 매일 기전 이야기만 하니 재미도 없고, 분위기도 바꿔볼 겸 해서요. ○… 허걱. 재미는 커녕 괜히 욕만 먹는 거 아닐까요? ㅎㅎ ○… 좋은 의견인데요. 다들 체면 생각하지 마시고 망가져 봅시다. 물론 익명은 확실히 보장됩니다. 비록 네 명 밖에 없어서 익명이랄 것도 없지만요. 하하. 그리고 꼭 실수담이 아니라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공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 어쩔 수 없군요. 그럼 누구부터 해 볼까요? ○… 먼저 제안하신 분이 하셔야죠. 설마 준비한 거 한 개도 없이 하자고 한 건 아니겠죠? ○… 에고 그렇게 되나요? 그럼 먼저 해 보죠. 대국장에 나타난 노신사 ○… 제가 한국에서 열리는 모 세계대회 취재를 갔을 때에요. 아침 일찍 대국장으로 나가 취재 및 중계 준비를 하고 있었죠. 열심히 노트북을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웬 노신사가 대국실에 오셔서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시더라고요. 호텔이었고 대국장에는 비싼 장비들이 많아서 관계자가 아니면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상황이에요. 공개해설도 없는데 대국이 시작하기도 전에 찾아 오신걸 보고 ‘참 열성 팬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감사한 마음도 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냉큼 인사를 하고 들어오셔도 된다는 눈빛을 보냈죠. 담배를 꺼내시길래 “선생님 여기는 원래 금연인데요. 아직 아무도 없으니 저쪽에서 창문 열어놓고 피우셔도 됩니다.”라고 친절하게 종이컵에 물까지 받아서 드렸죠. 그 분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시고 담배를 피우시더니 계속 여기저기 살펴보고 계셨죠. ○… 대충 볼일이 끝나고 반가운 마음에 그 분에게 말을 붙였어요. “대국장에 처음 오시나 보네요. ^^ 잠시 뒤에 대국이 어쩌고 어쩌고~~.” “네. 감사합니다. 호텔 직원이세요?” “아. 여기 직원은 아니구요. 인터넷 바둑사이트 사이버오로 기자입니다. 취재하러 왔어요. 아무쪼록 즐거운 시간 보내고 가세요. ^^” ○… 그게 뭐에요. 실수담 얘기하라고 했더니 아무것도 아니고만. ○… 아직 끝난 게 아니에요. 들어보세요. 그리고 그 분은 어디론가 나가셨어요. 조금 시간이 흐르자 대국장에는 사람들이 조금씩 많아졌죠. 저쪽에서 한국기원 직원하고 대회 관계자가 얘기를 주고 받더니 “여기 인사하세요. 오늘 입회를 맡으신 K사범님입니다.”하고 관계자들과 인사를 시키더라고요. ○… 헉. 아까 그 노신사가 그 분이셨군요. ○… 네. 아까 그 노신사분이 K사범님이었어요. ㅠ.ㅠ 이름은 당연히 알고 있었는데 거의 활동을 안 하시는 분이라 얼굴을 미처 못 알아 본거죠. 그 뒤로 검토실에 계속 같이 있었는데 눈 마주치기 민망해서 도망 다니느라 혼났어요. 가서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기도 어색하고 말이죠. --;; 그 뒤로도 그 사범님을 몇 번 뵈었는데 그 일을 기억을 하시는지 못하시는지 모르겠어요. 내색을 안 하셔서……. ㅎㅎ ○… 예전만해도 연감 만들 때 프로기사 사진을 다 오려붙여서 작업했어요. 매킨토시를 쓰기 전 일이죠. 그래서 웬만하면 얼굴하고 이름은 다 아는데 요즘은 그럴 수도 있겠군요. 아 옛날 생각하니 그 때가 떠오르네요. 카메라, 너는 내 운명? 아니 웬수!!  ○…94년이던가. 그때는 바둑문화상이었죠? 그 때는 월간바둑에 기자들이 많았어요. 다른 기자들은 슬라이드 필름으로 잡지에 쓸 사진을 찍고 나는 네거티브 필름으로 사진을 찍어서 언론사에 전달해 주기로 했죠. 입사 초기였는데 중책을 맡고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죠. 한 동안 찍다가 필름을 갈려고 감고 있는데 뭔가 이상해서 열어봤더니 필름이 없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슬라이드 필름을 급히 현상해서 어떻게 해결은 했는데 선배들에게 심하게 혼난 기억이 나네요. 다 디지털 카메라가 없었을 때 이야기죠. ○… 디카도 마찬가지에요. 저는 얼마 전 시상식에서 카메라가 고장난 걸 모르고 가지고 갔다가 난감했던 적이 있어요. 제가 주도해서 사람들 여기 저기 서라고 하고 사진을 찍는데 이게 안 찍히는 거에요. 그런데 사람들이 다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중간에 카메라가 고장났다는 말이 차마……. 그래서 그냥 내색 안하고 찍는 척만 열심히 하고 나중에 제 옆에서 사진 찍던 다른 기자한테 사정을 얘기하고 사진 받은 적이 있어요. ○… 네. 맞아요. 디카라고 다 좋은 게 아니에요. 메모리 카드가 갑자기 고장나서 찍은 사진이 날라가는 경우도 있고……. 전 얼마 전에 바둑리그 투어 갔다 와서 큰일 날 뻔했어요. 보통 출장을 갔다 오면 노트북에 있는 파일을 메모리로 옮긴 뒤 다시 PC로 옮기거든요. 그 과정에서 메모리와 노트북에 있는 파일들은 다 지워 버리는데 실수로 내 PC로 옮긴 것도 다 지워 버린 거에요. 전 휴지통 안거치고 바로 지우거든요. -_-;; 큰일났다 싶었는데 다행히 인터넷을 통해 지워진 파일 복구하는 프로그램을 받아서 90%정도 살랄 수 있었어요.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요. 넌 형수님! 난 도련님??? ○… 전 인터뷰 했을 때 실수한 게 생각나네요. 예전에 이세돌 9단이 우승을 하고 대국실에서 기자들이 모여서 같이 인터뷰를 했거든요. ○… 아! 그 얘기군요. 기자들끼리는 유명한 얘기였죠. 술자리에서 안주로 많이 쓰였던 기억이 나네요. 하하. ○… 그래요? 나만 모르고 있었네. 빨리 얘기 좀 해봐요. ○… 그때 옆 동네 T사이트 등등 다른 매체들과 함께 인터뷰를 하고 있었어요. 서로 번갈아 가며 질문하고 사진도 찍고 인터뷰 잘하고 있었는데……. 제 차례가 왔죠. ‘부인은 잘 지내냐’, ‘집에서는 가족들이랑 어떻게 지내냐.’ 이런 식의 질문을 하려는데 갑자기 알맞은 단어가 생각이 안 나는 거에요. 그래서 물어봤어요. “저 형수님은 잘 계시나요?” 이렇게요. 이세돌 9단은 눈치 못 채고 그냥 대답을 했는데 주변에 있던 다른 기자들은 뒤집어 졌죠. 웃음을 참느라 구겨진 표정이 가관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도 아닌데 ‘제수씨’라고 할 수도 없고, ‘부인’이라고 하기도 어색하고, ‘안주인’이라고 하기도 이상하고 마땅한 단어가 안 떠올랐어요. 나도 모르게 존칭한다고 ‘형수님’이라고 말했나 봐요. 저도 나중에 옆에 사람이 말해줘서 실수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한 때 동료 기자들이 저만 보면 “어이구, 도련님 요셨어요?”이러고 놀렸어요. 잊혀질 만 했는데 다시 아픈 기억이 떠오르네요. ^^; ○… 네. 근데 진짜 마땅한 호칭이 안 떠오르네요. 그냥 ‘부인께서는 잘 지내시나요?’라고 하는 게 맞는 듯 하네요. 나이 여부를 떠나서 ‘제수씨’나 ‘형수님’은 잘 아는 사이에서 쓰는 말이라 좀 어색하죠. ○… 대국실에서 사진 찍다가 휴대폰 울린 적은 없었나요? 전 딱 한 번 그런 적 있었는데……. 그날 따라 늦잠을 자서 허겁지겁 오느라고 미처 진동으로 바꾸는 걸 깜빡 했어요. 대국실 참 조용하잖아요. 사진 찍는데 갑자기 벨소리가 울리는데 얼마나 크게 들리던지. 그때가 아마 최명훈, 목진석 9단 대국이었을 거에요. 바둑에 몰입해 있다가 힐끗 눈길이 오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당황스러워서 진땀 뺐어요. ○… 잽싸게 바깥으로 나와서 휴대폰 끄고 다시 들어와서 사진 찍는데 참 민망하더라고요. 분명 둘 중에 한 명은 지잖아요. 나 때문에 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 네. 그런 건 조심해야죠. 그런데 중국에서는 종종 그런 일이 있더라고요. 오죽하면 입회인이 대국 계시할 때 기자들에게 전화기 끄라고도 하던데요? 행방불명 A기자 이야기 ○… 이건 실수담은 아닌데 한 번 들어보실래요? 예전에 기자 한 명이 행방불명 된 적이 있어요. 바둑가이드 만들 때던가? 그때 그 친구가 취재까지 다 하고 와서 연락이 안 되는 거에요. 마침 마감이라 모두들 나와서 밤새고 있었는데 말이죠. 할 수 없이 남은 사람들이 그 친구 분량의 원고까지 써야 했죠. 그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그때 취재 갔던 게 ‘바둑교실 탐방’이었는데 제가 다시 가야 했어요. 마감이라 바빠죽겠는데 힘들게 시간 내서 취재 갔더니 몹쓸 오해까지 받고 아주 짜증 제대로였죠. ○… 무슨 오해요? ○… 기자가 도망가서 다시 취재한다고 할 수가 없어서 그냥 부족한 게 있어서 다시 간다고 얘기하고 갔거든요. 그런데 그쪽에서는 혹시 뇌물을 요구하는 건 아닌가 하고 오해를 하더라고요. 참 기분 XX였어요. 그런 오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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