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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의 일선 젖힘에 녹은 강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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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기전 첫 우승을 노리는 강동윤 5단. 2005년도에 신예기전에서는 두 차례 우승한 경력은 있으나 전체기사가 참여하는 기전에서 우승을 바라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상대가 이창호 9단이라 만약 뜻을 이룰 경우 감회가 남다르리라.  제4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결승3번기 제2국 백: 강동윤 5단(1승) 흑: 이창호 9단(1패) 장소: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07년 7월 3일 결과: 167수 끝, 흑불계승 장면 (달라진 이창호) 이창호 9단이 다 이겼던 1국을 끝내기에서 몇 차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어이없이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끝내기의 달인이던 그가 이제는 끝내기에서 흔들리는 일이 허다해졌다. 세월무상은 이럴 때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좌상귀 흑1로 침입, 이창호 9단은 일찌감치 집으로 앞서려 한다. 끝내기까지 가면 부담이 생겨 이9단의 최근 패턴은 이런 식이다. 그런데 귀를 살리다말고 흑9에 뛴 까닭은 무엇일까? 또, 백이 잡으러가자 흑15로 끊어 일전불사를 외친 이유도 궁금하다. 참고도1(중앙 주도권) 귀를 살리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왼쪽을 젖혀 이으면 완생. 그러면 강동윤 5단은 백4를 차지, 중앙 일대를 두텁게 처리할 수 있다. 모르긴 해도 이창호 9단도 이런 식으로 중앙 주도권을 뺏기긴 싫었던 모양이다. 참고도2(귀를 잡고 볼 때) 흑▲에 끊기 전에 흑●를 둔 까닭은 축머리. 그림처럼 백1에 몰릴 경우 축으로 잡히는 수를 방지한 것이다. 그건 그렇고 지금에 와서는 백은 귀를 잡아야 한다. 백1, 흑2를 교환한 덕택에 귀의 흑돌을 수중에 넣을 수 있다. 물론 그 대가로 상변에서 뻗어나온 백 대마가 시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어느 쪽이 딱히 좋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중앙을 공격하는 흑 자세가 좋아 보인다. 실전진행1(백 망함) 백1로 젖힌 수가 때이른 패착이다. 상변과 연결을 꽤하는 척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흑▲를 맛좋게 잡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수. 그런데 흑2에 강동윤 5단은 적잖게 당황하는 눈치다. 미처 못 본 모양이다. 흑2 묘수로 백은 순식간에 곤경에 빠진다. 겨우 우변과 연결은 했지만 모습이 말이 아니다. 돌돌 말려진 백 모양은 한눈에 망한 꼴이 아니던가. 참고도3(활용 당해 불만) 흑2에 대해 백3으로 받으면 흑▲를 장문으로 잡을 수는 있다. 강동윤 5단이 이런 간단한 수를 모를 리는 만무하다. 그럼에도 실전을 택한 까닭은 좌상귀 흑돌이 즐겁게 연결하는 동안, 백은 여기저기 활용을 당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참고도4(강동윤 생각) 강동윤 5단이 바란 수가 흑2였던 것 같다. 물론 이것이라면 애초 계획대로 백은 3으로 젖혀 귀를 수중에 넣을 수 있다. 허나 이것은 혼자만의 달콤한 수읽기일 뿐이었다. 실전진행2(집부족) 좌변도 중앙도 모두 수습해야 하는 백으로선 괴롭기 짝이 없는 상황을 맞았다. 집으로도 흑한테 밀려 있는 마당에 양곤마로 쫓기는 신세란. 강동윤 5단은 더 위험한 좌변부터 수습에 나서지만 형세까지 만회하기는 요원하다. 이후 1국처럼 막판 역전도 이루지 못하자 결국 돌을 던지고 만다. 참고도5(강력하지만) 흑이 좀더 강력하게 좌변을 공격한다면 흑1을 생각할 수 있다. 백4 붙일 때도 흑5로 젖혀 싸운다. 백이 곤란한 모습이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공격은 자칫 역습을 당할 소지가 있다. 조심스러운 이창호 9단으로서는 굳이 좋은 바둑에서 이렇게까지 강하게 둘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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