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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꺼지지 않는 승부욕
이세돌의 연승기록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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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담: 정용진 사이버오로 이사, 구기호 월간바둑 편집장, 차영구 월간바둑 기자, 김경동 사이버오로 컨텐츠팀장, 김상우 사이버오로 기자, 이인철 사이버오로 기자 정리: 이인철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자리에 모였네요. ^^ 다들 바쁘시니 일주일에 한 번 자리하기도 힘들어요. ○… 네. 기자방담에 쓰려고 취재수첩에 적어 놓은 내용들도 많은데…. 시간이 많이 지나 어떨지 모르겠어요.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죠. 무슨 얘기부터 할까요? 아무래도 지지옥션배 이야기가 먼저 나와야 할 것 같은데요. ○… 역시 그렇죠. 정말 저는 조국수님이 일 한번 내는 줄 알았어요. 사실 루이 9단이나 박지은 7단의 요즘 성적이 별로잖아요. 김혜민, 조혜연, 이민진 사범 정도에서 안 끝나면 가능성이 없다고 봤는데…. 예상이 틀렸네요. 박지은 7단은 이번 계기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어요  ○… 시니어 기사들이 많이 아쉬워하겠는데요. 조국수님이 일부러 연승상금만 챙기고 끝냈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죠. ㅎㅎ 하지만 6연승도 정말 대단했어요. 전성기 시절도 아닌데 말이죠. 최종국도 큰 실수를 여러 번 했는데 반집으로 졌으니 본인이 가장 안타까웠을 거에요. ○… 네. 제가 취재를 갔었는데 대국이 끝나고 나서 못 볼걸 봤다고 해야 하나? 허탈해 하는 조국수님 모습을 그대로 지켜봤었죠. 그날 따라 부슬비가 내렸었는데 조국수님이 정문 앞에서 한참 동안 한 군데만을 쳐다보시더니만 혼잣말을 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패배의 아쉬움을 삭이시는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승부사의 모습이더군요. 흰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지금도 그 승부욕만큼은 변함없이 꿈틀대는 20대 젊은이의 열정이었어요. 한참 그 모습을 바라보다 카메라에 담고싶단 생각이 들었는데 무언가의 압박이 차마 셔터를 누르지 못하게 하더군요. ○… 아. 그 심정 이해가 가네요. 그래도 찍었어야죠. 기자정신이 부족한 것 같은데요? ^^; 예전에 월간바둑에 ‘조훈현의 와기(臥棋)’라고 올라온 사진 기억나죠? 그 사진 찍어서 올렸다가 팬들에게 엄청 욕먹었어요. 그때 한국기원으로 지팡이 짚은 할아버지가 오셔서 항의 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그런 사진은 역사로 남겨 놓아야 해요. 당사자에게 크게 누가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 하하. 그래서 그 사진 여러 번 쓰셨군요. 나중에 ‘이 한 장의 사진’ 이라는 코너에서 한 번 더 쓰셨죠? 그때는 정미화 여사께서 애들도 다 컸는데 보기 민망하다고 항의했다고 하던데요. ○… 항의까지는 아니고요. 전화하셔서 “그 사진 또 쓰신 거에요?”하고 한마디 하셨죠. 나름 친하다는 핑계로 잘 이야기해서 넘어가긴 했어요. 원래 바둑동네에서 그런 특별한 사진이 나오는 때가 별로 없잖아요. 사람들 기억에도 오래 남고 좋죠. ○… 네. 그런 코너는 오로에서 꼭 다시 살리고 싶어요. 정식으로 뉴스나 포토뉴스에 사용하지 못했던 사진 중 아까운 사진이 많잖아요. 안되면 이주배 기자님 칼럼 난을 잠깐 빌려서라도…. ^^; 열혈 바둑팬, 바둑황제에게 강력히 항의?! ○… 좋은 생각이네요. 아까 승부욕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한국기원과 바둑TV에 전화해서 항의가 들어왔다고 해요. 조국수님의 대국 및 복기 태도가 보기 거북하다고요. 전 그걸 보면서 ‘아직 승부를 포기하지 않으셨구나.’라고 생각했어요. ○… 아. 그랬군요. 그 날 바둑이 끝나고 바로 돌을 담고 일어서 버렸죠. 대국 중에 혼잣말을 하는 것도 예전엔 관전기 같은 글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TV를 통해 다 들을 수 있죠. 세상이 좋아지니 조국수님이 때 늦은 시련을 맞은 것 같네요. ○…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인데요. 사실 나쁜 뜻으로 하는 행동은 아니죠. 자기자신도 의식 못할 때도 많다고 해요. 하지만 승부를 떠나서 후배와 다정하게 복기하는 모습 정도는 연출해 주셨으면 좋았을걸. 조금 아쉽기는 하네요. ○… 그게 꼭 그렇지도 않아요.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니까요. 굳이 복기할 필요성이 없으면 안 할 수도 있고, 사람이다 보니 정말 화나서 일어서서 가는 경우도 있긴 하죠. 물론 상대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난 거죠. 복기를 꼭 예의나 매너의 문제로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봐요. ○… 아무래도 이번 시니어팀의 패배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30초 초읽기의 힘이 컸던 것 같아요. 처음에 유리했던 바둑이 덜컥수로 역전된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다음 대회부터는 40초 초읽기로 바꾼다는 얘기도 나오던데요. ○… 네. 물론 그것도 실력이지만 속기로 갈수록 젊은 쪽이 유리한 건 확실해요. 40초로만 바뀌어도 차이가 클 거에요. 그 10초 때문에 대국시간이 30분은 늘어난다고 하더라고요. 다음 대회도 기대되는데요. ○… 지지옥션배의 영향이 정말 컸어요. 이번 월간바둑 7월호에 상반기 묘수, 착각, 해프닝이 특집으로 나갔죠. 그 중 지지옥션배에서 후보가 가장 많이 나왔어요. 물론 지면관계상 다 싣지는 못했지만요. 특히 김일환 사범님의 실수는 안타까웠어요. ○… 네. 전자랜드배 4강까지 올라간 저력의 시니어 기사인데 지지옥션배에서는 착각으로 90여수 만에 돌을 거두었죠.(우측 기보 참조) 이창호 9단과 벌인 4강전에서도 좋은 바둑을 보여주었어요. 그때 검토실에서 이세돌, 송태곤 사범 등 젊은 기사들이 나와서 검토에 참여했는데요. 김일환 사범님이 이길 찬스가 많았다고 하더군요. ○… 화제를 조금 바꿔볼까요? 바둑리그 전남투어는 어땠나요? 사람들이 많이 온 것 같던데요. ○… 대구투어 보다는 많이 온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강당이 좁아서 많아 보인 부분도 있고요. 바둑교실 아이들 중심으로 온 것이 아쉽기는 해요.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이벤트로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 바둑 해설장에 사람이 점점 줄고 있어 안타까운데요. 제가 본 최고의 공개 해설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응씨배 4강이었어요. 정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와서 조훈현 9단을 응원했죠. 지금은 고인이 된 김수영 사범님의 현장해설도 일품이었죠. 조국수님이 린하이펑(林海峰) 9단을 이기고 단상에 올라 소감을 밝힐 때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어요. 아까 사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제 자랑 같지만 그때도 사람들 사이를 뚫고 들어가 어렵게 사진을 찍었죠. 그때 여기저기 치이면서 사진이 많이 흔들리긴 했지만요. ^^; ○… 전 국수전 50주년 기념 단행본 [국수산맥]을 제작할 때 제13기 국수전 관련 사진을 보고 놀란 적 있어요. 동아일보 사옥 앞에 대형바둑판을 놓고 해설을 했는데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몰렸더군요. 바둑밥 먹는 사람들은 다 같이 선배님들에게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1968년 김인 국수에게 조남철 당시 8단이 재도전한 제13기 국수전 공개해설 모습 ○… 바둑 열기가 많이 죽었다는 일본에서도 아직 유료해설장에 사람들이 많이 온다던데…. 저도 한 번 확인해 보고 싶어요. ○… 한국에는 인터넷과 TV 중심으로 바둑이 홍보되고 있는데요.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힘들 것 같아요. 바둑팬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세돌, 도대체 언제 지는거야? ○… 이세돌 9단의 연승행진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죠? 22연승에 39승 6패로 승률 1위죠? 일간지에서는 벌써부터 이창호 9단의 41연승을 깨는 것이 아니냐는 기사도 나왔던데요. 아직 거기까지는 시기상조 인 것 같아요.  ○… 연승도 연승이지만 바둑내용 만으로도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어요. TV바둑아시아선수권에서 보여준 기보는 정말 일품이었죠. 일류급 기사들의 대마를 너무 쉽게(?) 잡아버리던데요. 젊은 사람들은 이런걸 보고 '관광 시킨다(?)'고 한다면서요. ㅎㅎ○… 네. 요즘 농심배 예선이 한창 진행 중인데요. 연승행진의 최대 관건이네요. 이세돌 9단의 조에서는 조훈현 9단과 안조영 9단 정도가 눈에 띄는데요. 이세돌 9단이 아직 농심배 예선을 통과한 적이 없다는 점이 징크스라면 징크스죠. ○… 얼마 전 뤄시허 9단 인터뷰를 보니 이세돌 9단을 일인자라고 인정하더군요. 하지만 아직 안정감 면에서 전성기 시절의 이창호 9단에 비해 조금 부족한 것 같기도 해요. 스타일이라고 봐야 될까요? 기세를 타면 정말로 무섭긴 한데 말이죠. ○… 개인적으로 중국대국보다 일본대국이 편하다고 하는 것을 들었어요. 후지쯔배에서 성적이 좋았던 이유도 그 때문일지도 몰라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중국 국내선은 정말 타기 싫죠. 이세돌 9단은 중국리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야 하는데요. 22연승 중간에 중국리그에서 진 적이 있어요. 다행히 한국의 공식 대국에는 안 들어가니 연승기록에는 문제가 없었죠. (7/4일 현재 조한승 9단과 농심배 예선3회전 대국 중, 25연승 도전) 벼랑에 몰린 돌부처! ○… 이세돌 9단이 펄펄 나는 동안 이창호 9단은 위기에 몰렸네요. 무관이 될지도 모르고요. '언젠가는' 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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