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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함께 걸어가야 할 동반자입니다
중국기원 류스밍 주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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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초 왕루난 전 중국기원 원장이 정년 퇴임하면서 중국바둑계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잠시 긴장했다. 다름아닌 격주간지 바둑전문 잡지인 <위기천지>의 편집장인 류스밍(劉思明)씨가 국가체육총국 기패관리중심의 주임으로 임명된 것이다. 기패란 통상 바둑, 장기, 카드, 체스 등의 보드게임류를 말하는데 국가체육총국의 기패관리중심의 주임은 이들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관례대로라면 주임직은 그보다 하위직인 중국기원 원장을 겸직해 왔었다. 천주더 전 원장이나 왕루난 전 원장도 이 두 가지 직책을 겸직했으나 내부의 반발(?)로 그와 같은 관례가 깨지게 되었고 화이강 부원장의 중국기원 원장 승진발령으로 내홍은 끝을 맺게 된다. 6월 5일, LG배 세계기왕전 32강전이 한창인 날 숙소인 서머셋팔레스 호텔 정원에서 수수한 옷차림의 류주임을 만났다. 류스밍 주임은 온순한 성품의 소유자이면서 아주 치밀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외유내강(外柔內剛)적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날 인터뷰는 류스밍 주임이 한국 기자와 갖는 첫 공식 인터뷰이며 그는 자신감과 온화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화려한 언변을 보이며 기자를 감탄하게 했다. 그와의 대화를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Q. 류주임께서는 기패류(棋覇類)에 대해서 아주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주로 즐겨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A. 기패류는 모두 좋아한다. 바둑은 아마5단정도 되고, 브릿지는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바둑으로 치면 약 아마 4~5단 정도 실력이다. 바둑실력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체스는 잘 못하고 중국장기 역시 약한 편이다. Q. 기력이 아마 5단으로 알고 있다. 상당한 애기가로 알려졌는데 가장 좋아하는 한-중-일 프로기사는 누구인가? A. 전문적으로 바둑 일을 해 온 것은 아니지만 바둑계를 오랬동안 지켜봤다. 한국기사중에는 이창호 9단을 좋아한다. 긴 시간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이창호는 아주 ‘정(靜)’적이며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바둑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귀감이 된다. 한국에서 보도된 이창호 관련 뉴스도 많이 봤다. 이창호가 도덕적이고 인격적인 사람이란 것을 익히 들어와 잘 알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한다거나 기보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기사들과의 관계 역시 아주 원만하다고 들었다. 만약에 중국기사 중 이창호와 같이 큰 업적을 세웠던 사람이라면 약간 거만해지거나 자신만의 주장이 옳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창호는 그런 점이 전혀 없는 것 같다. 겸손함과 인간됨,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돋보인다. 중국 기사로는 중견기사들 중에서 녜웨이핑 9단을 존경하고 있으며 젊은 기사들중에서는 창하오 9단을 꼽고 싶다. 녜9단은 중국 현대바둑을 수준 높게 이끈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그의 바둑 역시 아주 독특하고 패기가 있다. 녜9단 다음 세대론 창 하오 9단을 좋아한다. 창 9단은 이창호와 비슷한 점이 많다. 물론 이창호 9단보다 실력이 좀 모자라지만 그래도 완벽한 사람 중 하나다. 창9단 이외에 기술적인 소질이 괜찮은 기사들도 많이 있으며 그중에 왕시, 구리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기사는 젊은 기사들과 접촉이 적어 잘 모르겠다. 노장 기사들 중에는 후지사와 슈코(藤澤秀行) 9단을 존경한다. 그는 기성전에서 좋은 성적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성격이 아주 활달하고 화통하다. 특히 그의 바둑은 현재까지 중국 젊은 기사들에게 많은 도움과 영향을 주었다. 그런 점을 높이 평가한다. Q. 최근 한국일보에서 중국기전 중단문제가 제기됐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A. 한국 신문의 보도 내용 중 정확하지않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한국 신문이 제기한 문제는 확실히 존재한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기전은 대리배와 일월성(日月星)배인데 이들 기전은 아직 종료가 되지않아 기사들의 상금 지급을 이행하지 못했다. 대리배는 결승전을 남겨두고 있고, 일월성배는 지금 4회전까지 두고 마지막 라운드를 남겨두었는데 확실히 중국측에 원인이 있다. 이런 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후원기업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그렇다. 우리도 그들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고 최선을 다해 원래 계획했던 데로 대회가 마무리하고자 한다. 지금 상황으로는 100%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꼬집어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방법을 모색하겠다. 정말 어쩔 수 없이 진행할 수 없다면 한국기원과 협상해 최소한 한국기사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 ‘일월성배’는 당시 내가 재임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열렸고 중국이 11:9로 앞서고(우승 70만, 준우승 30만) 있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돌연 중단됐다. 11:9가 최종적인 승리라 할 수 없지만 만약 최종 라운드를 둘 수 없다면 한국기원과 협의해 지금 성적을 기준으로 해서라도 한국기사들에게 최소 30만위엔의 상금을 보장할 것이다. 한국기원과 긴밀히 협상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리배는 내가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주최측인 윈난도 결승전을 치를 것이라는 의사표시를 했다. 조만간 결승일자가 통보될 것이다.  Q. 일월성배에 대해서 중국기사들은 불만이 없는가? A. 중국기사들도 불만이 있겠지만 한국과 같이 그렇게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기사는 거의 없는 것 같다. Q. 최근 바둑이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들어갔는데? A.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들어간 것은 바둑발전을 위한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으로 들어갔지만 내가 볼 때 바둑은 아직까지 국제적인 스포츠로 인정받기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앞으로 올림픽과 같은 전세계적인 경기에 포함될 수 있으려면 권위와 영향력이 더 커져야 하겠다. 중국 바둑계도 바둑이 아시안게임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해 각 지방마다 바둑을 체육부문으로 더 중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국가체육총국도 적극적으로 바둑을 지원할 것이다. 바둑이 아시안게임에 들어가는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바둑이 체스의 하위종목으로 들어갔는데 그렇다고 바둑이 체스보다 지위가 못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41개 종목이상 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올림픽이 29개 종목인데 아시안게임이 41종목에서 더 늘어나면 문제가 될 것이다. Q.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프로가 참가하는가, 아니면 아마추어가 참가하는가? 중국에서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련된 사항을 듣고 싶다. A. 광저우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는 곧 우리에게 대회 관련 방안을 요구할 것이다. 우리도 가능한 한국기원, 일본기원과 협의를 하여 그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며 개인적으로는 기술적인 면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최절정의 기예를 갖춘 사람들이 출전해야 되지않을까? 다른 종목인 축구, 농구 등은 프로들이 참여하여 최정예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데 바둑도 당연히 그렇게 해야하는 게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 수준을 요구할 경우 한중일 3개국의 잔치가 될 수 있으니 아마추어의 참여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심각히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Q. 한국 일부에서는 프로와 아마 부분으로 나누어서 출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로 남녀혼합, 아마 남녀 혼합 등으로 구분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A. 그런 것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프로와 아마가 같은 조에서 둔다면 실력차이가 나서 재미가 없을 것이다. 한중일과 대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아마추어인데 프로가 아마와 섞여서 시합을 한다는 건 질적으로 말이 안된다. 분리해서 두는 것이 재미있다고 본다. Q. 바둑이 앞으로도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계속 남기 위해선 한-중-일 바둑계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류주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A. 한-중-일 기원이 협력하여 역량있는 아시아 바둑조직을 만들고 이 조직이 아시아게임 조직위원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아시안게임 종목은 물론 향후 올림픽 종목으로까지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한국에서 아시안게임을 개최할 때만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다가 인도나 다른 나라가 개최할 때 종목에서 없어져 버린다면 이번에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채택된 의미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본다. Q. 세계바둑협회 설립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A. 기존의 몇몇 조직들은 대표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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