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승부다'를 슬로건으로 내 걸고, 세계 최고의 프로바둑을 대회 컨셉으로 앞세운 'KB국민은행 2007 한국바둑리그'가 4월 25일 저녁 6시 30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2층 다이너스티룸에서 200여명의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3시간가량 개막식을 가졌다.
4년 연속 꾸준히 한국바둑리그에 참가한 신성건설, 제일화재 등을 비롯해 총 8개팀이 참여한 이번 대회 개막식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선수들과 참여한 기업들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행사의 꽃인 선수단 인터뷰를 차례로 정리해본다. 이날 개그맨 김학도와 한해원 프로기사가 진행을 맡았다.
- 오늘 입고 나온 그린 색 유니폼이 신성건설 팀 '미소지움'과 이미지가 딱 맞아 보입니다. 대표님께 여쭙겠습니다. 신성건설은 한국바둑리그의 터줏대감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바둑리그 출전 소감을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바둑리그 원년부터 바둑리그에 참여했습니다. 가장 잊을 수 없는 일은 2005년도에 바둑리그에서 우승한 다음, 중국으로 건너가 한중 왕중왕 대결에서도 우승을 했을 때죠. 한마디로 감격의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브랜드가 미소지움인데, 이번에 선수 선발을 하면서 다시 한번 선수들이 미소를 지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양재호 감독에게) 작년에는 신성건설 선수로 뛰다가 이번에는 감독으로 승격(?)했습니다. 기분이 좋은 지 나쁜지요?
"주위에서 축하를 해 주셨는데, 저는 가슴이 아픕니다. 재작년 우승팀이 작년에는 저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선수로 뛰지 못해) 제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아프지만 (감독 역할을 잘 해 내)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을 하겠습니다."
- (1지명 조한승에게) 한국바둑의 미학주의를 추구하는 선수입니다. 이처럼 멋진 별명이 어떻게 붙은 것인지, 혹시 외모 덕분에 생긴 것입니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일본 바둑을 미학으로 표현하죠. 그 바람에 사람들이 일본 바둑을 만만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제가 바둑을 무르게 둬 그런 별명이 생긴 듯합니다. 저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 "
- 올해 김수장 9단이 처음으로 이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기뻐한 것으로 아는데, 그분들을 위해 한 말씀을 해 주세요.
"기뻐한 분들이 혹시 다른 팀 선수들이 아닌가 싶네요(좌중 웃음). 아무튼 이번 기회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대표님께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올해부터는 연속 지명의 권한이 있었거든요. 연속 지명자로 이세돌 9단을 선택했습니다. 연속 지명에서 1지명자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렇게 이세돌이 탐나셨나요?
"이세돌 9단은 지난해 국내기전에서 4관왕을 달성했고, 더불어 우리나라 바둑 발전에 큰 역할을 톡톡히 해온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옆에 계신 조훈현 9단과 더불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이끌어낼 주역이라 기대합니다."
- 그럼 이세돌 9단은 우승할 자신이 있습니까?
"자신은 없고, 그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컨디션도 좋지 않고... 자신은 없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 이홍열 감독, 팀 선수들 중에서 가장 기대를 하고 있는 선수는 누구인지요?
"저희팀은 다른 팀과 달라서 주장이 두분 계시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영원한 바둑 황제 조훈현 9단과 함께 이세돌 9단이 좋은 성적을 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 그럼 조훈현 9단은 어떻게 전망을 하시는지요?
"보시면 아시다 시피, 더 이상 말할 필요 없지 않은가요? (사회자 : 팀의 전력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인지요?) 힘만 내면 눈감고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대표님께 여쭙니다. 한게임은 매년 강팀이라고 평가받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즐거움을 모토로 하는 게임회사인데, 선수들도 즐거운 분위기에 좋은 결과를 낳은 듯합니다."
- (정수현 감독에게) 이번 선수 구성을 어떤 이론으로 갖췄는지요?
"바둑 이론으로 하지 않고, 담력이 세고 펀치력이 센 선수들로 짰습니다. 이번에는 축구로 말하면 공격형 미드필드 위주로 뽑았죠."
- 1지명 원성진에게 질문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같은 팀에서 선수로 뜁니다. 팀이 어떤 매력이 있는지요?
"이 자리에서 매력을 다 말하긴 어렵지만, 팀 분위기가 즐겁습니다."
-이창호, 박정상 등 이름만 들어도 막강한데요. 올해 팀 전력에 대해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작년에 20대 패기에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우승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올해는 30대 선수들을 뽑으면서 보다 원숙한 선수들로 구성해 조화롭고 더욱 강한 팀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창호 9단이 대략 130회 우승을 했는데, 한국바둑리그에서는 우승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우승 경력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 (백성호 감독에게) 올해 최우수 감독상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다른 팀 감독님께 훈수를 해 주신다면요?
"사실 이 질문이 폐막식에 나오면 할 말이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개막식이니 전략을 알려줄 수 없습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 이창호 선수께 여쭙니다. 안타깝게도 이 기전에서 이창호 선수가 속한 팀이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습니다. 단체전에 더 강한 선수여서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데요. 이번 리그전에서 초반에 피하고 싶은 기사가 있다면 어떤 선수가 있습니까?
"요즘에 워낙 많아서요(좌중 웃음). 굳이 말씀을 드린다면 최철한, 이세돌이겠죠. 그런데 그 선수들과 맞붙기도 쉽지 않죠. 강한 신예기사들이 많잖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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